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격화>中 '트럼프 팜벨트' 타격하자, 美 '中전략산업' 대규모 포화
신보영 기자 입력 2018.04.04. 12:00
USTR, 中 1300種 관세부과
中 ‘美농산물 관세’ 하루만에
美 ‘54조원 폭탄’ 앞당겨 발표
보청기 등 세세한 분야 꼭 집어
IMF까지 활용 中 전방위 압박
中은 즉각 재보복 조치 예고
大豆·車 수입 규제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 예고했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폭탄 관세’ 부과 대상을 사흘이나 앞당겨 발표하면서 중국과의 ‘무역전쟁’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에 질세라 중국도 전날 미국산 돼지고기·과일 등 128개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도 “똑같이 갚아줄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경제대국 1·2위인 미·중이 연일 무역 불균형 문제를 놓고 맞대응 및 보복 조치를 주고받는 ‘치킨게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전쟁도 감수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지난 3월 1일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을 겨냥한 폭탄 관세를 부과하면서 먼저 공세에 나선 것이 트럼프 행정부로, 3월 22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속전속결’로 이날 관세 부과 대상인 중국산 수입품 1300개 품목까지 전격 발표한 것이다. 특히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날 발표한 관세 부과 품목에는 말라리아 테스트 키트와 보청기·제세동기·화염방사기 등도 포함됐을 정도다.
마크 머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품목들을 보면 미국이 중국의 조치들보다 훨씬 호전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적극 활용, 중국 압박에 전방위적으로 나선 상태다. 데이비드 립턴 IMF 부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국만이 중국의 무역 관행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중국이 자국의 무역 정책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에 대해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편을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태도는 지난해 기준 3752억 달러(약 396조 원)로, 전체 무역적자의 절반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를 줄인다는 목표 때문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에 대한 공약을 지키는 정치적 차원도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USTR가 이날 목록을 발표하면서 “미국 경제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항목에 대해서는 가급적 제외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주로 사용하는 슈퍼마켓인 “타깃이나 월마트에서 팔리는 중국산 소비자 물품은 대거 관세 부과 대상 목록에서 제외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중국도 ‘정면대응’ 방침이어서 미·중 간 무역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루캉(陸慷) 대변인 명의의 기자 문답을 통해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도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은 미국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관세 부과를 건의한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하며, 매우 유감”이라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항전 의지를 밝혔다.
특히 중국 당국은 미국산 대두와 항공기, 자동차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대두의 경우 미국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수입한다. 그동안 중국 내에서 미국산 대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팜 벨트’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보복 수단으로 지목돼 왔다. 중국은 자동차 역시 지난해 100억 달러(약 11조 원)를 미국에서 수입해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또 보잉은 지난해 전 세계 항공기 인도량의 26%(202대)를 중국에 인도했고, 향후 20년간 1조1000억 달러(약 1200조 원)의 항공기를 중국에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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