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물다 간...

완행 열차

소한마리-화절령- 2018. 1. 22. 22:51

완행 열차




내가 몰고 가는 것도 아닌데
기차는 나를 데리고 남쪽으로 달린다

긴 밤을 달리고
아침을 달린다
논 밭이 멀리 스쳐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바람과 눈 비에 시달린 것들이
달리는 기차 안을 바라보고 있다.

나도 차창 밖으로 나가 전봇대처럼
내 모습을 들여다 본다

내 것처럼 보이나 내 것이 아닌데
내 것이라고 하고
내 것에 내 것을 더하려는 것은
헛된 생각을 쫓고 있는 것이다

이웃과 함께 타고 가야
나도 같이 타고 갈 수 있는 것인데

내 것에 내 것을 더 하려고 초조해 하다
함께 타고 갈 수 있는 기차도 놓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