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권하는 사회]
불황이 '한탕' 내몰고, 정부가 판 키우고.. 100조 도박공화국
국민일보 입력 2013.08.17 04:08'대박 토토의 즐거움.' '대박 토토 베팅.' '빵빵∼터지는 연타의 즐거움!! 5분 이내 빠른 출금.' 요즘도 인터넷 스포츠 중계의 댓글 창에는 불법 도박 사이트들의 광고가 넘쳐난다. 종종 스포츠 토토를 해왔던 30대 직장인 이씨는 야구 중계를 보다가 귀가 솔깃해졌다. 영업직인 이씨는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아 사실상 급여에 해당하는 인센티브가 준 상태. 쌓인 스트레스도 풀 겸 호기심으로 불법 도박에 뛰어들었다.
먼저 광고에 적힌 주소로 가입 방법을 문의했더니 자세한 안내와 함께 인증번호가 나온다. 사이트에 접속하자 '단속 걱정 없으니 돈을 걸라'는 문구가 뜨고 다양한 베팅 종류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그가 좋아하는 야구의 경우 단순히 경기의 승패를 맞히는 것뿐만 아니라 어느 팀이 먼저 안타를 치고 점수를 낼지 등등 베팅 종류가 무궁무진했다. 또한 종목도 야구 외에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뿐만 아니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스포츠까지 없는 게 없었다. 금액이나 횟수 제한 없이 무한 베팅이 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접속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그것이 파멸의 시작이었다. 몇 만원씩 소액 베팅을 하던 그는 몇 달 사이 월급도 모자라 카드 대출까지 받아 불법 도박에 쏟아부었다. 결국 그는 불법 스포츠 베팅 사이트를 수사하던 경찰에 적발됐다.
장기화된 불황에 이씨처럼 '한탕'을 노리는 서민들이 늘면서 사행산업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빈부격차가 고착화되면서 서민들이 건전한 노동만으로는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체념에 빠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환위기로 인해 국내 경기가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1998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6.7%였는데 비해 경륜 입장객 수는 전년보다 30.4%, 매출액은 12.8%나 늘었다. 그리고 경마의 경우 매출액은 10.8% 감소하긴 했지만 입장객수는 15.2%나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행산업의 규모는 약 100조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이 342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약 30%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 가운데 합법 사행산업이 20조원을 넘어섰으며 불법 사행산업이 7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지난 4월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받은 '불법도박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2년 불법도박 전체 규모는 75조1474억원으로 추정됐다. 불법하우스도박(19조3165억원), 불법사행성게임장(18조7488억원), 인터넷라이브·웹보드게임·인터넷릴게임 등 불법인터넷도박(17조985억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사설 경마·경륜·경정(9조9250억원), 사설 스포츠토토(7조6103억원), 사설 카지노(2조448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2008년 사감위가 만들어진 이후 매년 조사하고 있는 카지노·경마·경륜·경정·복권·스포츠토토·소싸움 등 합법 사행산업의 경우 2012년 매출액은 19조4612억원이다. 경마(7조8393억원), 복권(3조1854억원), 체육진흥투표권(2조8435억원), 경륜(2조4808억원), 카지노(1조2092억원), 경정(7231억원), 소싸움(116억원) 순이다. 경마가 40.1%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복권·체육진흥투표권·경륜까지 포함한 4대 종목이 83.6%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사행산업이 급팽창한 것은 정부의 조세 수입 확충과 기금 조성이 자리한다. 복권, 경마, 경륜이 고작이던 합법 사행산업은 2000년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 개장, 2001년 스포츠토토 출범, 2002년 경정 개시 및 온라인 복권 발행으로 이어지면서 규모가 매우 커졌다. 여기에 인터넷 및 모바일 기술 발달과 맞물려 불법 사행산업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최근 도박 중독자가 220만명으로 추산되는 등 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커지자 사행산업 규모를 2009년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0.631%에서 2013년 0.58%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정한 뒤 사행산업별로 매출총량을 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사행사업 비중 등을 분석해 한국 GDP 대비 사행산업 매출액 상한을 설정한 것으로 합법 사행산업에 한정된 것이다. 하지만 줄기는커녕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불법 사행산업까지 합치면 OECD 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하지만 그것이 파멸의 시작이었다. 몇 만원씩 소액 베팅을 하던 그는 몇 달 사이 월급도 모자라 카드 대출까지 받아 불법 도박에 쏟아부었다. 결국 그는 불법 스포츠 베팅 사이트를 수사하던 경찰에 적발됐다.
장기화된 불황에 이씨처럼 '한탕'을 노리는 서민들이 늘면서 사행산업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빈부격차가 고착화되면서 서민들이 건전한 노동만으로는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체념에 빠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환위기로 인해 국내 경기가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1998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6.7%였는데 비해 경륜 입장객 수는 전년보다 30.4%, 매출액은 12.8%나 늘었다. 그리고 경마의 경우 매출액은 10.8% 감소하긴 했지만 입장객수는 15.2%나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행산업의 규모는 약 100조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이 342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약 30%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 가운데 합법 사행산업이 20조원을 넘어섰으며 불법 사행산업이 7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지난 4월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받은 '불법도박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2년 불법도박 전체 규모는 75조1474억원으로 추정됐다. 불법하우스도박(19조3165억원), 불법사행성게임장(18조7488억원), 인터넷라이브·웹보드게임·인터넷릴게임 등 불법인터넷도박(17조985억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사설 경마·경륜·경정(9조9250억원), 사설 스포츠토토(7조6103억원), 사설 카지노(2조448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2008년 사감위가 만들어진 이후 매년 조사하고 있는 카지노·경마·경륜·경정·복권·스포츠토토·소싸움 등 합법 사행산업의 경우 2012년 매출액은 19조4612억원이다. 경마(7조8393억원), 복권(3조1854억원), 체육진흥투표권(2조8435억원), 경륜(2조4808억원), 카지노(1조2092억원), 경정(7231억원), 소싸움(116억원) 순이다. 경마가 40.1%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복권·체육진흥투표권·경륜까지 포함한 4대 종목이 83.6%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사행산업이 급팽창한 것은 정부의 조세 수입 확충과 기금 조성이 자리한다. 복권, 경마, 경륜이 고작이던 합법 사행산업은 2000년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 개장, 2001년 스포츠토토 출범, 2002년 경정 개시 및 온라인 복권 발행으로 이어지면서 규모가 매우 커졌다. 여기에 인터넷 및 모바일 기술 발달과 맞물려 불법 사행산업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최근 도박 중독자가 220만명으로 추산되는 등 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커지자 사행산업 규모를 2009년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0.631%에서 2013년 0.58%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정한 뒤 사행산업별로 매출총량을 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사행사업 비중 등을 분석해 한국 GDP 대비 사행산업 매출액 상한을 설정한 것으로 합법 사행산업에 한정된 것이다. 하지만 줄기는커녕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불법 사행산업까지 합치면 OECD 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세상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동화에 맛들여라 (0) | 2013.10.12 |
---|---|
사회지도층 인사가 된다는 것 (강국진) -인권연대에서 펌글- (0) | 2013.08.20 |
“5·18 정신 훼손은 윤창중 성추행 덮으려는 꼼수” (0) | 2013.05.17 |
[스크랩] 박근혜 정부, 공약 뒤집고 ‘철도 민영화’ 추진 (0) | 2013.05.16 |
환경부 ‘4대강 후속’ 친수구역 사업 첫 제동 (0) | 2013.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