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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SNS' 30·40대 '폭음' 50·60대 '호의'로 자살 예고

소한마리-화절령- 2014. 4. 1. 21:52

 

20대 'SNS' 30·40대 '폭음' 50·60대 '호의'로 자살 예고

세대별 다른 ‘자살 징후’… 주변 관심으로 막을 수 있어요 경향신문 | 최희진 기자 | 입력 2014.04.01 21:43

20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30~40대는 술, 50대는 평소에 표현하지 않던 호의….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자살로 사망한 72건의 '심리적 부검'을 실시한 결과 사망자의 연령대에 따라 특징적인 자살 예고 징후를 보였다고 1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가족이나 지역사회가 이런 징후를 미리 포착한다면 자살률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대 이하는 SNS의 사진·문구를 자살 관련 내용으로 바꾸고 컴퓨터 하드와 휴대폰을 포맷하는 등 신변을 정리했다. 정서적으로는 경계심·불안감이 증폭됐고, 사후세계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인터넷에서 자살 방법을 검색하기도 했다.





30~40대는 알코올 복용이 심해지면서 주변 지인이나 가족과도 관계가 단절되는 양상을 보였다.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빌고 안부를 물으며, 세상을 초월한 듯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대가 SNS를 통해 1 대 다수의 형태로 자살을 예고했다면 50~60대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1 대 1로 징후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50~60대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평소와 달리 주변에 호의를 베푸는 행동이 늘었다. 이불을 빨거나 가족을 위해 뭔가를 사놓으며, 자식들에게 "어머니(아버지) 잘 모시라"는 당부의 말을 하는 것도 특징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복지사나 봉사자들이 노인들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대화를 나누는 시도가 자살률을 눈에 띄게 감소시킨 사례들이 있다"며 "간단한 개입만으로도 자살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이하에 대해서도 "연령대가 낮을수록 집이 마지막 보루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어 가정에서 자살 예고 징후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했다.

<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