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숭고한 일에 마음의 자유 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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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ㆍ71)씨가 한국의 대학생들 앞에서 고이즈미 일본 총리를 호되게 비판했다.
18일 고려대 LG-POSCO 경영관에서 열린 ‘나의 문학과 지난 60년’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그는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 중국 등 주변 국가에서 신사 참배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회피한 채 마음의 자유라고 둘러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총리가 왜 마음의 자유라는 표현에 빗대어 잘못된 신사 참배를 미화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표현은 예컨대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충돌해서 인간이 다치거나 죽을 때 종교를 비판하는 자유와 같이 국가, 개인 차원에서 휴머니즘의 실천을 위해 사용하는 숭고한 언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한일 관계가 독도 문제를 비롯해 정치ㆍ사회적으로 크나큰 갈등을 겪고 있지만 이번 세대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모든 앙금이 해소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앞으로 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겐자부로씨는 강연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글을 쓰기로 결심하게 된 과정 등 이제껏 살아오면서 겪은 다양한 일화들을 잔잔하게 들려주며 60년 문학 인생을 재미있게 풀어나가 학생들의 큰 반응을 얻었다.
고려대 문과대 설립 60주년을 기념하는 제1회 금호아시아나 석학 초청 학술강연으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겐자부로씨의 명성을 반영하듯 학생들은 물론 국내 거주하는 일본인과 일반 시민 등 4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일부 청중들은 겐자부로씨가 강연하는 연단 바로 곁에 둘러앉아 그의 강연을 경청하기도 했다.
겐자부로씨는 19일 오후3시에는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10층 강당에서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와 ‘동아시아적 가치와 평화 비전’을 주제로 공개 좌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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