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老年)의 독서(讀書)
노년(老年)의 독서(讀書)
少年讀書는 如隙中窺月하고 소년독서는 여극중규월하고
中年讀書는 如庭中望月하며 중년독서는 여정중망월하며
老年讀書는 如臺上玩月이라 노년독서는 여대상완월이라
소년시절(少年)의 독서(讀書)는
틈(隙) 사이(中)로 달(月)을 들여다보는(窺) 것과 같고(如)
중년시절(中年)의 독서(讀書)는
뜰(庭中)에서 달(月)을 바라보는(望) 것과 같으며(如)
노년(老年)의 독서(讀書)는
누대(臺) 위(上)에서 달(月)을 구경하는(玩) 것과 같다(如).
청나라 사람 장조(張潮)가 쓴
《유몽영(幽夢影)》이라는 책에 나오는 말이다
.
젊은 시절의 독서는
틈 사이로 달을 엿보는 것과 같고,
중년의 독서는 뜰 가운데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노년의 독서는 누각 위에서 달 구경 하는 것과 같다.
모두 살아온 경력의 얕고 깊음에 따라
얻는 바도 얕고 깊게 될 뿐이다.
틈 사이로 달을 보니 보려해도
그 환한 빛의 전모를 알 수가 없다.
뜰 가운데 서서 보니 시원스럽기는 해도
울타리 밖으로 비치는 달빛은 볼 수가 없다.
누각 위에 올라가 달을 보니
천지 사방에 걸림없이 고루 비치는
그 선연한 달빛을 한 눈에 볼 수가 있다.
사물을 보는 눈은
살아온 길의 깊이와 너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책을 읽고도 읽은 보람이 같지가 않다.
할머니는 이젠 상큼한 소년이 되었습니다
젊은 날 비녀도 풀어 버리고 여자도 싹둑 잘랐습니다
여든의 몸이 까까머리 소년처럼 환해졌습니다
여자도 남자도 다 버리고
해맑게 굽은 허리를 접는 할머닌
이젠 죽음 앞에서도 당당합니다
파마머리도 아니고 단발머리 소녀도 아닌
상고머리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 젊은날 처럼 할머니가 늙어갑니다
-시집 "발 아래 비의 눈들이 모여 나를 씻을 수 있다면" 중에서-
호호 백발이면 어떻고
상고머리 중학생이면 어떤가,
참 새순 같은 늙음이다.
저렇게 상큼하고 환하고 당당한 늙음이라면,
늙는 것도 서럽지 만은 않겠다.
서럽다니!
내 안의 남자와 네 안의 여자와
떼글떼글한 욕망이 부끄러워서서
둘러 늙고 싶기도 하겠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산전과 수전을 치러야
도달할 수 있는 새순같은 늙음인가.
잘 곰삭으려면 열심히 늙어야겠다.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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