총선전부터 문제를 제기하려다 꾹 참고 있었지만 이제 총선도 끝났고 했으니 문제거리들을 간단하게 얘기해 볼까 합니다.
1.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명제에는 큰 오류가 있다.
사람이 희망이라고 얘기하지만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답이 없습니다.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명제가 진실로 여러 사람이 희망하듯이 어떤 (진보적) 가치나 테제가 되기 위해선 "어떤 사람"이라는 것이 명확해야 할 것임에도 그런 과정 없이 모든 사람으로 뭉뚱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얘기에는 진실성이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의 입장에선 명확하게 그 "사람"은 바로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이다라고 얘기하겠으나 문국현대표의 입장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 비례대표만 봐도 그에 대한 답은 나오는 것 아닙니까?
2. "문국현의 가치에 동의"한다는 말은 몰주체적인 말이다.
많은 분들이 "문국현의 가치에 동의한다면"이라는 말을 합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유일신을 믿는다면 천국에 간다"라는 말과 같을 것입니다. 종교적 힘은 굉장히 강력합니다. 많은 사람들을 빠르게 조직화하고 헌신하게 하며 때로는 희생의 대가도 없이 폭력적이기도 합니다. 종교적이라는 것에는 필연적으로 집단성을 수반하기도 하고 때론 집단성에 종교적 색채가 가미되기도 합니다. 종교성과 집단성(군중성)에는 이와같이 필수불가결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군중적 집단에는 개인의 비판성이 존재할 자리가 없습니다. 군중의 집단은 그들에 대한 비판에 과격하면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피아를 구분하며, 이를 통해 적대적 관계를 설정합니다. 다시말해서 "문국현의 가치에 동의"한다면 그의 과거 전력이 어떠하든지간에 용서할 수 있다고 한다면 개인의 비판의지를 함몰시키고 집단성으로 포용하려 하는 폭압적 내용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또한 문국현의 가치에 동의하고 감화되었다는 말도 주체적 이성논리의 입장에서 볼때도 틀린 말입니다. 문국현은 문국현이지 바로 내가 아니고 "이용경"씨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3. 문제는 민주적 상향식 정당정치이다.
창조한국당을 지지하고 있는 많은 수의 사람들 그리고 그전에 핵심 일꾼들로서 뛰었던 사람들은 창조한국당이 민주적 상향식 정당정치의 꿈을 실현시킬 선진적 정당이 되길 원했을 것입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던 정범구씨를 비롯 많은 일꾼들을 비판했듯이 그들은 정치적인 인사들이었을 것입니다. 완벽한 상향식 정당정치가 우리 정치사회의 핵심 과제라고 믿었던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87년 체제의 완성은 바로 정당질서의 민주화와 그에 바탕한 경제 민주화라고 여겼을 것입니다. 이들이 실망하여 떠나긴 했으나 남아있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리 생각하고 희망을 가꾸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으리라 봅니다. 그렇기에 웹2.0정당을 표방하고 국민공천단을 중요하게 출범시킨 것이 아니겠습니까? 문국현 대표도 매번 인터뷰를 통해 당원 3만5천을 항상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이번 비례대표선정의 과정에 어떤 상향적 과정이 있었나요? 총선전 kbs 토론 프로그램에서 김석수 대변인이 나와 기타 정당의 공천과정을 문제삼으면서 과연 이번 총선에서 경선을 거친 공천이 어느 당에서 이루어졌는가 이는 민주적 정당정치에 있어 퇴보이다라고 말했을때 정관용 진행자가 했던 말이 인상에 남습니다. 그때 진행자가 김석수 대변인을 향해 던진 뼈 있는 질문은 "그렇다면 창조한국당에서는 경선을 거치고 있습니까?"였습니다. 그 질문에 김대변인의 화끈했던 입술도 굳게 다물어지더랬습니다. 비례대표선정에 있어서도 그랬습니다. 문국현 대표는 어떤 논의 과정도 없이 필리핀 이주여성을 비례대표로 추천한다고 급작스럽게 국회정론관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발표하였습니다. 그 여성은 여성이며 최초로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비례1번이 되리라 예상했습니다. 명분도 그럴듯 했습니다. 100만 다문화가정을 우리사회가 얘기할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실은 15만의 다문화가정이 맞습니다. 100만은 이주 노동자를 합한 수자이고 그들은 우리 국민이 아닙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도 아니었고 이주노동자들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운동가도 아니었고, 농민도 아니었고, 청년 실업자도 아니었고, 성소수자도 아니었고, 자신의 온몸을 던져 조금의 변화와 변혁을 위해 싸우는 그 어떤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 여성의 삶이 힘겹거나 힘겨움 속에서도 바른 가치를 위해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 여성은 다만 이주여성이라는 타이틀만이 더욱 커 보였지 어떤 삶의 가치가 더 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여성이 비례 1번이 된것도 아니고 또한 비례1번이 안되었다는 것으로 문제삼는 것도 아닙니다. 왜 이 여성을 비례대표로 제일 처음 추천하였냐 하는 정상적인 궁금함과 의심입니다. 혹여 어떤 이미지 정치에 대한 노림수가 아니었을까? 과연 그 여성이 국회에서 이주여성들의 어려운 삶을 해결하기 위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녀는 혹여 어떤 자생이익집단 내지 정치조직도 갖지 못한 이주여성들을 쫓아다니면서 그들의 눈물만 훔치다 4년을 보낼 것은 아닌가? 결국 이런 쇼는 문국현식 시혜정치의 대표적 사례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희망"이지만 그 희망은 결국 문국현대표가 선사하는 선물인 것입니다.
한편 비례1번이 될 줄 알았던 필리핀 이주여성을 제치고 1번을 따낸 이용경씨에 대한 궁금증 내지 의혹도 끊이지 않습니다. 이용경씨와 문국현대표와의 관계는 누차 본인 스스로도 얘기했듯이 절친한 친구지간입니다. 대체적으로 기타 다른 당의 경우에도 문제시 되는 바는 바로 당 대표나 실세들의 측근들로 비례순번을 주었다는 점에서 이또한 창조한국당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왜 하필 문국현대표의 절친한 친구인 이용경씨입니까? 이명박대통령의 형인 이상득의 지역구 공천은 문제시 되는데 왜 문국현대표의 오른팔이자 절친한 이용경씨의 비례순번1번은 문제되지 않는 것입니까? 이것이 과연 상향식 정당에 있을법한 일입니까? 더군다나 이용경씨는 여성우선배치라는 선거법 규정도 무시하면서 배치한 굉장히 이상한 경우입니다. 이런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이용경씨를 1번에 배치한 데에는 그럴만한 명확하고 설득력있는 이유가 있었어야 함에도 그 이유와 설득은 들어본 적이 없으니 굉장히 안타까운 점입니다.
여러분들이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지만, 대선이 끝난후 창조한국당의 공동대표들이 대표직을 공동으로 사임하고 탈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탈당서에는 이용경씨를 비롯한 다른 모든 공동대표들이 연서하였습니다. 대단한 사건이었죠. 하지만 그 다음날인가 이틀후인가에 이용경씨의 이름은 지워졌고 다른 사람들이 탈당했음에도 이용경씨는 경위 설명없이 탈당대열에서 이탈하여 당무를 봤습니다. 혹시나 이 하루내지 이틀의 간격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문국현 대표와 이용경씨 사이에서 어떤 이면 계약이 있었던 것일까요? 해명이 없다면 이런 상상이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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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문국현대표 홈페이지에 동시 게재하였으나 방금 보니 관리자에 의하여 삭제되었더군요. 문국현대표 홈페이지 측의 삭제신공의 도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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