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최대 축제 '라 보라카이' 사라지나..관광 엄격 규제
김난영 입력 2018.10.16. 10:24
1회용 플라스틱 제품도 금지
'파티의 섬'에서 '가족의 섬'으로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연 7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던 필리핀의 ‘라 보라카이(LaBoracay) 축제’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15일(현지시간)텔레그래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구성한 기관 간 긴급 태스크포스는 라 보라카이 축제 금지를 포함한 상당수 권고를 채택할 전망이다.
이는 극심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난 4월부터 폐쇄됐던 보라카이 환경을 재건하기 위한 조치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라 보라카이 축제 기간 동안 보라카이에 유입되는 인원은 수용 가능치의 2배에 달한다. 지난해 개최된 라 보라카이 축제 기간에 섬 내에서 1만㎏의 쓰레기가 발생했다. 태스크포스 조사에 따르면 보라카이에서 발생하는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수도인 마닐라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와 관련,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월 보라카이를 '시궁창'으로 칭하며 지방정부 당국을 질타하기도 했다.
앞으로 보라카이에서는 호텔, 리조트, 레스토랑 등 관광 관련 업소들 역시 엄격한 규제를 받을 전망이다. 특히 섬 내에서의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금지되며, 업소들은 3번 이상 이를 어길시 영업허가를 잃게 된다.
개인 관광객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특히 백사장에서의 음주, 흡연, 식사가 금지된다. 아울러 다이빙과 바나나보트, 패러세일링 등 물놀이도 일시 중단된다. 대규모 모래성 쌓기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관광객은 자신의 개인 빨대를 소지해야 하며, 비닐봉지 사용도 금지된다.
해변가 기념품숍 운영도 금지된다. 아울러 밝은 전등도 해변가에서 사용할 수 없다. 밤 9시 이후에는 불꽃놀이 역시 금지 대상이다. 이 밖에도 고기를 굽는 행위 등이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섬을 이용하는 관광객 수는 1박당 1만9000명 이하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들은 섬에 입장하면서 당국으로부터 호텔 예약 내역 제출을 요구받을 수 있다. 보라카이 내 호텔 수용 규모는 1만2000호실에서 6000호실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같은 조치들로 인해 2012년 여행·레저 잡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섬이자 클럽파티 명소였던 보라카이 관광체계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헬렌 카탈바스 지역 관광청장은 보라카이의 이미지를 가족지향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보라카이는 15일부터 10일간의 시범 재개장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현지인 관광객들만 섬에 입장할 수 있다. 시범 재개장 기간이 끝나는 26일부터 외국 관광객의 입장도 허용될 예정이다.
필리핀 관광부에 따르면 26일부터 이뤄지는 외국인 관광객 입장 허용 조치는 1단계 관광 재개 조치에 해당한다. 관광부는 보라카이 관광 재개 조치를 내년 12월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월 난개발 및 환경오염 문제로 보라카이에 일시 폐쇄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해당 조치로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해당 지역에서 생업에 종사하던 이들은 적잖은 경제적 타격을 입었으며, 수천명의 실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매년 보라카이 관광 사업으로 벌어들였던 수십억원의 수익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섬이 더 이상 파괴되는 상황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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