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 걱정없는 ‘1만1000원의 기적’ 만든다
‘건강보험 하나로’ 풀뿌리 운동 막올라
“백혈병 등 2천만원 부담, 100만원으로 가능한 세상”
민간보험 내몰리지 않게 누구나 동참 ‘범국민 운동’
경향신문 | 정유미 기자 | 입력 2010.06.09 18:30 | 수정 2010.06.09 18:35 | 누가 봤을까? 50대 여성, 울산
국민건강보험료를 소폭 올려 모든 병원비를 해결하자는 범시민운동이 첫발을 내디뎠다.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준비위원회는 9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발족식을 갖고 '1만1000원의 기적'을 실현하기 위한 '풀뿌리'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경향신문 6월7일자 1면 보도)
9일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최병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사장이 발족사를 낭독하고 있다. | 김세구 선임기자 k39@kyunghyang.com
최병모 준비위원장(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이날 발족사에서 "중산층을 포함한 대다수 국민들이 의료비 불안에 떨며 민간보험으로 내몰리는데 우리사회는 4대강을 위시한 각종 토목사업 지출로 복지지출 비중감소, 부자감세로 인한 복지축소, 의료 민영화 등 기존 것마저 파괴하고 있다"면서 "능력만큼 보험료를 내고, 필요한 만큼 혜택을 보는 사회연대적 건강보험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병원비 걱정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말했다.
보장성 떨어지는 건강보험에 대한 대안 모색 =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은 2003년 61.3%에서 2007년 64.6%로 높아지다 2008년 62.2%로 떨어졌다. 노인인구 증가와 만성 중증질환자 급증으로 국민들의 의료비 지출이 커지고 있지만 '비급여' 항목이 증가해 보장성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간보험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2003년 보험료 수입기준으로 6조3000억원이었던 민간보험시장이 2008년에는 12조원으로 불과 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국민 1인당 월 평균 민간보험료는 12만원으로 국민건강보험 3만원대의 4배에 이른다. 하지만 보험료 구조상 건강보험은 1000원을 내면 970원을 돌려받지만 민간보험은 250~450원의 혜택밖에 못받는다. 정태인 준비위원(경제평론가)은 "웬만한 중산층이라도 병에 걸리면 치료비가 겁나 민간보험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면서 "모든 진료비를 공적 의료보장으로 해결하자는 것은 더 이상 정부에 국민건강권을 맡기지 않고 스스로 지켜내겠다는 의지이자 대안"이라고 말했다.
준비위는 이를 위해 국민 1인당 월 평균 1만1000원의 건강보험료를 더 내 선택진료비,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등 주요 질환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받자고 제안한다. 이 경우 연간 6조2000억원이 조성되고 여기에 기업주가 내는 3조6000억원, 국고지원금 2조7000억원이 추가되면 모두 12조원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민간보험료(2008년)로 총지출한 12조원을 건강보험 재정으로 대신하면 현재 62.1%인 보장성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수준인 90%대까지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연간 100만원이 넘는 환자 본인 부담금 역시 건강보험이 대신 내준다.
'1만1000원의 기적' 향후 계획 = 보건·의료계와 여성계, 학계, 시민단체 등 33명으로 구성된 준비위는 오는 7월14일 정식으로 시민회의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민회의 회원은 인터넷 블로그(http://blog.daum.net/healthhanaro) 등을 통해 모집한다. 회원들은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질병치료가 가능하도록 보험료를 더 내는 대신 정부와 사용자(기업)에게 각자 부과된 법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온라인 약속서명을 하게 된다.
준비위는 또 '풀뿌리' 시민이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대중강연과 문화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안기종 준비위원(백혈병 환우회 대표)은 "암에 걸리면 연간 치료비가 1억원인데 정부가 70%가량을 보장해준다고 해도 당장 현금 3000만원을 쉽게 부담할 수 있는 환자는 없다"면서 "건강보험 하나로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는 그날이 오면 치료방법이 있어도 돈이 없어 죽어가는 환자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
9일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최병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사장이 발족사를 낭독하고 있다. | 김세구 선임기자 k39@kyunghyang.com
보장성 떨어지는 건강보험에 대한 대안 모색 =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은 2003년 61.3%에서 2007년 64.6%로 높아지다 2008년 62.2%로 떨어졌다. 노인인구 증가와 만성 중증질환자 급증으로 국민들의 의료비 지출이 커지고 있지만 '비급여' 항목이 증가해 보장성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간보험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2003년 보험료 수입기준으로 6조3000억원이었던 민간보험시장이 2008년에는 12조원으로 불과 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국민 1인당 월 평균 민간보험료는 12만원으로 국민건강보험 3만원대의 4배에 이른다. 하지만 보험료 구조상 건강보험은 1000원을 내면 970원을 돌려받지만 민간보험은 250~450원의 혜택밖에 못받는다. 정태인 준비위원(경제평론가)은 "웬만한 중산층이라도 병에 걸리면 치료비가 겁나 민간보험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면서 "모든 진료비를 공적 의료보장으로 해결하자는 것은 더 이상 정부에 국민건강권을 맡기지 않고 스스로 지켜내겠다는 의지이자 대안"이라고 말했다.
준비위는 이를 위해 국민 1인당 월 평균 1만1000원의 건강보험료를 더 내 선택진료비,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등 주요 질환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받자고 제안한다. 이 경우 연간 6조2000억원이 조성되고 여기에 기업주가 내는 3조6000억원, 국고지원금 2조7000억원이 추가되면 모두 12조원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민간보험료(2008년)로 총지출한 12조원을 건강보험 재정으로 대신하면 현재 62.1%인 보장성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수준인 90%대까지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연간 100만원이 넘는 환자 본인 부담금 역시 건강보험이 대신 내준다.
준비위는 또 '풀뿌리' 시민이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대중강연과 문화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안기종 준비위원(백혈병 환우회 대표)은 "암에 걸리면 연간 치료비가 1억원인데 정부가 70%가량을 보장해준다고 해도 당장 현금 3000만원을 쉽게 부담할 수 있는 환자는 없다"면서 "건강보험 하나로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는 그날이 오면 치료방법이 있어도 돈이 없어 죽어가는 환자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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