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부의 역설'..저소득층은 늘리고, 부자는 줄인다

연소득 2670만원 이하, 최근 6년간 기부 16.6%P 늘려
2억원 이상은 4.5%P 축소.."저소득층 위기감 반영"
이데일리|이정훈|입력2014.10.06 13:3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사회의 소득 양극화가 더욱 확대되고 있지만, 미국내 저소득층이 기부금을 더 내고 있는 반면 고소득층은 기부금을 오히려 줄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 기부 전문지인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Chronicle of Philanthropy)가 5일(현지시간) 미 국세청(IRS) 자료를 분석, 공개한 소득 계층별 기부 비율을 보면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소득이 적은 사람일수록 소득대비 기부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미국 소득계층별 2006~2012년중 소득대비 기부금 증감 비율

이 분석에 따르면 한 해 소득이 2만5000달러(약 2670만원) 이하 계층의 전체 소득대비 기부금 비율은 6년새 16.6%포인트 높아진 반면 소득이 20만달러(약 2억1400만원) 이상인 계층의 비율은 오히려 4.5%포인트 낮아졌다.

연소득 10만~20만달러 계층의 기부 비율은 8.7%포인트, 연소득 5만~7만5000달러 계층의 비율은 5.7%포인트, 7만5000~10만달러 계층 비율은 3.6%포인트 각각 올라갔다.

이에 비해 연소득 10만~20만달러인 경우 기부 비율은 같은 기간 3.3%포인트 줄었다.

스테이시 팔머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 편집인은 "돈 많은 사람들은 주로 대학이나 박물관, 미술관, 오페라단과 병원 등에 관대하게 기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푸드뱅크처럼 재정이 어려운 기관들은 대부분 저소득층 후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로스앤젤레스(LA) 노숙자 시설인 미드나잇 미션을 이끌고 있는 타미 필립스도 "힘든 경기 침체기에 기부금이 끊기지 않은 것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제공한 후원 덕이었다"며 "그들도 언제 노숙자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2년말 현재 미국인들이 세금 공제를 받은 기부금은 18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이들의 전체 소득 가운데 3% 수준이며, 8만2823달러인 평균 소득계층의 평균 기부액은 3176달러였다.

물론 소득이 높을수록 절대적인 기부액은 더 많았다. 연소득 20만달러 이상인 사람들은 지난 2012년에 총 775억달러를 기부해 전년대비 46억달러 늘어났다. 반면 10만달러 이하인 사람들의 기부액은 573억달러에 그쳤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