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리포트] '굿닥터' 진짜 힐링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출처 TV리포트 작성 이혜미 입력 2013.10.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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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이혜미의 드라마리포트] 드라마 '굿닥터'의 항해가 끝났다.
떠오르는 흥행보증수표 주원과 문채원이 주연배우로 나선 이 드라마는 국내 안방극장에선 생소한 서번트 증후군을 전면에 내세우며 방영 전부터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배경도 성인대상의 외과에서 벗어나 소아외과를 조명, 등장인물들의 성장기를 담아내며 기존의 의학물과 노선을 달리하는 힐링드라마를 완성했다.
다른 의학드라마엔 없고 '굿닥터'에만 있는 것. 그것은 바로 '시온매직'이었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성원병원의 레지던트로 발탁된 시온(주원)은 판타지와 일상을 오가는 이 드라마에서 중심점 역할을 해냈다. '굿닥터'가 그리고자 한 건 분주하게 움직이는 병원풍경이 아니었다. 아이와 어른의 성장, 그리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이야기였다. 시온은 그 간격을 매끄럽게 이었다.
시온을 통해 일상과 판타지를 오간 환자들은 하나 같이 사연을 품고 있었다. 후반부의 주인공 인해(김현수), 인영(엄현경) 자매도 그 중 하나로 이들은 헌신과 기적을 그려냈다. 장기투병 중인 동생 인해를 위해 웃음을 파는 바에서 일하고 소장까지 떼어준 인영의 헌신이 행복을 나누려하는 그녀의 선택이었다는 결말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아픈 아이를 낳을 바에는 아이를 지우라는 시댁의 닦달에도 이혼도장까지 찍어가며 꿋꿋하게 아이를 지킨 임부(곽지민)의 사연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사회적 이슈도 놓치지 않았다. 늑대소녀 은옥은 고모의 학대로 말을 잃은 아이로 시온은 아이의 수술비를 대신 납부해주고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것으로 말을 되찾아줬다. 부모의 치맛바람과 강요로 꿈을 잃을 뻔했던 천재소년 규현의 사연도 안타까웠다. 의사들의 반대에도 아픈 아이를 이끌고 독일로 가려 했던 부모는 행복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규현의 바람에 마음을 돌렸다. 여기에 규현의 말동무였던 은옥을 입양한다는 판타지결말로 기분 좋은 맺음을 했다. '굿닥터'가 그려낸 건 소박한 기적이었다.
◆ 청춘이여, 연애하라
흔히 전문드라마를 표방한 작품의 장르 옆엔 짧은 설명이 붙는다. 추리물에는 형사가 연애하는 이야기, 학원물엔 학생이 연애하는 드라마. 의학물이라고 다를까. 최근 들어서 휴먼을 내세우기보다는 한층 전문적이고 정치싸움까지 더한 선 굵은 의학물이 득세하고 있지만 '굿닥터'는 달랐다. 시온과 윤서(문채원)를 필두로 개성과 풋풋함으로 중무장한 다양한 커플을 등장, 로맨스에도 힘을 쏟았다.
스펙지상주의 브라운관에서 승승장구 여의사와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레지던트의 연애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지만 '굿닥터'는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감으로서 생소함에서 오는 어색함을 극복했다. 극 초반 시온을 그저 보호해야하는 존재로 여겼던 윤서가 그녀를 동생으로 인식하다 남자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이 섬세하게 묘사되며 한편의 로맨스를 완성했다. 결혼을 앞둔 채경(김민서) 도한(주상욱) 커플과 우여곡절 끝에 서로에게 마음을 연 진욱(김영광) 인영 커플도 지지 않는 케미스트리를 자랑했다.
이는 곧 캐릭터 자체의 묘사가 탁월했다는 방증이 되기도 한다. 시원을 제외하고 '굿닥터'의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양면성을 띠었다. 도한이 냉정한 외과의인 한편 시온을 동생으로 받아들이고 그의 일에 발 벗고 나서는 뜨거움을 지녔다면 호시탐탐 성원재단을 노리던 부원장(곽도원)은 사냥꾼이기에 앞서 가족을 사랑하는 가장이었다.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해낸 충만(조희봉)의 변화도 인상적이었다. 이 같은 입체적인 캐릭터는 배우들의 나무랄 데 없는 연기력으로 완성돼 방영 내내 한 번의 논란도 없이 기분 좋게 극을 마무리 했다.
사진 = KBS2 '굿닥터' 화면 캡처
이혜미 기자gpa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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