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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있는 곳, 휴식은 없다… 직장인의 24시 ‘모바일 스트레스’

소한마리-화절령- 2010. 9. 6. 04:05

스마트폰 있는 곳, 휴식은 없다… 직장인의 24시 ‘모바일 스트레스’

휴일·휴가 때도 압박감
집중력·능률 되레 저하
‘신종증후군’ 고통 호소

경향신문 | 박지희·송진식 기자 | 입력 2010.09.05 22:29 | 수정 2010.09.06 00:42 | 누가 봤을까? 20대 남성, 대전

 




스마트폰 보급과 모바일 오피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모바일 스트레스'가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일과 휴식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모바일 오피스 때문에 24시간 업무 압박에 시달린다"는 직장인들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 SK, 포스코와 서울지하철공사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모바일 오피스를 확대 구축하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재고 관리나 원격 검침은 물론 전자결재, 사내교육, 사내 e메일을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업무효율을 높여 각종 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통신업계는 일반 소비자보다 덩치나 수익이 훨씬 많이 나는 기업고객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모바일 오피스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230여개 기업과 신규 서비스 계약을 맺은 SK텔레콤은 현재 500개 기업고객을 확보했다. KT는 도시철도공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신규 계약을 체결해 대기업뿐 아니라 병원·학교·공공기관에도 모바일 오피스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오피스는 직장인들에게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로 24시간 근무체제가 정착되면서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퇴근 이후는 물론 휴일, 휴가 때도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되는 업무를 보느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실제 SK텔레콤 임직원들의 모바일 오피스 접속기록을 보면 7월 12일~8월 15일 한 달여간 토·일요일 접속자는 각 1만4000~1만6000여명으로 평일인 월요일(1만8000여명)과 맞먹는 수준이다. 삼성이 직원 289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e메일 때문에 업무강도만 높아질 것"이라며 모바일 오피스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한 직원이 35%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스트레스가 직장인들의 '신종 증후군'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동산병원 신경정신과 김정범 교수는 "모바일 스트레스로 인해 생활리듬이 깨지고 정신적 피로가 풀리지 않으면 일하는 데 집중력과 능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직장인 스스로가 적절하게 시간이나 스트레스를 관리해 건강을 챙기고 기업들도 기업혁신 과정에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박지희·송진식 기자 violet@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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