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공개·감시 싫어하고 독점을 지향한다'
시민방청단의 눈 ① - 3개 상임위원회 전체평가 |
시민방청단은 행정사무감사 방청보고서를 장장 22페이지에 달해 발표했다. 여기에는 서론과 함께 시민사회 역량의 현실적, 비판적 고찰도 포함됐다.
그러면서 3개 상임위원회(기획재정, 행정복지, 건설교통)별로 전체평가 / 위원장 평가 / 위원평가 등으로 나눠 현장감있고 통렬한 방청후기를 내놓았다.
<부천매일>은 이를 시리즈로 연재하면서 부천시의회에는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본 의회의 현실을, 시민에게는 역량의 한계 속에서도 행정사무감사를 방청했던 이들의 작지만 아름다운 행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시민방청단은 행정사무감사 전체평가에서 일부 의원들의 무성의와 준비부족, 잦은 이탈과 동료의원과의 협조부족 등 눈쌀 찌푸려지는 태도를 지적했다. 또 기대를 모았으나 여성의원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부진한 인상을 보인 점을 아쉬움으로 언급했다.
이들은 "생래적으로 모든 권력은 공개와 감시를 싫어하고 독점을 지향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며 시민방청단에 폐쇄적인 일부 의회의 모습은 물론 시 집행부가 피감기관으로서 의회를 대하는 표피적인 감사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데에 의회와 시민사회의 역량이 모아져야 할 것"이라며 "바로 이를 위해 의회가 발원됐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의회의 자성을 요구하기도
다음은 각 상임위원회별 전체평가 중 핵심 내용이다.
기획재정위원회
"의회도 가로막힌 시장의 판공비 사용내역"
한선재 위원장의 유연하고 개방적인 태도로 시민방청단에 최소한 편의를 제공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시 집행부가 제출한 감사자료에 나타난 수치나 통계 등의 오류, 문제가 발견된 것을 지적하는 데 그치고 자료이면에 있을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었다.
감사 중 특기할 만한 것은 의원이 제출을 요구한 자료를 재판계류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한 기획재정국장의 '특별법론'에 효과적인 대응을 못한 것이다. 정보공개법의 재판계류 관련 정보공개금지 조항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준하는 행정사무감사 관련규정과 충돌을 이유로 시장의 업무추진비, 판공비, 관련자료의 제출을 거부한 것이다. 자료제출을 요구한 강동구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은 아무도 효과적인 대응을 못하고 말았다.
본질적으로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은 헌법규정인 '국민의 알 권리'를 구체화한 법으로서 말 그대로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비공개 요건의 경우도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한다.
☞ 당시 강동구 의원이 시장 등 판공비 사용내역 공개를 요구했으나 남평우 기획재정국장은 재판계류 중이라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이는 참여와 자치를 열어가는 부천연대가 판공비 정보공개를 요청했으나 부천시가 비공개를 답변, 이에 행정소송이 현재 진행 중임을 언급하는 것.
강 의원은 '황당하다'며 시 집행부의 공개거부를 비판했으나 본인이 나서서 비공개가 타당하지 않은 사유를 짚어내진 못했다.
행정복지위원회
"도대체 시민의 시선을 불편해야하는 시의회가 존재할 이유가 있을까"
11월 22일 행정사무감사가 열리는 첫날 행정복지위원회를 방청하려는 시민방청단은 행정복지위원장과 전문위원들의 강한 거부감으로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다. 지방자치법을 들먹이며 방청 허가여부는 위원장의 고유권한이라며 의원들과 회의를 거쳐 방청허가 여부를 알려주겠다는 전문위원의 통보에 감사장에 발도 들여 놓지 못했다.
시민의 구체적인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자치사무에 대해 시 집행부를 상대로 실시하는 감사를 주권자인 시민에게 공개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다. 도대체 시민의 시선을 불편해하는 시의회가 존재할 무슨 이유가 있을까.
어쨌든 약간의 우여곡절 끝에 감사 직전에 감사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물론 본청 감사일정 내내 방청단에게 물 한잔 마시라는 권유도 없었다. 이같은 마찰은 감사기간 내내 발생했는데 행정복지위원장은 방청에 임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에게 방청일지 쓴 것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황당한 일까지 발생했다.
이런 마찰과는 별도로 첫말부터 몇몇 의원들의 치열한 문제의식과 역시 의회를 존중하지 않으려는 일부 공무원간의 공방을 연출하는 등 감사 열기는 뜨거웠다. 감사를 받는 국·과장의 태도가 불성실해 보이고, 시의원들의 질의에 대답을 바로 하지 못하는 등 감사준비가 소홀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의원들의 지적에 사안과 직접 관련없는 장광성을 늘어놓으며 옹호하는 경우도 많았다.
다소 공격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답변에 대해 위원장이나 다른 의원들이 공조하여 의회의 권위를 지키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도 특기할 일이다.
☞ 행정복지위원회는 행감기간 외 임시회 기간 중에도 자주 회의장 밖 쇼파에서 비공개 회의를 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당시에도 시민방청단 방청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활발(?)했던 위원회로 기억된다.
시민방청단이 지적했듯이 위원장이 감사중지 중 시민방청단원에게 방청일지를 보여줄 것을 요구한 사실은 '황당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시민방청단원(YMCA)은 친절하게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의회 사무국 직원을 통해 박종국 위원장에게 방청일지를 보여주는 '자승자박'의 모습을 연출했다는 점도 특기할만 하다.
건설교통위원회
"감사 분위기, 가장 산만- 공무원의 무성의한 감사태도, 밀도 떨어뜨려"
강일원 위원장의 시민방청단에 대한 호의적 태도로 어려움 없이 방청에 임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호의적 태도와 별개로 건설교통위원회는 다른 위원회에 비해 전반적인 감사 분위기를 가장 산만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산만한 분위기로 인해 준비가 충분히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감사 질의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탓에 전반적으로 감사를 속전속결하는 인상을 주었다. 실제로 오후로 갈수록 어떤 부서는 20여분도 안돼 감사를 마치기도 했는데 이럴 바에 서면감사로 대체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를 받는 공무원들 역시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태도를 역력히 보이며 감사의 밀도를 떨어뜨렸다. 시 집행부는 무엇보다 시민의 소리를 전달하는 의원의 발언은 시민의 대표이며 주권자인 목소리를 전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편견으로 치부하는 등 대의제 기본원리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문제는 이러한 공무원의 태도에 대해 소속 정파를 넘어 의원들이 의회의 권위를 바로세우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을 못한다는 점이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 |||
'부천 관련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천시민연합 5기공동대표 이용식· 한금희·황인오 선출 (0) | 2008.03.02 |
---|---|
'백선기! 그가 꿈꾸는 세상' 출판 기념회 (0) | 2008.01.10 |
11월 28일 제 789차 수요시위 사진모음 (0) | 2007.12.17 |
11월 28일, 일본대사관앞 제 789차 수요시위에서 (0) | 2007.12.17 |
수요시위 성명서-부천시민연합 여성회- (0) | 2007.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