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표류기 〈마션〉, 유머와 연대감의 힘 |
유 지 나 (동국대 교수, 영화평론가) |
인간 세상이 아프게 다가올 때, 가을 하늘은 큰 위로가 된다. 청아하게 푸른 하늘, 거기 드리워진 변화무쌍한 구름 예술을 보노라면 자연의 묘미를 맛보게 된다. 특히 가을 노을이 보여주는 오묘한 색의 하모니는 미학의 진수를 가르쳐 준다. 작은 별에 살던 어린 왕자가 아주 슬플 때, 의자 위치를 바꿔가며 44번 노을을 보는 이유도 공감하게 된다. 지구 한구석에서 나 역시 슬플 때 노을을 보며 우주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위안을 얻는다. “예술은 절망에 굴복하지 않고 존재의 공허함에 해독제를 찾는 것”이라는 거트루드 스타인의 명언도 떠오른다. 3월·화요일, 화성은 지구 일상에 친근한 별 그래서 거장 리들리 스콧의 〈마션〉이 순식간에 백만 관객을 돌파할 정도로 한국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리라. 〈마션〉(The Martian)은 화성인이란 뜻이다. 태양계 네 번째 행성인 화성은 ‘제2의 지구’ 대접을 받으며, 수많은 소설, 만화, 영화에 등장해왔다. 화요일 명칭은 붉은 화성으로부터 유래했고, 태양 빛 따뜻한 3월을 뜻하는 영어 마치(March)도 그 근거가 화성이다. 이렇게 화성은 지구 일상에 친근한 별이다. 일상화된 스마트폰도 아폴로계획으로 개발된 컴퓨터에서 태어났다고 하니, 우주 과학도 일상과 함께 돌아간다. 푸르른 날, 화성 여행의 꿈이 단풍처럼 타올라 이런 기질은 현실에서 이미 발휘되고 있다. 문 걸어 잠그고 살던 이 땅에 첫발을 디딘 하멜의 나라, 네덜란드 출신 바스 란스도르프는 2011년 비영리 우주벤처업체 ‘마르스 원(Mars one)’을 창업했다. 2033년 화성에 인간정착을 목표로 내건 이 프로젝트에 202,586명이 지원했다. 화성생활을 지구로 중계하는 리얼리티 쇼도 계획 중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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