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물다 간...

성큼 다가온 '봄' 만원 한 장 들고 떠난 지하철여행

소한마리-화절령- 2014. 3. 8. 22:27

 

성큼 다가온 '봄' 만원 한 장 들고 떠난 지하철여행

조선일보 |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 입력 2014.03.07 15:15 | 수정 2014.03.07 15:34

 

 '덜컹덜컹' 힘차게 달리는 지하철의 진동에 맞춰 가슴도 뛴다. 창밖으로 펼쳐진 도심의 풍경이 사라지자 들판 위의 봄꽃이 펼쳐지고, 드넓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 주말 기자가 찾은 곳은 경기도 안산과 시흥이다. 수도권의 많은 여행지 중 이곳을 택한 이유는 '봄'을 보기 위해서다. 안산에는 화려한 봄꽃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안산식물원'이 있고, 시흥은 드넓은 '서해'와 봄이 제철인 '바지락'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는 여행'이 이번 여정의 포인트. 그래서 기자가 선택한 교통편은 '지하철'이다. 서울역에서 지하철 노선을 보니 4호선을 타면 환승도 필요 없이 안산 지역과 서해가 있는 오이도까지 갈 수 있었다. 무작정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주말임에도 지하철은 만원이었고 등산복을 입은사람이 많이 보였다. 역을 출발한 지 한 시간. 북적대던 지하철이 '수리산역'에 정차하자 제법 한산해졌다. 그제야 지하철에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북적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수리산은 경기도 안양과 안산, 군포를 아우르는 경기도립공원(2009년)이다. 역에서 수리산 정상까지는 왕복 3~4시간 소요되기 때문에 수도권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등산코스다. 특히 매년 5월이면 10만 그루가 넘는 철쭉꽃이 산을 덮어 장관을 뽐낸다.

한 시간이 넘도록 지하철을 타고 있으니 엉덩이가 근질근질했다. '오이도'에 도착하려면 아직 30분이 넘게 남은 상황.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근을 검색해보니 '안산식물원'에 대한 정보가 나왔다. 식물원으로 가기 위해 급히 '한대앞역'에서 하차했다.

역 앞으로는 화려한 색의 봄꽃들이 반갑게 나를 맞이했다. 이곳에는 30여 개가 넘는 꽃집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어 '이동꽃시장'이라 불린다. 3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꽃과 묘목이 판매되고 있다. 도로와 맞닿아 있어 매연 냄새가 날 것 같지만 거리는 꽃향기로 가득하다.

꽃시장을 둘러본 뒤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굴다리 앞 정류장'행 버스를 탔다. 안산식물원은 역에서 약 5분 거리다. 이곳은 안산에서 유일한 식물원으로 열대식물 및 자생식물, 희귀한 야생초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식물원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새빨간 동백나무다. 꽃망울을 활짝 터트린 동백은 봄이 왔음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줬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저마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꽃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식물원 관람이 끝난 뒤 다시 역으로 향했다. 한대앞역에서 오이도역까지는 약 20분 정도 소요된다.

오이도로 향하기 위해서는 역 앞에서 30-2번 버스로 환승한 뒤 '수산시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버스에서 내리니 시장 너머로 새빨간 등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이도의 명물로 알려진 빨간 등대는 드라마 속 배경으로 유명해졌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등대 주변으로는 관광객들로 북적댔다. 어느 연인은 등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또 다른 연인은 등대 꼭대기에 올라 주변 관람에 나섰다. 등대 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오이도의 전경은 장관이다.

등대 주변으로는 서해의 넓은 갯벌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점과 노점상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곳의 유명한 음식으로는 조개구이와 바지락칼국수 등이다. 특히 노점상에서는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횟감을 즉석에서 먹을 수 있다.

이밖에도 오이도 섬 끝부분에는 주변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와 시화방조제 전망대와 기념관으로 연결되는 방조제, 각각의 테마를 가진 산책로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지는 서해의 노을은 꼭 감상해야한다.

또한, 지하철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경기도 여행지로는 1호선 수원역(수원화성, 해우재), 오산대역(물향기수목원), 3호선 삼송역(문화수목원, 종마목장, 서삼릉), 구파발역(청암민속박물관, 송암천문대), 4호선 대공원역(서울대공원, 경마공원), 오이도역(오이도, 시화방조제), 중앙선 용문역(양평레일바이크), 양평역(나섬치즈체험마을, 양평시장), 양수역(두물머리) 등이 있다.

※ 여행비용

○ 교통 ▲서울역~한대앞역(1650원) ▲한대앞역~안산식물원(환승) ▲안산식물원~한대앞역(1100원) ▲한대앞역~오이도역(환승+50원) ▲오이도역~수산시장(환승) ▲수산시장~오이도역(1100원) ▲오이도역~서울역(환승+650원) = 총 4550원

○ 식사▲오이도 바지락칼국수 =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