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계약직 직원들의 무더기 해고로 폐광지역 주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강원랜드가 고액 연봉을 받는 임원 정원은 오히려 늘려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지난 1월 22일 강원랜드는 공석인 집행임원 가운데 카지노본부장에 홍종설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IT실장에 백혜경 KT상무 등 5명에 대한 선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 강원랜드는 나머지 공석이던 집행임원 3명에 대해 지난달 17일 양수용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운영사업 상무를 선임하는 등 마케팅실장과 안전관리실장 등을 추가로 선임했다.
이처럼 7명이던 집행임원을 10명으로 대폭 증원한 것에 대해 고액연봉을 받는 임원은 펑펑 늘리면서 회사의 근간이 되는 계약직의 정규직화는 미온적으로 대처해 무더기 해고예고 사태를 빚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구나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지난달 17일 퇴근시간에 무려 152명의 계약직에 대한 해고예고를 통지하는 날 집행임원의 추가 선임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나 신임 집행임원과 계약직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지역살리기 공추위 관계자는 "계약직의 정규직원 전환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으면서 집행임원을 늘리는데는 혈안이 된 셈"이라며 "고액 연봉을 받는 임원을 늘리고 폐광지역 청년들의 해고사태는 방관하는 강원랜드는 폐광지역의 희망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고한번영회 관계자는 "강원랜드는 정규직이 부족해 몸이 아파도 쉴 수 없는 상황인데 영업부서 자리보다 임원자리를 늘리는 일에 우선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강원랜드 설립취지와 거꾸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태백시현안대책위의 한 임원은 "신규로 늘어난 실장자리는 급여가 많은 임원보다 사실상 1, 2급에서 맡아도 될 수준으로 생각한다"면서 "모든 공기업에서 하후상박을 강조하는 마당에 강원랜드는 거꾸로 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전문가 영입을 통해 강원랜드와 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해 임원을 확충했다"며 "내부 개혁과 지역사회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계약직 문제도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랜드는 지난해 11월 14일 함승희 대표이사 취임 이후 혁파를 강조하며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하고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집행임원이 추가로 늘어난 직책은 IT실장, 마케팅실장, 감사실장 등 3명이며 연봉은 상무급 1억5000만원, 본부장급 1억8000만원이다. 본부장은 차량과 운전기사, 비서 및 별도의 사무실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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