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한강 그리고 한국문학 |
윤 지 관 (덕성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영국의 권위 있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으면서 한국문학의 세계화라는 명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세계문단에서 무명작가라 할 한강이 오르한 파묵을 비롯한 쟁쟁한 작가들을 제치고 상을 차지한 것은 이 상이 작가의 전체 업적보다 후보 작품의 문학적 성취를 기준으로 했고 번역의 성과를 중시한 결과다. 번역자인 데보라 스미스와 공동수상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세계문학 속 한국문학 성취 보여 한강의 수상은 개인의 영예이기도 하지만 한국문학의 세계성과 관련해서도 의미가 크다. 수상자가 역량과 개성을 겸비한 작가이긴
하나 한국문단에서 단연 독보적인 지위에 올랐다고까지 할 수는 없고, 고은이나 황석영, 이문열 등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원로작가도 아니라는
점이 그렇다. 한강과 유사한 입지에 있는 한국의 다른 작가들도 번역과 해외출판의 여건이 갖추어지면 언제라도 같은 행운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며,
이 자체가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수준에 미달이라는 오랜 회의론을 불식시킨다. 세계문학 시대에 한 흐름 이루길 신경숙을 둘러싼 작년 표절논란의 여파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외딴 방〉의 특기할 만한 해외에서의 성공이 국내
언론이나 평단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는 것이 그 한 증좌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 논란의 와중에서 작가가 소모적인 문학권력 논쟁의 희생양이 된
면이 없지 않다. 작가의 실수는 그것대로 문학 차원에서 짚을 일이되 일부에서 주장하듯 문학의 타락과 권력의 횡포로 비난 받을 일은 결코
아니었다. 상습표절의 의혹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외딴 방〉의 국제적인 성공으로 모든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우리
문단과 사회도 사실은 사실대로, 성취는 성취대로 인정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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