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풍경

돈 주고 선거공약집 사는 영국과 비교되는 한국

소한마리-화절령- 2014. 4. 8. 22:29

 

돈 주고 선거공약집 사는 영국과 비교되는 한국 [24]

바람이 머무는 곳 (rhrmawo****)

주소복사 조회 3754 14.04.07 09:56 신고신고

 

 

영국의 각 정당은 과연 무슨 배짱이 있길래 유권자들에게 돈을 주고 구입하라고 하는 것일까?

 

영국의 매니페스토에는 '수치, 재원, 기한'이 들어있다. 공약집의 모든 공약에는 객관적인 수치를 넣어 명확한 공약을 만든다는 것이다. 지난 포스트에서 말했듯 1997년 장기집권당 보수당을 종식시킨 영국의 토니 블레어가 당수인 노동당 매니페스토를 보자.

 

1) 25세 미만의 25만 명의 젊은이들에게 직장을.

2) 5~7세 아동의 학급 규모를 30명 미만으로 줄인다.

3)향후 2년간은 현재의 지출 제한폭을 넘지 않는다.

4)100만 명을 진료대기 상황에서 해방 시킨다.

 

재원

5~7세 아동의 30명 미만의 학급 실현을 위해서 1억 8,000만 파운드에 달하는 엘리트 교육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함으로써 재원을 충당.

25만 명의 실업자를 줄이기 위해서 수익을 남긴 기업에 1회에 한해서 세금을 부과하여 이를 재원으로 충당.

 

영국은 97년 당시 43세로 젊었던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이 장기집권하던 보수당에 압승 하며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을까. 그 힘은 영국에서 최초로 쓰였고 '성명서'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매니페스토'라고 할 수 있다. (매니페스토의 원조에는 많은 설이 있지만, 영국의 보수당 문헌에 따르면 1834년 탬워스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로버트 필 당수가 매니페스토를 제시한 것이 최초라고 적혀 있다.)

 

위 노동당의 매니페스토를 보면 수치와 재원 그리고 기한이 명시되어있다. 만약 '일자리 창출, 서민부담 줄이기, 기업 살리기'와 같이 추상적인 공약과 다르다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정당이 실현하기 위해 제시한 공약과 함께 사회에 재정적인 요구를 명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함께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세우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에서다. 그리고 공약마다 구체적인 숫자를 넣어 객관성을 부여했으며 영국의 하원 임기 5년을 고려해서 그 이상의 무리한 기한은 공약에서 제외 시켰다.

 

지금 우리나라는 앞으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마다 공약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박정희 시를 만들겠다, 박정희 고등학교를 설립하겠다.'는 식의 일반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6.4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승부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서울시장 선거라고 할 수 있다. 당내 경선이 진행 중인 새누리당 후보 중 한 사람인 정몽준 의원의 공약이다. 공약 내용을 보면 추상적인 표현과 형용사만으로 꾸며져 구체적인 성과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공약집이다. 중소기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릴 것인지, 서민 부담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문제가 많이 남아있는 용산 국제업무 지구를 몇 단계에 걸쳐 추진하며 그 비용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명시하지 않고 있다. 물론 세부적인 계획은 추후 세울 수 있지만, 과연 시민들이 공감하며 실현 가능한 수치와 재원 및 기한을 명시 할지 의문 스럽다.

 

다시 영국의 상황으로 가보자. 정권을 획득하기 위해 현실 가능한 객관적인 매니페스토를 유료화 한 정당은 정권을 획득 후 역시 검증과 관리가 된다.

 

 

영국의 노동당은 보수당에 압승한 후 당시 목표했던 매니페스토의 내용을 5년이 지난 2001년 달성도 평가를 했고 제시하고 있다. 잘 지켜진 것과 진행 중인 것을 나누고 평가 도의 내용 역시 수치를 통한 목표치와 미달치를 제시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이것을 보고 다음 정권을 맡겨도 될지 그렇지 못하면 다른 정당에 다음 정권을 주어야 할지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유권자들은 노동당이 어떠한 노력을 했으며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가늠할 수가 있다.

 

 

당시 영국의 노동당의 매니페스토가 실현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수와 간부로 구성된 소수의 합동의회워원회와 의원단과 노조 대표 등 백 수 십명 규모로 전국정책포럼이 반복해서 열렸으며 그 안에서 정책 결정이 된 후 초안이 마련되었다. 전국정책포럼은 공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내용은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해졌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유료화된 매니페스토가 임기 동안 지켜질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자연스럽게 유권자들로 하여금 다음 정권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게끔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앞서 예로 들었던 한 정당 내의 의원의 공약은 단순히 한 사람의 공약을 두고 한 것은 아니다. 선거에 임하는 후보들 모두가 정권을 잡기위해 공약집을 만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한다. 자신에게 표를 주면 앞으로 낮은 곳에서 서민을 위해 일하며 일자리 창출을 할 것이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혼신을 다해 일 할 것이라고 한다. 부디 그 공약집이 소망집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