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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산] 어디든 바다가 조망되는 부산의 산 5

소한마리-화절령- 2013. 9. 29. 20:57

 

[부산의 산] 어디든 바다가 조망되는 부산의 산 5

짠 내음 불어오는 다섯개의 바다 전망대

월간마운틴 | 정리 이소언 기자 | 입력 2013.09.04 10:53 | 수정 2013.09.04 10:56

 

부산에는 대표명산 금정산 외에도 30곳이 넘는 크고 작은 산들이 자리한다. 오죽하면 '산이 많아 부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도심 곳곳에 솟아있는 산들은 높이는 낮지만 부산앞바다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등 무료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또한 올라갈 수 있는 들머리가 여러 곳에 나있어, 다양한 코스로의 산행이 가능하다는 점도이 지역 산의 특징이다. 부산시민들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인기대상지 5곳을 소개한다.


백양산(642m)

부산시민들의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동산

버드나무의 일종인 흰사시나무가 많아 이름 붙여진 백양산은 부산에서 금정산(801m) 다음으로 높다. 금정산과는 동쪽 기슭의 성지곡수원지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으며, 다대포로 향하는 낙동정맥의 흐름 위에 자리한다.

성지곡수원지는 부산도심의 주요 하천으로 우리나라 상수도의 시초가 된 곳이다. 성지곡 일대는 삼나무, 편백나무, 전나무 등 수림이 울창해 삼림욕을 즐기기에도 좋다. 산 자락 아래에는 부산 사람들이 어린 시절 한번쯤은 찾는다는 어린이대공원이 있어 시민들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산 속에는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선암사 등 여러 사찰들과 근대문화유산이 자리하는 등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산길

코스선택에 따라 가벼운 산책로가 될 수도, 가파른 오르막 산행이 될 수도 있다. 접근이 편리한 구포역을 시작으로 614봉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길은 초반 소나무가 자라는 등산로를 지나 좀 더 올라가면 너덜지대와 만난다. 안부를 지나면 잡목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능선길과 연결된다. 산길 중간 중간 잡목이 많아 방향잡기가 힘들 수도 있다. 좀 더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방법은 어린이대공원 놀이공원 쪽 만남의 광장에서 오르는 길이다.

교통

부산 지하철 1·2호선 서면역에서 63, 81, 83-1, 133, 54번 버스로 환승해 찾아가는 방법 또는 버스 이용시 44, 54, 63, 81, 83-1, 133번 버스를 이용해 어린이대공원에서 하차한다.

자갈치시장

영화<친구>의 열풍을 타고 관광명소로 떠오른 자갈치시장은 1945년 해방 후 조성된 곳으로 처음에는 남포동시장으로 불렸다.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팔고 있는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회와 꼼장어를 맛볼 수 있다.

황령산(427m)

벚꽃터널 따라 올라 보는 부산의 야경

부산시 남구, 수영구, 연제구, 부산진구 등 시가지에 에워싸인 황령산은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밤이 되면 켜지는 광안대교의 조명과 주변 도시의 불빛이 어우러져 빼어난 조망을 선보이기 때문. 황령산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는 곳으로, 정상능선에 설치되어 있는 봉수대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어 접근이 편리하다. 정상 주변에는 나무데크가 깔려있는 등 공원처럼 꾸며져 있어 누구든 쉽게 산에서의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산 중턱에도 청소년야영장과 체육시설 등이 있어 시민휴식공간으로 편리를 더해준다. 봄철 황령산은 벚꽃 관광객들로 넘쳐날 만큼 아름다운 벚꽃터널로 유명하다. 2013년 국립수목원이 뽑은 '전국 아름다운 벚꽃 길 20곳'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산길

시가지 사이에 위치한 산은 오르는 길 또한 여러 갈래다. 문전역 방향에서 오를 경우 초반에는 평지에 가까운 숲길을 따라 가게 된다. 이후 평평한 길을 더 걷다 바람고개 이정표를 따라 오르막을 오르면 바람고개에 닿는다. 바람고개에는 운동기구와 정자가 마련되어 있어 휴식처로 적합하다. 봉수대 방면을 따라 정상능선으로 가는 길은 계속되는 오르막 구간이다. 또한 어느 순간부터 나무 하나 없는 땡볕을 지나야해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기 힘들다. 대신 산 아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조망처가 곳곳에 펼쳐진다. 정상능선으로 연결되면서 길은 편안해진다. 이후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사자봉을 지나 정상인 봉수대에 도착한다.

교통

사자봉을 거쳐 황령산 정상으로 가는 방법으로는 2호선 문전역 2번 출구로 나와 부성정보고등학교 정문을 지나 오르는 코스가 있다.

문정동 벽화마을

문현동, 보수동 등과 함께 부산의 대표적인 벽화마을 중 한곳으로 마을 전체의 담벼락에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나들이객들의 방문도 많은 곳이다. 황령산길을 걷는 동안 벽화마을의 한 골목을 지날 수도 있다.

승학산(496m)

부산 제1의 억새명소

부산의 가장 서쪽에 솟아있는 승학산은 구덕산과 시약산의 서쪽, 엄광산의 남쪽에 있다. 정상은 사상구와 사하구가 나뉘는 경계선이 되기도 한다. 산 아래는 동아대학교, 부산여고, 건국중·고등학교 등이 자리하고 있어, 부산사람들에게는 승학산이라는 이름대신 '당리동 뒷산', 혹은 '동아대 뒷산'이라는 친근한 명칭으로 불리어진다. '산의 지형이 준엄하고 기세가 높아 마치 학이 나는 듯하다'해서 승학산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지만 이름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다.

정상부에 올라서면 강과 바다, 도시가 어우러진 사하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며, 숲과 수 만평에 이르는 억새의 매력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가을철 발 디딜 틈 없이 시민들로 꽉 찬다는 승학산은 부산 제1의 억새명소로 유명하다. 10월 초순에는 승학산 일대에서 억새문화제가 열려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기도 한다.

산길

승학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전체적으로 굴곡이 없는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동아대학교 승학캠퍼스 뒤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정상, 억새군락을 지나 꽃마을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며 2시간정도 소요된다. 꽃마을에서 구덕산, 구봉산, 수정산으로의 연계산행 또한 가능하다. 인기명소인 억새군락은 정상능선을 따라 펼쳐진다.

교통

1호선 하단역에서 9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10여분 이동하면 산행의 기점이 되는 동아대학교 승학캠퍼스에 도착한다. 대신공원을 시작점으로 할 경우 1호선 동대신역에서 하차해, 8, 67, 135, 167번 시내버스로 환승한 뒤 동아대학교에서 하차한다. 반대로 꽃마을에서 오를 경우 1호선 서대신역에서 하차해 서구1번 마을버스를 타면 구덕 꽃마을까지 갈 수 있다.

구덕골문화장터

매주 토·일요일 서대신동 3가 구덕운동장 옆에서 열리는 전통시장으로 1999년 5월에 개장했다. 고풍스러운 갖가지 생활용품과 헌책, 레코드, 그림, 도자기, 고미술품 등의 골동품을 취급하는 명물거리로 자리 잡았다.

봉래산(395m)

신성한 영도할매의 전설을 간직한 편백나무 군락지

영도구의 중앙에 위치한 봉래산은 '봉황이 날아드는 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신선이 살고 불로초와 불사약이 있다는 중국의 상상 속의 영산에서 유래했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조봉(祖峰)과 다음봉우리 자봉(子峰), 그 다음 봉우리는 손봉(孫峰)으로 부른다.

해발 400미터가 채 되지 않는 산은 낮지만 숲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도 시원스런 조망이 탁 트이는 곳으로 정상부는 사방 막힘이 없다. 정상에 오르면 중구·서구·동구·사하구·부산진구·해운대구 등 부산의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 보이며, 부산 외항, 남항대교, 영도다리 등 부산 앞바다의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 정상에는 영도할매 전설이 서린 할매바위가 자리한다. 전설에 의하면 봉래산에 있는 영도 할매가 영도시민들의 평안을 지켜주지만, 주민들이 영도를 떠날 때는 영도 할매가 심술을 부려 못살게 한다는 얘기도 있다. 이에 주민들은 할매바위를 신성시 여기며 바위에 함부로 올라가지 않으며, 바위를 향해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산길

편백나무 군락지 등이 조성되어 있는 등 숲이 우거지고 곤충이 많이 서식한다. 자연 생태학습장으로 이용될 만큼 울창한 편백나무 숲은 주민들이 피톤치드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삼림욕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능선으로 향하는 길에는 아기자기한 바윗길도 만날 수 있다. 길 중간 중간 둘레길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있으며 아예 아래로 내려가면 해안산책로와도 연결된다. 바다를 바라보며 이어지는 능선길은 조망이 좋지만 길이가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해안산책로와 태종대환주길을 연계해 잇는다면 하루산행코스로 손색이 없다.

백련사를 시작점으로 정상을 오른 뒤 목장원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교통

1호선 남포역 앞에서 영도대교 방면 1, 70, 71, 508번 시내버스로 환승해 동삼절영아파트에서 하차한다. 또는 남포파출소 앞에서 8, 13, 88, 101번 등 태종대행 버스를 탄다.

장산(634m)

화산의 독특한 풍경 따라 즐기는 5개의 폭포

지리학자에 따르면 장산은 대략 6200만~7400만 년 전 화산폭발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증거로 산 곳곳에서 화산암들을 발견한 수 있으며, 산의 중턱에는 석기시대 유물이 출토되기도 해 먼 옛날 부족국가의 주거지였다는 추측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도심 속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산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해운대 일대와 광안대교 조망이 일품이다. 정상 주변에는 억새 군락지가 발달해 있어 가을철 억새 나들이 코스로도 손색이 없으며, 야생화 군락도 자리한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능선 자락을 따라 크고 작은 너덜이 여러 곳에 펼쳐져 있는 독특한 광경이다. 또한 부산지역의 산에서는 보기 힘든 폭포가 5개나 있다. 대표적으로 해운8경 중 제3경인 양운폭포(장산폭포)가 있으며, 이는 9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바위에 부딪혀 형성되는 물보라가 구름 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산길

도심속에 위치한 산은 접근하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코스로의 산행이 가능하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대천공원을 원점회귀로 하는 것으로 옥녀봉, 중봉을 거쳐 정상으로 오른 뒤 억새밭과 폭포사를 거쳐 내려올 수 있다.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정도로 대부분의 등산로는 2시간 정도면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감담산(308m)·구곡산(434m)으로의 연계산행이 가능하며, 대체로 산세가 완만하여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이 편하게 찾을 수 있다.

교통

2호선 장산역에서 도보로 15분정도 이동하면 산행의 입구가 되는 대천공원에 도착한다.

폭포사와 양운폭포

장산에서 흘러 내려오던 계곡물이 큰 바위사면을 타고 흐르며 폭포 끝에 깊은 소를 형성해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폭포사는 양운폭포에서 200m정도 아래 위치한 사찰로 양운폭포로 인해 폭포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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