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 우린 축제해야돼" 서울여대 vs 덕성여대 클라스 비교
국민일보신은정 기자입력2015.05.21. 11:32수정2015.05.21. 11:36
서울여대 축제가 덕성여대와 비교돼 폭풍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축제를 위해 청소 노동자 노조가 교내에 설치한 파업 관련 현수막을 철거했는데 덕성여대는 축제기간 청소 노동자를 위한 기금 마련 행사를 연다고 공지했기 때문인데요. 시점이 참 얄궂습니다.
서울여대는 1년에 한번 뿐인 축제를 가장 예쁘게 치르고 싶어서 현수막을 뗐다고 했습니다. 관련한 공지도 공식 페이스북에 올렸고요.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20일 "2015년 5월 20일 오전 1시, 저희 총학생회는 학교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과 천 조각들을 철거했다"며 이날 열리는 축제 이틀 전부터 청소 용역업체에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직접 현수막을 뗐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교내 학우와 더불어 지역사회, 그리고 타 학교생들과의 교류의 장이 되는 서랑제에서 보다 나은 축제 환경조성을 위하여 철거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총학생회는 학교와 노조 그 어느 측에도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학생들이 더 즐길 수 있는 서랑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항변했습니다.
현수막 철거를 알리는 공지는 페북의 이전 글과 다르게 수십건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좋아요'와 '공유'도 300건 이상이었습니다. 물론 이 관심은 지적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남의 삶 짓밟아놓고 어디 얼마나 재밌게 노나 지켜볼게요"라고 비꼬았고 또 다른 네티즌은 "1년에 단 한 번 뿐인 축제를 위해서라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도 정당화됩니까? 참 대단한 축제 나셨군요"라고 지적했습니다.
"축제 다 즐기고 나서 쓰레기는 청소 아줌마들한테 정리해 달라고 하겠지요" "아니 이게 무슨 자랑이라고 총학생회에서 이런 입장을 발표하나요. 졸업생인데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리네요" 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 네티즌이 쓴 "교직원 급여와 수당은 올랐지만 임시직 인건비만 삭감되는 갈등 상황을 총학생회가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셨다면 이런 결정을 내리시고, 심지어는 그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렇게 당당히 페이스북에 공지하진 않았을 겁니다"라는 글을 올려 600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서울여대 축제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덕성여대 축제와 비교됩니다. 덕성여대는 28일부터 시작되는 축제에서 '엄마를 부탁해'라는 연대 주점을 연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 안 가장 지저분하고 어두운 곳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미화 어머님들, 비정규직인 미화 어머님들의 근로 환경 개선과 최저 임금 1만원 쟁취를 함께 지지하고 연대하는 어머님들과 학생들의 연대 주점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모든 수익은 미화 어머님들 복지 기금과 투쟁 기금으로 쓰입니다.'
두 공지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서울여대랑 정말 차원이 다르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지난 16일 연세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이 학생 연대와 지지에 감사하다며 교내에 성명서를 올린 것도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학생들의 연대와 지지를 '어두운 동굴 속 등불과 같았고 사막의 오아시스였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들은 "공부만 하고 주위를 챙길 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명문은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었습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서울여대는 논란이 된 공지글 이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입술에 바르는 화장품 틴트를 준다는 축제 이벤트 소식을 띄웠습니다.
'아무일 없다는 듯 지나가는 이 공지가 더 실망이다' '틴트도 나발이고 노조에 사과부터 하세요'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이후 이벤트 공지가 삭제됐네요. 네티즌 반응을 살펴보고 있긴 한가 봅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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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는 1년에 한번 뿐인 축제를 가장 예쁘게 치르고 싶어서 현수막을 뗐다고 했습니다. 관련한 공지도 공식 페이스북에 올렸고요.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20일 "2015년 5월 20일 오전 1시, 저희 총학생회는 학교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과 천 조각들을 철거했다"며 이날 열리는 축제 이틀 전부터 청소 용역업체에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직접 현수막을 뗐다고 설명했습니다.
↑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철거한 청소 노동자 노조 현수막. 오른쪽은 덕성여대의 청소 노동자를 위한 행사 안내 공지.
그러면서 "총학생회는 학교와 노조 그 어느 측에도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학생들이 더 즐길 수 있는 서랑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항변했습니다.
현수막 철거를 알리는 공지는 페북의 이전 글과 다르게 수십건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좋아요'와 '공유'도 300건 이상이었습니다. 물론 이 관심은 지적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남의 삶 짓밟아놓고 어디 얼마나 재밌게 노나 지켜볼게요"라고 비꼬았고 또 다른 네티즌은 "1년에 단 한 번 뿐인 축제를 위해서라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도 정당화됩니까? 참 대단한 축제 나셨군요"라고 지적했습니다.
"축제 다 즐기고 나서 쓰레기는 청소 아줌마들한테 정리해 달라고 하겠지요" "아니 이게 무슨 자랑이라고 총학생회에서 이런 입장을 발표하나요. 졸업생인데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리네요" 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 네티즌이 쓴 "교직원 급여와 수당은 올랐지만 임시직 인건비만 삭감되는 갈등 상황을 총학생회가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셨다면 이런 결정을 내리시고, 심지어는 그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렇게 당당히 페이스북에 공지하진 않았을 겁니다"라는 글을 올려 600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서울여대 축제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덕성여대 축제와 비교됩니다. 덕성여대는 28일부터 시작되는 축제에서 '엄마를 부탁해'라는 연대 주점을 연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 안 가장 지저분하고 어두운 곳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미화 어머님들, 비정규직인 미화 어머님들의 근로 환경 개선과 최저 임금 1만원 쟁취를 함께 지지하고 연대하는 어머님들과 학생들의 연대 주점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모든 수익은 미화 어머님들 복지 기금과 투쟁 기금으로 쓰입니다.'
두 공지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서울여대랑 정말 차원이 다르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지난 16일 연세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이 학생 연대와 지지에 감사하다며 교내에 성명서를 올린 것도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학생들의 연대와 지지를 '어두운 동굴 속 등불과 같았고 사막의 오아시스였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들은 "공부만 하고 주위를 챙길 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명문은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었습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서울여대는 논란이 된 공지글 이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입술에 바르는 화장품 틴트를 준다는 축제 이벤트 소식을 띄웠습니다.
'아무일 없다는 듯 지나가는 이 공지가 더 실망이다' '틴트도 나발이고 노조에 사과부터 하세요'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이후 이벤트 공지가 삭제됐네요. 네티즌 반응을 살펴보고 있긴 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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