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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히 홀로 떠난 '연극배우 김운하' 누구인가

소한마리-화절령- 2015. 6. 23. 11:07

쓸쓸히 홀로 떠난 '연극배우 김운하' 누구인가

극단 신세계 "따뜻한 사람이었다"한예종 졸업후 예명 연극활동 시작연극 '인간동물원초' 유작으로 남아'날 위한 노래' '가시고기' 등 출연이데일리 | 김미경 | 입력 2015.06.23. 09:48 | 수정 2015.06.23. 09:49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따뜻한 사람이었다”. 향년 40세. 학교 동기와 함께 작업해온 선후배 및 동료들은 연극배우 김운하(40·본명 김창규)를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유명하지는 않지만 ‘좋은 배우’라는 평을 받았다.

한 평 반(4.6㎡) 좁은 고시원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은 김운하의 본명은 김창규다. 그는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후 선친의 존함인 ‘김운하’라는 예명으로 연극 활동을 시작했다. 유작은 지난 4월 김수정 연출의 연극 ‘인간동물원초’였다. 2015서울연극제 ‘미래야솟아라’ 부문에서 연출상을 받은 이 작품에서 감옥의 방장 역을 맡았다.

연극배우 김운하의 유작으로 남은 연극 ‘인간동물원초’에 출연 중 모습(사진=극단 신세계 블로그).
연극배우 김운하(사진=극단 신세계).
안타깝게도 간단한 프로필 하나 없이 떠났다. 그는 연극 ‘날 위한 노래’ ‘가시고기’ 등에 출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3개월 전부터 이 고시원에서 혼자 살았다. 월세는 25만원 안팎. 대학 시절 권투와 격투기 선수로 활동할 만큼 건강했지만 불규칙한 수입으로 생활고를 겪다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극인들에 따르면 오랜 무명배우 생활을 한 김씨가 받은 극단 월급은 30여만원.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연극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다음달로 예정된 ‘인간동물원초’ 재공연 무대에도 출연할 예정이었다.

극단 신세계 측은 이날 공식 블로그에 ‘인간동물원초의 김운하 배우가 운명하셨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극단 신세계 측은 “인간동물원초의 방장 역을 맡았던 김운하 배우가 운명하셨습니다. 오늘 오전 그의 빈소도 정리되었습니다”라며 “늘 후배들과 동료들을 진심으로 아끼던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부디 그가 하늘에서는 더 많은 사랑을 받으며 편히 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라는 글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김운하씨는 숨진 지 닷새 만에 뒤늦게 발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김씨가 15일 오전 2시에 방으로 들어간 이후 나온 적이 없는 점을 토대로 15일에서 19일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씨는 심부전증과 고혈압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원인은 병사로 추정된다”면서 “부검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김씨의 시신은 무연고자로 처리돼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서울좋은병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22일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발인을 마쳤다. 연고자가 한 달 동안 나타나지 않으면 화장 처리될 예정이다.

극단 신세계 블로그에 올려져 있는 김운하 배우(오른쪽 두번째)의 모습(사진=극단 신세계 블로그).
연극배우 김운하씨의 유작으로 남은 작품 연극 ‘인간동물원초’의 마지막 공연 후 모습(사진=극단 신세계 블로그).

김미경 (midor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