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풍경

밖으로 내몰리는 엄마들

소한마리-화절령- 2007. 4. 7. 16:15

1. 엄마들이 밖으로 나간다…'식당 아줌마'로 변신, 왜?


CBS는 4일부터 4회에 걸쳐 연속기획 '식당 아줌마, 그들은 누구인가?'를 통해 한 가정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가장 열악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로 일 할 수밖에 없는 40, 50대 식당 아줌마들의 현실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서울 홍익대 인근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이모(50) 씨는 전문대학을 졸업해 학원강사로 일하기도 했지만 중년에 접어들어 다시 식당 여종업원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했다.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도 생계유지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자녀 2명의 학비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이번에도 (대학등록금으로) 410만 원 냈는데, 주로 남편 월급가지고 첫째 대학공부 시키고, 동생 과외에 이것저것 돈이 들어가다보니 힘들다"며 "제가 돈을 벌면 도움이 되고 벌지 않으면 가르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실정이 이렇다"고 푸념을 늘여놓았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고 모(48) 씨의 사정도 이 씨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다 그만두고 6년전 식당일을 시작한 고 씨 가족 생활비의 70~80%는 대학생과 고등학생 자녀의 학비다.


고 씨는 "거의 학비로 나간다고 보면 된다"며 "가정생활비로는 40~50만원 정도를 쓰고 나머지는 애들 학비로 쓴다. 얼마전에도 대학 학비로 340만원 냈고, 고등학생도 급식비다 뭐다 하면 한달에 40만원정도는 꼬박 꼬박 들어간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실의 의뢰로 한국여성연구소가 식당 여종업원 400여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 85% 이상이 소득이 있는 배우자가 있었고 고졸이상의 학력이 84%를 차지했다.


배우자의 소득도 200만 원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원을 가진 경우도 44%에 이르렀다.


이는 더 이상 식당 여종업원이 TV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보던 결손가정 여성이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이어나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이같이 안정적인 가정과 배우자의 고정적인 수입을 가진 중년의 여성들이 가장 열악한 환경의 노동시장인 식당, 그것도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바로 자녀들의 교육비에 있었다.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91%가 취학자녀를 두고 있었고, 또 76%가 교육비 지출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민주노동당 여성팀 김원정 정책연구원은 "사교육비에 대한 압력이 굉장히 큰 것이 사실"이라며 "한 명이 벌어서는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게 취업에 나서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밝혔다.


사회전체의 부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그보다 더 크게 늘어가는 자녀 교육비 때문에 우리시대 어머니들이 열악한 노동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CBS사회부 강현석/임진수 기자 wicked@cbs.co.kr




2. 식당일에 가사노동까지…이중고에 시달리는 '식당 아줌마'



CBS는 4일부터 4회에 걸쳐 연속기획 '식당 아줌마, 그들은 누구인가?'를 통해 한 가정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가장 열악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로 일 할 수밖에 없는 40, 50대 식당 아줌마들의 현실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홍 모(여, 47) 씨는 아침 10시면 식당으로 출근해 밤 10시까지 꼬박 12시간을 일한다.


그런데 홍 씨의 노동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침 6시면 일어나 가족들의 아침식사를 챙기고 식당에 나가기 전과 돌아온 후 청소와 빨래 등 가사노동을 한다.


홍 씨에게 하루 6시간의 수면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은 노동시간인 셈이다.


홍 씨는 "15시간 일한다고 생각해야 된다"며 "밥차려 주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지저분한 것 치우고 집에 가서도 한다. 빨래도 하고 솔직히 남자들이 도와준다고 해도 여자 손처럼 깔끔하지가 않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1가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이 모(여, 45) 씨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다.


하루 13시간을 꼬박 일하지만 이 씨 역시 고3 수험생 자녀의 도시락을 싸기 위해 아침 6시부터 일어나 가사노동을 한다. 물론 퇴근 뒤에도 가사 노동은 계속된다.


이 씨는 "(집에 가서 일하는 건) 주부 입장이니까 당연한 것"이라며 "힘이 안 든다면 거짓말 이지만 가족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을 갖고 참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실의 의뢰로 한국여성연구소가 식당 여종업원 400여명을 심층 면접 조사한 결과 이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76시간 30분에 이르렀다.


법정근로시간인 주당 40시간의 2배에 이르는 노동 강도다. 물론 여기에는 하루 평균 2시간, 휴일엔 3시간 30분의 가사노동은 제외돼 있다.


또, 정기휴일이 아예 없는 경우가 67%에 이르렀고 74%는 한 달에 2번 이내로 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이들이 한 달에 받는 평균 급여는 117만원으로 법정최저임금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상지대학교 민주사회정책연구원 신경아 연구교수(소규모 서비스업 여성노동자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책임연구원)는 "12시간 노동을 하고 집에가서 가사 노동도 한다"라며 "남편들이 잘 하지 않기 때문인데 가사노동까지 합하면 평일에는 24시간 중에 14시간 정도를 일하는 건데 정말 하루종일 일만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식당 아줌마들이 이렇게 가족을 위해 일에 파묻혀 있는 동안 남편과 자녀들에 대한 관심과 대화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이들의 고독하고도 지독한 노동이 자칫 가정불화나 가족간의 불신을 낳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CBS사회부 강현석 / 임진수 기자 wicked@cbs.co.kr




3. '건강악화·언어폭력까지' 골병 드는 식당 아줌마


엄마들이 밖으로 나간다…'식당 아줌마' 변신, 왜?


식당일에 가사노동까지…이중고에 시달리는 '식당 아줌마'


CBS는 4일부터 4회에 걸쳐 연속기획 '식당 아줌마, 그들은 누구인가'를 통해 한 가정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가장 열악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로 일 할 수밖에 없는 40, 50대 식당 아줌마들의 실태를 보도한다. [편집자 주]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식당에서 7년째 일하고 있는 김 모(49) 씨는 하루 종일 서서 무거운 쟁반들을 나르는 일의 특성상 어느 한곳 안 아픈 곳이 없다.


김 씨는 "근육이 뭉쳐서 근육 풀어주는 주사 같은 거 맞고… 다 아프다. 팔목에 인대가 늘어나서 병원 가면 박스도 못 든다고 하더라. 계속 일하면 빈 박스도 못 드니깐 그만 하라는데 어떻게 그만두냐"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신촌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이 모(50) 씨는 건강 악화는 물론이고 손님들의 언어폭력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 씨는 "반말로 종업원에게 하는 태도가 자기가 잘했든 못했든 손님은 왕인데 그러냐고 … 40, 50대 남자들이 나한테 욕하고… 꼭 두 명 정도가 그렇다"며 울분을 토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실의 의뢰로 한국여성연구소가 식당 여종업원 400여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 식당 여종업원의 37%가 각종 통증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때문에 한달 평균 3만원의 약값과 치료비를 쓰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정형외과 치료와 진통제, 파스 비용이다.


특히 건강 상의 문제뿐 아니라 이들은 각종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식당 여종업원의 1/4 정도가 손님으로부터 상습적으로 언어적 모욕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손님과 업주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당한 경우도 10%에 이르렀고 물리적 폭행을 당한 경우도 13%에 달했다.


상지대학교 민주사회정책연구원 신경아 연구교수(소규모 서비스업 여성노동자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책임연구원)는 "신체부위를 만지고 화를 내면 업주를 불러서 야단치고… 주문을 할 때도 음식 이름을 부르지 않고 성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성희롱 수치를 엄밀하게 샘플링해서 10%라면 굉장히 높은 수치다"라고 밝혔다.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저임금, 거기에 건강악화와 각종 폭력으로 가족을 위해 식당으로 나선 우리 어머니들이 병들고 있다.

                     CBS사회부 강현석 / 임진수 기자 wicked@cbs.co.kr





4. "가족 위해서라면… " 원치 않는 노동현장 내몰린 식당 아줌마


'건강악화·언어폭력까지' 골병 드는 식당 아줌마

식당일에 가사노동까지..이중고에 시달리는 식당 아줌마


CBS는 4일부터 4회에 걸쳐 연속기획 '식당 아줌마, 그들은 누구인가'를 통해 한 가정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가장 열악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로 일 할 수밖에 없는 40, 50대 식당 아줌마들의 실태를 보도한다. [편집자 주]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이 모(45) 씨는 자녀 교육비를 보태고자 2년 전 노동시장에 진입했다.


전업주부였던 이 씨는 식당일을 그만두고 자격증을 따서 다른 일을 해보고 싶지만 당장 일을 쉴 수 없는 형편이다.


이 씨는 "전문적인 자격증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봤다"며 "직업훈련 프로그램 따라서 공부하려면 석 달, 넉 달 이렇게 기간이 필요한데 당장 시간이 없다. 당장 돈을 벌어야 되니까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실의 의뢰로 한국여성연구소가 식당 여종업원 400여 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 식당 여종업원의 60%가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식당일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막상 식당일을 시작하고 나면 현재 일하는 식당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이들은 단 2%에 불과했다.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 그리고 열악한 근무환경과 건강악화 등의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안정적이고 좋은 조건의 일자리가 주어질 리 없다.


때문에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해 직업훈련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상지대학교 민주사회정책연구원 신경아 연구교수(소규모 서비스업 여성노동자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책임연구원)는 "직업 훈련을 하려고 보면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12시간이 매인 분들이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며 "다른 꿈을 못 꾼다. 그런 꿈을 꿀 시간적, 정신적,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가족을 위해 원하지 않는 노동현장으로 내몰린 어머니들. 이들에게 더 나은 조건의 일을 꿈꾸는 것은 사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CBS사회부 강현석 / 임진수 기자 wicked@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