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물다 간...

[스크랩] 호로비츠가 연주하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꿈)`

소한마리-화절령- 2013. 3. 16. 21:33
 

 

Vladimir Horowitz

Traumerei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꿈)'_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1986년, 세상 떠나기 3년 전, 호로비츠가 여든이 넘은 고령으로 꿈에 그리던 고국의 무대에 선 모스크바 귀향 공연 실황. 노쇠한 그의 얼굴과 숙연한 청중의 표정 속에서 음악은 흐르고...


           반세기를 훌쩍 넘어 61년 만에 꿈에 그리던 고국을 찾은 호로비츠.

           ‘호로비츠 인 모스크바’ 연주회는 시작되고,

           청중들은 숨을 죽였다.

           주름진 얼굴에 가느다란 손가락을 부르르 떨며

           호로비츠는 피아노 앞에서 잠시 침묵했다.

           이어 열 개의 손가락이 움직이면서

           흘러나오는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노 연주가의 가슴속에서 울려 나오는 어린 시절의 '꿈',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피아노의 선율,

           그 소리에 공감한 청중들의 뺨에

           이윽고 눈물이 타고 내린다.

당시 <타임>지는 호로비츠를 표지인물로 올렸다. 이 연주를 본 서방의 콘서트고어(concertgoer_음악회에 자주 가는 사람)는 “It's not by human, it can only come from heaven(인간의 연주가 아니다. 오로지 신이 연주할 수 있을 뿐이다)”라고 극찬했다. 연주 이튿날 <뉴욕타임스>에는 “Horowitz in moscow, bravos and tears(모스크바의 호로비츠, 환호와 눈물)”이란 헤드라인 기사가 실렸다.


호로비(Vladimir Horowitz, 1904-1989)

우크라이나 키예프 출생. 키예프음악원에서 F. 블루멘펠트에게 사사하고 1922년 데뷔하였다. 1924년 베를린을 시발점으로 유럽 순회여행과 1928년 뉴욕 필하모니와의 협연을 통해 세계적인 연주자로 인정받았다.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황제>를 협연한 것이 인연이 되어 1933년 그의 딸과 결혼하고 1944년 미국에 귀화하였다.


그의 피아노 연주는 현대인에게 큰 감동을 주었으며 특히 리스트,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의 해석에 뛰어났다는 평을 들었다. 생전에 라흐마니노프에게 직접 인정받은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호로비츠는 한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테크니션으로 ‘악마적 기교주의자’라고까지 불리었다. 이는 그의 기교에 보내는 찬사이다.


1989년 11월 5일 호로비츠는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녹음을 편집하던 중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 부인에게 남긴 유언에 따라 호로비츠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토스카니니의 가족묘에 묻혔다.

 

 

 

 


Schumann Op.15 Kinderszenen, ‘Traumerei’

슈만의 ‘어린이 정경‘ 중 7번 ‘트로이메라이’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이 작곡한 피아노곡집 작품 15번 <어린이 정경>에는 모두 13곡이 들어 있다. 제목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모든 곡은 슈만 자신의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가득 차 있다. 그 낭만적인 추억들이 곧 음악의 내용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그 중 제7곡 ‘트로이메라이’는 ‘꿈’을 뜻하는 소품으로 F장조, 4/4박자의 비교적 쉬운 곡이며 아름답고 친숙한 선율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피아노곡집 <어린이 정경> 13곡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


그러나 소박한 겉모습과는 달리 불규칙적인 박절법(拍節法) 등 독일 낭만파의 성격을 지닌 소품에서 보이는 특유의 복잡한 구성법도 보이고 있어 수준 높은 내용을 지닌 음악으로 다루어진다. 바이올린과 첼로, 그리고 가곡용으로도 편곡되어 널리 애창되고 있다.


음악가 중에서 가장 교양이 풍부했던 슈만은 1810년 독일 색소니의 츠비카우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음악적 천품을 보였고, 7세 때 교회의 오르간 연주자로부터 음악 기초교육을 받고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하였다. 이어 슈만의 음악에의 열정은 불같이 타올랐지만 불행히도 손가락을 다쳐 연주자로서의 희망이 좌절되었다. 작곡, 지휘, 평론의 길을 택한 슈만은 오히려 더 명성을 날리게 되었다.


악곡 구성 ‘트로이메라이’는 독일어의 traum(꿈)에서 파생된 '꿈을 꿈'이라는 뜻이다. 이 곡의 소재는 단 하나. 상승했다가 다시 하강하는 4마디의 선율이 모두 8번 되풀이된다. 그것뿐이지만 그 짜임의 뉘앙스가 미묘하게 변화되어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가볍고 단조로움의 미묘함이 변화를 주고 있다. 슈마네스크한 선율의 얽힘, 특히 내려오는 선율의 모습은 표정이 대단하다. 이 곡의 주제도 근본의 궤적과 관계되고 있다. 그것이 표현하는 표정 변화의 훌륭함은 다음 마디를 살펴보면 분명히 잘 알 수 있다. 즉 제2, 6번 마디, 제10, 14번 마디, 제18, 22번 마디 등이 그것이다.

 

 

출처 : 라라와복래
글쓴이 : 라라와복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