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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씀씀이 정리하니 저축 월20만→120만원

소한마리-화절령- 2006. 4. 11. 16:04
뉴스: 씀씀이 정리하니 저축 월20만→120만원
출처: 한겨레 2006.04.11 07:51
출처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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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이 정리하니 저축 월20만→120만원

[한겨레] 소비·저축 들쭉 비상시 무대책
현금흐름 바탕 목표 단계 설정
보험 줄이고 절세형 저축 집중
새는 돈 사라지고 종잣돈 모여


중소 정보통신(IT)업체에 다니는 서아무개(46·서울 봉천동)씨와 벤처기업에 다니는 부인 박아무개(42)씨는 월소득 합계가 400만원정도인 맞벌이 부부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두 아이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만 한달에 85만원이다. 가입한 저축과 투자상품은 10만원짜리 청약저축과 주식형 적립식펀드 상품이 전부다. 반면 보험은 암·상해·어린이·교육보험 등 보장성 상품 5군데에 56만원을 쏟아붓고 있다. 현재 32평짜리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고 있고, 통장에 매달 남아있는 여윳돈은 100만원 정도다.



빠듯한 생활에 목돈도, 별다른 자산도 거의 없는 서씨 부부가 재무설계 다시 짜기에 나섰다.

재무구조 뜯어보니 ‘무계획적’= 서씨 부부는 재무상담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우선 재무상황 진단을 위한 가계 대차대조표를 작성했다. 한달 식비(외식비 포함)와 통신비가 어느 정도인지, 세금과 공과금은 얼마나 내고 있는지 따져보니 금액이 만만치 않은 것도 문제지만, 도대체 어디로 새는 지 모르는 누수자금이 소득합계의 20%에 가까운 70만원 정도나 발견됐다.

서씨 부부의 가장 큰 재무적 문제는 소비지출이 무계획적이고 소득수준에 맞는 규모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비상시 쓸 여윳돈(생활비의 3~6배 정도)이 전혀 없는 것과, 저축이 단기에 몰려 있고 상품 내용도 인생 전반을 고려한 현금흐름이나 재무목표에 맞춰져 있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많지 않은 소득에 새는 돈까지 생기다보니 저축이 적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부부의 조기퇴직 등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질 경우 부채가 생길 수 밖에 없고, 극단적 상황에 몰릴 경우 파산으로 이어질 위험도 큰 것으로 지적됐다.

내집 장만 고집보단 인생전반 목표설정을= 현재의 현금흐름과 재무분석이 끝나고 나면 그 다음은 가족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인생 단계별 목표를 정하는 일이다. 바쁜 직장생활에 쫓겨 가족의 미래 목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고, 목표가 없으니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계획도 세우지 못한 상태였다. 당장 두 아이의 5년 뒤 대학교육비(총 7천여만원 예상)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문제가 시급했다. 길게 잡아 앞으로 15년 정도 남은 직장생활을 끝낸 뒤 두 부부의 은퇴자금과 이후 사업·생활자금도 지금부터 조금씩 대비해야 한다. 서씨 부부는 현재 1억2천만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지만, 당장 내집마련에 나서기 보다는 전세금 인상에 대비한 단기 목돈 마련에 무게를 두고, 장기적으로 보유 전세금을 활용해 임대주택 입주를 고려하기로 했다.

전략 수정 뒤엔 목돈마련 3배 늘어= 재무진단과 목표 설정에 이어 구체적으로 저축·투자의 포트폴리오를 짜는 재무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우선, 필수 지출항목과 고정 지출항목을 빼고 소비를 줄여 나머지는 강제저축으로 묶어두기로 했다. 중복된 보장성 보험(56만원)을 가족형 건강보험·정기보험 등 꼭 필요한 2가지(총 30만원)로 줄여 정리하고 나니, 해약 환급금을 가계 비상 자금으로 돌리고 일부는 목돈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가운데 총 80만원을 자녀들의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한 장기투자로 적립식펀드에 추가로 가입하고, 단기 목돈 마련용으로 20만원(고금리 상호저축은행 활용), 단기 비상자금용으로 14만원(CMA 활용)을 할당했다. 막연한 저축이 아니라, 목표에 맞는 가입 기간과 종류를 선택해 단기·중기·장기 저축상품에 골고루 가입한 것이다. 절세를 위해 소득공제와 비과세상품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재무설계를 다시 짜고나니 우선 새는 돈이 사라졌다. 누수자금과 중복보험료 등으로 만들어진 돈을 저축으로 돌릴 수 있게돼, 서씨 부부의 저축액은 월 2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재무설계 뒤엔 누수자금 줄고 저축 늘어=재무설계 업체 ‘에셋비’가 재무상담을 받은 고객 100명의 상담 전후 상황을 비교해보니, 30만~68만원 수준이었던 이들의 매달 누수자금이 거의 사라졌다. 이들의 소득 대비 소비성 지출의 비중은 평균 41%에서 37%로 낮아진 반면, 저축 비중은 18%에서 46%까지 올라, 미래를 대비한 안정적 재무구조의 틀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저축의 80%에 이르던 단기성 저축 구조도 중·장기 위주로 개선돼, 중기·장기 상품 가입률이 각각 55%, 41%로 크게 높아졌다.

저금리 은행상품과 주식 직접투자 자금도 간접투자 형태로 바뀌어, 전체 투자에서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87%까지 커졌다. 소득의 5.9%가 지출되던 보장성 보험료는 4.5%로 낮아져 새로운 저축과 투자를 위한 여윳돈으로 활용하게 됐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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