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 "쓰레기라 조롱"..정규직화과정 인권무시
임재희 입력 2017.12.07. 11:59
박원순 시장·김태호 사장 상대 인권위에 7일 진정서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무기계약직들이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정규직들로부터 '쓰레기', '빨갱이' 등 비하 발언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서울교통공사 업무직협의체를 포함한 '차별없는 정규직 전환과 비정규직 없는 일터 만들기 서울교통공사 노동자행동'은 7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공사가 수수방관하는 사이 사업장엔 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게 됐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피진정인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다.
박 시장은 올 7월 '노동존중특별시 2단계 7대 실행계획'을 발표하며 산하 투자·출연기관 11곳의 무기계약직 2442명을 연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중순까지 4개월간 사내게시판 등에 무기계약직을 향한 비난과 인격모독 등의 글이 집단적으로 올라오자 업무직협의체는 지난달 21일 공사 측에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현재 게시판은 임시 폐쇄된 상태다.
차량검수 업무직 유모씨는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자격 능력도 없는 사람, 폐급이라고 멸시하고 쓰레기, 삼류양아치 등 소통의 창에서 무기계약직 직원들을 비방하는 것을 넘어 증오하는 글로 힘들었다"며 "이런 소리를 들어가며 사회생활을 해야될지 죽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스크린도어(PSD) 업무직 임모씨는 "소통게시판에 본인에 대해 과거 경력 및 신상부터, 학력, 자격증 유무 등 어떻게 알았는지 모를 신상정보가 무단으로 올라왔다"며 "소통게시판 내 게시글 등에 대한 진상조사 및 이를 방치해둔 공사와 서울시에 책임을 요구하는 바"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진정서에는 '정규직을 만날 때마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지메(집단 괴롭힘) 수준의 비난을 참기 어려웠다' '수개월 몸살에 시달리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등의 하소연이 담겼다.
업무직협의체는 이같은 비난 및 모독 등으로 "헌법과 국제인권규약 상 존엄과 모욕 받지 않을 권리, 건강에 대한 권리, 노동에 대한 권리 등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권위에 "실태파악,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및 비정규직 노동자 정신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와 더불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분명한 계획과 추진 일정을 마련해 노동자들 간 갈등과 차별문화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사와 서울시에 권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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