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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건강을 위한 8가지 오해와 진실

소한마리-화절령- 2015. 11. 5. 16:05

치아건강을 위한 8가지 오해와 진실

"스케일링, 2년에 한 번만 받아도 충분"세계일보 | 송민섭 | 입력 2015.11.05. 13:40

‘양치는 하루에 몇 번 하는 게 적당할까. 전동칫솔이나 치실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 스케일링은 1년에 몇 번 받는 게 좋을까.’

누구나 궁금해하는 내용이지만 치과의사에게 묻기엔 왠지 겸연쩍다. 용기를 내 묻더라도 돌아오는 답변은 제각각이다. 대개 하루 2, 3회 정도 칫솔질을 하는 게 좋다고 이야기하지만 어떤 의사는 치실만 사용한다면 일주일에 두세 번 양치해도 큰 상관은 없다고 말한다. 스케일링의 경우 1년에 1회 건강보험 적용 혜택을 받지만 치과에서는 6개월마다 한 번씩을 권장한다.

치의학계에 따르면 양치의 주된 이유는 충치나 잇몸 질환 예방을 위해 치아에 있는 프라그를 없애는 데 있다. 하지만 프라그를 제거하는 여러가지 방법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는 의사마다 견해가 다르다. 다음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관련 학계 최신 연구결과를 모아 소개한 ‘치아 건강을 위한 8가지 유의사항’이다. ‘당신이 치아에 대해 알길 원하지만 치과의사에게 묻기는 두려운’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예능 방송 `삼시세끼` 한 장면
◆이를 닦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동 칫솔 사용은 효과가 있을까. 영국 치과건강재단(DHF)은 최근 영국인 4명 중 1명은 전동 칫솔 사용자를 게으르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일반 칫솔보다는 전동 칫솔이 프라그(치아 표면에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무색의 세균막) 제거엔 더 효과적이다. 영국 치과의사들 모임인 코크런구강건강그룹(COHG)이 3개월에 걸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동 칫솔을 사용할 경우 일반 칫솔에 비해 프라그는 21%, 잇몸 세균은 1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동 칫솔은 대체로 일반 칫솔이 닿지 않는 입안 구석과 이 틈새까지 닦아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반 칫솔이 프라그나 세균 제거에 비효율적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데릭 리처즈 증거기반치과학센터 소장은 “수동 칫솔도 제대로만 사용한다면 꽤 효과적”이라며 “하지만 (시간 등 사람의 양치 당시 상황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입안, 치아 구석까지 세심하게 닦기에는 전동 칫솔이 더 낫다”고 말했다. 칫솔 선택도 중요하다. 리처즈 소장은 웬만하면 칫솔 머리는 작은 것으로, 칫솔모는 중간 크기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양치는 하루 몇 번이 적당한가

레베카 모아제즈 킹스칼리지런던(KCL) 치과학연구소장은 “양치는 적어도 하루 두 번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이를 닦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하루 2회만 양치할 경우 아침식사 전에 할지, 아니면 식후에 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 모아제즈 소장은 “아침식사로 대개 과일이나 과일쥬스를 먹는다면 가급적 식전에 양치를 하는 게 좋다”며 “과일류에 포함된 산이 치아를 둘러싼 보호막을 약화시킬 수 있는데, 양치까지 한다면 치아가 더욱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식단이 뭐든지 간에 식후에 칫솔질을 하는 게 많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서민석 원광대 대전치과병원 보존과장은 “식사 후 이를 닦는 것은 기본”이라고 단언했다. 서 과장은 “단지 식사 후 바로 이를 닦을지, 30분 정도 후에 이를 닦을 지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며 “식사 후에 바로 이를 닦으면 치아에 더 좋지 않다는 연구가 많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30분을 기다렸다가 칫솔질을 하기 힘든 현대의 삶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굳이 치약을 묻혀야 하나

마리아 테레세·호시 KCL 교수에 따르면 칫솔질은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고, 실제 충치를 막는 것은 치약에 함유된 불소다. 불소는 충치를 야기하는 프라그를 제거해 치아가 세균에 대해 저항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모든 치약에는 불소가 함유돼 있는데 성인의 경우 최소 1350ppm이어야 한다고 테레세·호시 교수는 설명했다.

소금과 베이킹소다 같은 중탄산나트륨을 치약 대용으로 사용하는 건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치아를 씻어내는 데 사용하기엔 너무 세정 효과가 세기 때문이다. 테레세·호시 교수는 “프라이팬을 철수세미로 씻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칫솔질로 프라그를 완벽하게 없애지 못하더라도 치아 건강에는 도움이 된다. 치아 표면에 불소 성분이 남아 충치를 예방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에서 칫솔질을 한 뒤 입 안을 헹구는 것도 가급적 삼가야 한다고 테레세·호시 교수는 조언했다. 이에 대해 서민석 과장은 “어떤 경우이든 입안에 남아있는 치약은 깨끗하게 행궈내야 한다”며 “불소와 같이 도움이 되는 성분이 있기는 하지만 치약에는 계면활성제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입안에 남겨놔서 좋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칫솔질한 직후 ‘가그린’ 사용은

양치한 직후 불소액으로 입을 헹구는 것은 상당히 쓸데 없는 짓이다. 칫솔질로 치아 표면에 충치 방지용 불소를 덮어 놨는데 이를 씻어낸 뒤 똑같은 성분을 덧씌우는 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체로 입을 헹구면 칫솔모가 닿지 않는 치아 틈새까지 불소를 덮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측면도 있다. 테레세·호세 교수는 “만약 곧 산성류 음식을 먹을 예정이라면 불소액으로 입을 헹구는 건 상당히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구강 세정제에는 불소 성분만 있는 게 아니다. 클로르헥시딘과 같은 소독 성분이 있어 칫솔이 놓친 세균을 없앨 수도 있고, 입안이 개운해지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리처즈 소장은 “구강 세정제가 프라그와 잇몸 감염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있긴 하다”면서 “하지만 하루 두세 번 불소류 치약으로 양치를 한다면 구강 세정제 사용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실은 사용하는 게 좋을까

프라그는 치아 표면은 물론 이 사이에도 껴 있다. 프라그가 계속 쌓이다 보면 잇몸에서 피가 나고 붓는 고통을 야기한다. COHG는 “꾸준히 칫솔과 치실을 병용한 사람들은 칫솔만 사용한 사람들에 비해 잇몸 질환 발병률이 낮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잇몸병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는 치실보다는 치간 칫솔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 의료진도 있다.

◆껌은 치아건강에 도움이 되나

무설탕 껌이라면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 껌을 씹으면 타액(침) 분비를 자극해 산이 치아를 부식시키는 것을 늦춘다. 치아에 껴 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없앨 수도 있다. 무설탕 껌을 찾기 힘들다면 자이리톨 성분이 함유된 저설탕 껌을 쓰는 게 좋다. 당분이 적을수록 산 배출이 적어지고 이는 치아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껌을 어느 정도, 얼마나 씹어야 치아에 좋은지는 아직까지 확실한 결론이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적인 어린이 치아 관리법은

취학 전후해 이갈이를 하는 아이들 치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차피 빠질 이인데 굳이 관리할 필요가 있을까. 리처즈 소장은 충치가 생겨 인위적으로 젖니를 뽑을 경우 영구치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그는 “젖니는 영구치의 위치를 좌우한다”며 “젖니를 미리 뽑아내면 훗날 문제가 생길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아직 영구치가 나지 않은 아이들은 하루에 몇 번 양치를 해야 할까. 치과 전문가들은 아이들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하루 2번씩, 약 2∼3분 동안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 살짜리 아이한테 하루 2번씩 양치질을 하라고 시킨들 들어먹을까. 테레세·호시 교수는 “현실적인 대답은 아이가 치약을 묻힌 칫솔로 모든 이를 닦도록 한다면 당신은 꽤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과는 과연 6개월마다 들러야 하나

치과의사들은 치아 검진을 6개월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검진시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이때 스케일링 등을 받는다. COHG는 “6개월 단위의 치아 검진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도 비슷한 지침을 내렸다. NICE는 “18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적어도 1년에 한 번, 성인의 경우에는 2년에 한 번 치과 검진을 받는 게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