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물다 간...

[스크랩] 철원 쇠둘레길

소한마리-화절령- 2011. 9. 15. 22:46

늦여름에 즐기는 철원 래프팅·트레킹

기암괴석 천혜절경 싣고 노를 저어라
*래프팅 10월까지 가능…

*순담계곡 주상절리 장관
*3가지 테마 문화생태탐방로 트레킹도 곳곳 비경

2011년 08월 27일 (토) 안은복
가는 여름~

아쉬움을 달래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철원이다. 계곡과 산, 그리고 꾸불꾸불 이어지는 산책로 등 느림의 미학을 느끼며 천혜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철원으로 떠나보자.

   
▲ 철원 한탄강 계곡 래프팅 모습.

■ 래프팅

철원의 대표 레저는 래프팅이다.
인제 계곡의 역동성과 영월 동강의 완곡함을 동시에 갖춘 철원 순담계곡에서의 래프팅은 짜릿함과 함께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철원 래프팅의 보고 순담계곡~
철원 8경 중 가장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는 순담계곡은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웅장함을 자랑한다.

‘첫 여울’부터 마지막 민출랑까지 8㎞이르는 코스는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소요된다.

첮번째~ ‘첫 여울’에는 해골바위, 독수리 바위, 눈물폭포 등 각양각색의 기암괴석과 수많은 크고 작은 폭포를 품고 있다.

 

이어지는 두 번째 여울은 래프팅 코스 중에 가장 길다고 해 ‘긴 여울’이라고 불린다. ‘긴여울’에는 악어바위, 고릴라 바위, 노인바위 등이 있으며 주위에는 50m 높이의 주상절리도 감상할 수 있다. 순담계곡이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라고 불리게 된 것도 이 ‘긴 여울’구간 때문이다.

마지막 코스는 ‘민출랑’ 코스로 이곳에는 선녀가 노닐다가 갈 정도의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한다.

한두 시간의 적지 않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철원에서의 래프팅은 오감 만족 그 이상을 느끼게 해 준다.

트레킹


순담계곡에서 래프팅이 부담스럽다면 가볍게 트레킹을 즐겨도 좋다.
철원은 그 어디를 가던 환상적인 트레킹 코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철원군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에 선정 모두 3가지 테마로 트레킹 코스인 쇠둘레길을 조성중이다.
철원군이 추진하고 있는 쇠둘레길은 모두 3가지 코스로 철원일원 27㎞를 각각의 메인 테마로 둘러보게 구성돼 있다.

제1코스는 한여울길 코스로 3시간이 소요되는 11㎞다.
승일공원에서 시작해 철원의 최고 절경인 송대소를 지나 폭 80m, 높이 3m의 직탕폭포에 다다른다.

이곳에서는 27만년 전 평강 오리산 화산폭발로 조성된 주상절리 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직탕폭포 낙수를 뒤로 한 채 걸음을 재촉하면 한국전쟁 당시 남북합작으로 완성됐다는 승일교가 반긴다.

제2코스는 금강산 가는 길이다.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는 도피안사를 지나 한국전쟁당시 철원·김화 지역을 관장하며 양민수탈과 애국인사들을 체포, 구금, 학살을 자행했던 노동당사를 만난다.

제3코스는 근대문화 유적길로 민통선 구간이다.
민통선 안쪽에 있는 코스로 광활한 철원평야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한국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철원.
아직도 출입이 자유롭지 못해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철원. 가는 여름이 아쉽다면 주저 말고 떠나자. 철원으로.

    쇠둘레길의 1코스인 '한여울길'은 승일교~직탕폭포까지 4.88km 구간만 정비된 상태

1코스의 나머지 구간과 2코스 전체구간은 철원군에서 이정표를 세우는 작업이 진행 중..

[출처]철원 쇠둘레길(한여울길) (서석산 여행일기) |작성자 서석산

 

 아픈 역사를 둘러보며 어루만지는 길 '철원 쇠둘레 평화누리길'

조선일보 | LEISURE+ null | 입력 2011.05.24 09:42 | 수정 2011.05.24 09:42

 

북한과의 관계가 심상치 않은 요즘, 우리는 새삼스레 대한민국이 분단국가라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아픈 과거가 뼈저리게 떠오르는 요즘, 그래서 군사분계선과 가까운 철원의 쇠둘레길은 마냥 즐겁게 걸을 수만은 없는 길이다.

역사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은 길
평화누리길은 크게 두 가지 코스로 나뉜다.

 제1코스 '한여울길'은 래프팅 명소로 이름난 한탄강을 따라 걷는 길이고,

제2코스 '금강산 가는 길'은 용담마을에서 시작해 노동당사, 도피안사 등을 지나는 길이다.

↑ [조선닷컴]

 

(좌) 남과북, 옛것과 새로운 것이 한데 모인 송일교와 한탄대교. (우) 자연이 빚은 협곡과 어우러진 고석정

 

제1코스인~ 한여울길은 승일공원에서부터 시작된다.

걸어서 다닐 수도 있지만 자전거 전용 길을 잘 꾸며놓아 자전거로도 편하게 다닐 수 있다.

이승만과 김일성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따와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려진 승일교를 지나면 고석정이 나온다.

자연이 빚은 협곡과 어우러진 고석정은 고석바위와 고석루 등과 어우러져 전쟁의 흔적들을 잠시 잊을 수 있게 해준다.

'고석정' 하면 자연히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있는데 그가 바로 의적 임꺽정이다.

조선 명종 때 의적단을 만들어 백성들을 위해 조정의 조공을 탈취하던 그 임꺽정이 주로 활동했던 곳이 바로 이 부근이다.
길을 걸으면 손대소와 태봉대교를 지나고 이윽고 직탕폭포와 만난다. 강줄기 전체가 폭의 변화 없이 그대로 밑으로 내리 떨어지는 모습은 작은 나이아가라 폭포를 연상케 한다. 폭포 뿐만 아니라 부근의 주상절리도 한탄강이 빚어내는 빼어난 볼거리다.

제2코스는 용담마을(율이리)에서 시작되는데, 대부분 흙길과 논길로 이루어져 있어 정겨움을 더한다. 일제강점기 때 철원 주민에게 산수도를 공급하던 수도국지, 이제는 명소로 거듭난 노동당사와 최북단 사찰인 도피안사 등 대한민국의 전쟁사를 함께했던 유적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순담계곡
철원군청에서 북서쪽 5km정도 떨어진 순담은 한탄강 물줄기 중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묘한 바위와 깎아 내린듯한 벼랑,연못등이 많으며 물도 많을 뿐 아니라 계곡에는 보기 드문 하얀 모래밭이 천연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연중 끊임없이 찾고 있는 명소이다.

철의 삼각전망대
북한 땅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이 전망대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는 남북한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전망대 옆에는 경원선의 최북단 역인 월정리역이 있다.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녹슨 철길 옆에서는 그 유명한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문구와 '서울 104km, 원산 123km, 함흥247km'라는 표시가 눈길을 끈다.

삼부연폭포
깊은 산속에 있는 폭포가 아니라 도심에서 찾을 수 있는 폭포. 하지만 그 풍광은 여느 수려한 폭포에 뒤지지 않는다. 겸재정선은 금강산을 다니며 도첩을 남겼는데, 그중 71세 때 그린 해악전신첩에 이 삼부연폭포가 담겨있다. 바위를 타고 세 차례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소가 솥을 닮았다하여 삼부연이라 이름 붙은 이 폭포는 남한에서 금강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Travel Information >

서울 - 43번 국도 포천 - 철원 - 문혜교차로 - 463번 지방도 한탄강 유원지 방향-승일공원
민통선 지역인 만큼 군사시설을 함부로 촬영했다간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여행지사진만 카메라에 담도록 하자.

코스 정보 
제1코스 : 승일공원 - 승일교 - 고석정 - 직탕폭포 - 칠만암(8.3km)
제2코스 : 율이리 용담마을 - 수도국지 - 노동당사 - 도피안사 - 덕고개마을(10.8km)

먹을거리 

50년전통 철원막국수  033-452-2589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983-6 뒤 뜰에서 먹기~~

 

한탄강 메기매운탕
한탄강 최상류에서 잡은 메기에 계피, 감초 등의 한약재 달인 물을 육수로 사용해 비린내와 흙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청정 강변에서 잡은 메기의 부드럽고 탱탱한 육질은 말할것도 없을 정도로 맛있다. 폭포가든 033-455-3546

쌀국수
베트남에만 쌀국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철원에서는 명품오대쌀을 재료로 쌀국수를 개발해팔고 있다.

철원에서 재배에 성공한 물고추냉이(와사비)를 사용해 알싸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이색적이다.철원 왕갈비를 먹은 후 입가심으로 먹으면더욱 맛있다. 옛고을 순두부 033-455-9497

철원 쿨포크 왕갈비
철원 암퇘지를 사용해 육질과 맛이 일품이다. 22가구가 철원 암퇘지를 사용해 육질과 맛이 일품이다.

22가지 한약재를 넣고 달여 만든소스에 과일과 갖은 양념을 넣어 고기를 재운 덕분에 맛이 깊고 은은하다.

여느 작은 갈비와는 달리어른 손바닥만큼 큰 왕갈비는 소갈비에 버금갈 정도로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

참숯불에 구워내 더욱 맛있다. 고궁갈비 033-455-1535

 



강원도 걷기 여행 ④ 동강 물길 따라 걷는 유유자적 생명길 '영월 어라연 산소길'

강원도 걷기 여행 ① 바다와 호수를 벗 삼아 걷는 바우길 제5구간 '강릉 바다호숫길'

강원도 걷기 여행 ② 설악의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양양 달래길

강원도 걷기 여행 ③ 탄광의 추억, 야생화의 천국 '정선 화절령 하늘길'

 

'통일을 꿈꾸는 미래의 땅! 철원!"


신철원의 '신' 글자만 은색인 것이 재미난다.
과거의 철원이 있고, 지금의 철원이 있는데 그것을 너무 분명하게 나타내는 듯 하다. 우연이 보여준 현상이지만, 왜 이렇게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는지 머리 속이 즐겁다.


터미널에서 조용한 걸음으로 5분거리에 철원의 맛집이라고 불리는 '철원막국수' 집이 있다.
50년동안 전통으로 맛을 지켜온 곳이라는데, 첫 인상은  명절날 할머니에게 인사하며 들어가는 편안한 시골집 같다. 
너무 이른 시간에 이곳에 도착했는지, 손님맞이 준비에만 정신없는 시간이지만, 나는 조금이라도 기다릴 생각으로 들어간다.





콩을 불리고 있는 모습,

맛있는 편육이 만들어져가는 모습,

그리고 80도 넘어 보이는 할머니의 음식 만들기를 볼 수 있다. 
마당의 편육이 끊는 솥단지에서 달콤한 향이 나길래, 
"혹시 간장도 들어가나요?' 라고 물었더니  "간장은 들어가지도 않지!" 라며 웃으시는 아줌마 !! 
"그럼 뭐가 들어가나요?" 그런데 들려오는 대답은 "그건 양념이죠. 이 곳만의 양념!"
뻔한 답이 정해진 질문을 한 내가 좀 우습다.


드디어 물막국수가 나온다. 보통을 시켰는데, 곱배기 양만큼 나와서 조금은 당황스럽다.
이 곳은 왠만하면 가위를 주지 않는데, 메밀 면발을 끊어먹기 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면 요리를 먹을 때, 가위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이빨로 면발을 하나둘 끊어 먹는게 좋다.


비빔막국수는 당연히 달달할거라 생각되지만, 물막국수도 내 입에는 너무 달다. 조금만 조금만 단맛이 적었으면 한다. 
그래도,  면발은 확실히 좋다. 먹어보면 아는 그런 면발이다.


막국수를 먹기 전에 삶고 있던 편육이 이제는 세상에 나타났구나.

마당에서는 아저씨가 편육을 포장하고 있다.


계산을 하고 나오는 내게 사장님이 식당 뒤편에 있는 곳도 사진을 찍어보라도 하신다.

KTX 매거진에서도 식당 뒤편을 더 많이 찍어다면서 웃음과 함께 뒤로 인도한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저 곳에서 막국수를 먹었어야 하는건데...



 


한탄강의 절경을 굽여굽여 보면서 편하게 쉽게 걸을 수 있는 여울길.

 지금은 1단계 코스만 완성되어 있는데, '한여울길'로 불리는 1코스로 승일공원부터 직탕폭포까지 4.88KM 길이다.


승일공원에 도착!  조용한 곳을 걷고 무엇을 담아낼 수만 있다면 어디든지 걷고 싶은 것이 요즘 내 마음이다.


한여울길의 시작을 알리는 꼬불꼬불한 화살표!


.

지금부터 나만의 4.88KM 걷기를 시작한다.


공원을 빠져나와 10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승일교다.

역사의 상흔을 담고 있는 도보용 길이다. 과거에 탱크 13톤이 지나갔으니!! 지금도 튼튼할 것이다.

 

저 표석만 보더라도 오랜 역사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을 암시한다


 



지금은 역사의 상흔만 간직하고 있는 높이 35m, 길이 120m, 폭 6m의 승일교 교명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남북합작으로 완성한 다리라 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승', 김일성의 '일'자를 합친 승일교이며,

다른 하나는 군부에서 주장하는 승일교인데 이는 6.25 당시 한탄강을 건너 북진중 전사한 박승일 대령을 기리기 위해 명명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1952년에 미79공병대대 중위로 한국에서 복무했던 제임스.N.패터슨 씨의 일기에는 일본인에 의해 먼저 공사가 시작되었으며 미79공병대대가 완공했다는 말도 있다.

무엇이 진실이던간에... 변하지 않는 진실은 승일교는 철원에 있으며, 그 다리는 전쟁의 상흔만 가득 담고 있다는 것이다.


승일교를 지나 촉촉히 적은 길을 다시 나선다. 그냥 조용히 조용히 아무말도 없이 조용하기만 한 길이다.


누군가는 왼쪽으로 내게 다가와야 하고, 나는 오른쪽으로 누군가를 스쳐 지나가야 한다 ?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길에 한쪽 방향으로만 다니라는 화살표가 왠지 싫다.

그냥 사람들이 스스로 지키고 물 흐르듯이 지켜가는 모습을 기대하면 무리수일까?

 

임꺽정!

1559년경 조선 중기 황해도 함경도, 경기도, 강원도 등지에서 활동하던 도둑으로 천민인 백정 출신이며, 곡식을 백성들에게 나눠줘 의적이라고 불린 사람이다. 처음에는 신분 불만때문에 도둑이 되었으나, 수입을 나누니 의적이 된 것이다.

고석정은 철원 8경 중 하나로, 한탄강 중앙의 고석과 정자 및 그 일대의 현무암 계곡을 총칭하여 고석장이라 불린다. 고석바위 맞은 편에는 10평 규모의 2층 누각을 짓고 고석정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임꺽정은 이 정자 건너편에 석성을 쌓았으며, 강 중앙에 위치한 10m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에는 자신의 은신처였떤 자연 동굴이 있었다고 한다.


고석정으로 가기 위해서는 3~5분 가량 돌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물론 다시 올라와야 한다.


고석정과 임꺽정의 전설!
조선 명종때 임거정이라는 문무 겸비한 천인이 등과의 길이 막힌 것을 탄식, 동조하는 무리를 모아 의적단을 조직하여, 고석정 건터편에 석성을 쌓고 함경도에서 상납되는 조공을 탈취하여 서민에게 분배해준 의적의 근거리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조정에서는 임거정을 생포하려고 별별수단을 다 썼지만, 그때마다 꺽지로 변신하여 고석정 및 한탄강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하여 훗날 사람들은 임거정을 임꺽정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히고 있다.



여행을 하다가 역사적인 현장에 서면, 그 역사에 집중 한다.
그리고, 그 곳에 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고, 이해 한다.

한여울길 트래킹의 시작은 승일공원이지만, 포석정부터 시작으로 바꿨으면 한다.

승일공원부터 포석정까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승일교 하나라고 생각되는데~

포석정을 나와 다시 한여울길 트래킹에 들어 선다. 
 


한여울길 트래킹을 하는 사람은 나 외에 한 명도 만나지 못한다.
계속되는 이상 기후로 인해 비를 맞으며 걸을 사람도 적지만, 철원은 래프팅과 연계한 1박을 하는 여행자들이 많아 보통 차로 이동한다.

오늘 한여울길을 내가 다 빌린 것이다.
꽃이 몇 송이 피지 않은 저 꽃길도 내꺼다.  


가을이 다가오니 저절로 고개를 숙이는 것보다, 하늘에서 툭 떨어진 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여가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벼 잎에 올려져 있는 물방울들이 외로운 한여울길의 친구가 되어 준다.

가만히 앉아서 물방울을 바라보고, 카메라에 담아도 보고, 심술궂게 손으로 톡! 건드려 보기도 한다. 잎 위에 줄줄줄 줄은 선 물방울들이 귀엽다.


거북이와 소라. 잠시 쉬어가는 트래킹 여행자들을 위한 의자다.


직탕폭포까지 걸어가는 오른쪽에는 한탄강이 흐르고 있다.
이 길에는 매미 소리, 한탄강 소리, 그리고 약한 내 숨소리만 흐르고 있다.


한여울길에 내 발을 들인 3시간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은 나. 아주 조용히 카메라 앵글에 담는다.


2011년 6월, 강원도 철원의 홍보대사가 된 그의 이름을 딴 길과 광장이 생겼다. 
대중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지역의 길을 알리고 홍보하면 좋지만, 한여울길 중 일부인 1.5KM를 엄태웅 길이라고 명한 것은 좀 실망스럽다. 한여울길은 한여울길이고, 엄태웅길은 엄태웅길이지 않나 ?


엄태웅길이든, 한여울길이든... 내가 걸어가려고 마음 먹었던 곳이기에 다시 걷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900M 가면 엄태웅 광장이 나온다.


길을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엄태웅의 출연 작품들.
1박 2일, 선덕여왕, 시라노 연애조작단, 가족의 탄생 등 그의 일대기를 보는 듯한 길이다.
한탄강의 자연을 그냥 자연으로 뒀으면 좋았을텐데, 왜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이렇게 엄태웅 길을 만들어야 했을까 ?


엄태웅 광장에 도착.
가장 철원다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송대소에 위치한 광장으로, 엄태웅 광장이다.
엄태웅이라는 배우를 좋아하지만, 그리고 1박2일의 캐릭터도 사랑하지만... 송대소라는 명칭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웃는 얼굴은 정말 잘 표현했구나 !!!


복불복 판을 힘차게 돌린다.
나와 같이 이 곳을 찾은 동행이 있다고 생각하고 돌렸는데,

'선물사주기' 에 당첨된다


이 광장이 멋진 절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진리다.
그래도, 짠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이다.

 

철원에 엄태웅 길이 있는 이유를 알았다. (http://jaylife.tistory.com/306)
물론 엄태웅이 철원군 홍보대사니까!! 라는 이유도 있지만, 바로 지금 소개하려는 모닝 캄 빌리지 (Morning Calm Village) 때문이 아닐까 ?

 

갈끔한 인테리어에 조용한 카페. 그리고 맛과 향을 풍기는 음악이 흘러 나온다.
멍하니 한탄강을 바라보면서 커피 한잔~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 주문하고 앉아 있는데,

무겁다고 집에 두고 온 책이 너무나 보고프다. 이런 곳에서 책을 읽는다면 스르르르 내게 스며들텐데 아쉽다. 


물의 색깔은 물의 마음을 바꾸지 못했던걸까?
비로 인한 흙탕물이라도 한탄강이 담고 있는 마음은 짠하다. 길이 136KM에 담고 있을 역사가 그리고 상처가 더 굽이굽이 흘러가는 듯 하다.


한탄강 래프팅


엄태웅길 in 한여울길.
사람들이 걷는 길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정말 좋다. 잠시 쉬어갈 수 있고, 일부분을 두고 갈 수도 있어서 좋다.


이 곳 ! 모닝 캄 빌리지는~

Sim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엄태웅을 비롯하여 엄정화, 김윤식, 주원, 서우 등이 소속되어 있는 연예기획사다. 
엄태웅길은 모닝 캄 빌리지을 중심으로 1.7km 길이로 2011년 6월에 엄태웅의 인기와 함께 생겨난 것이다. 모닝 캄 빌리지를 간접적으로 홍보할 수도 있으니 1석2조 아닐지? 물론 좋은 곳이라 입소문으로 사람들이 몰리겠지만, 무리하게 엄태웅길을 만든 것은 한여울길에 대한 예의가 아닐 듯 하다. 
 물론 엄태웅이 철원군 홍보대사이기도 하지만, 연예인이 주는 브랜드 가치를 기업에서 잘 활용한 사례라고 생각하고 싶다. 설마 철원군 홍보대사가 된 것이 모닝 캄 빌리지 때문은 아니겠지?
 
연예 기획사들의 사업영역 확장은 과연 어디까지 될지? 그리고, 기획사들의 아이디어 끝을 내가 만날 수 있을지? 


엄태웅길도 좋지만, 그냥 한여울길로만 불리는 것이 더 좋다는 건 변함없다.
엄태웅의 인기가 시들면, 이 길은 어찌할까? 철원군은 또다른 이름을 찾을 것인가?

저멀리 보이는 곳이 바로 태봉대교다.
고석정에서 2KM정도 상부로 올라가면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다리 상판위에 번지점프장을 설치한 곳이다. 높이 50M 위의 스릴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이 곳에서도 잘 보인다.  


태봉대교로 가는 길은 참 잘 꾸며져 있다.
왼쪽에는 아름다운 펜션들이 자리잡고 있고, 오른쪽은 한탄강이 흐른다.


MBC의 우결(우리 결혼했어요)의 촬영지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번지점프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번지점프는 사람들의 용기를 테스트하는 기구일까? 아니면, 잠시의 심장떨림을 얼리고 싶은 사람들의 희망일까?


지금 저 위에 서 있는 남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래서 번지점프자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위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도 두근거리기는 마찬가지다. 


태봉대교에서 들려주는 '와~~아' 하는 함성소리가 멀리까지 퍼진다.
번지점프를 하는 사람과 뛰어내리는 사람의 용기에 다시한번 박수를 치고 싶다.


한여울길을 따라 걷다 태봉대교가 다가오니 펜션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흐린 하늘이지만, 먼 곳에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색채의 펜션들이라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

태봉대교의 번지점프장과 직탕폭포가 있어서 이 곳에 펜션이 모일걸까? 
오래되어 보이는 집과 최근에 지은 집들로 가득하다.
펜션 주위는 논이 가까운 곳에 있는데, 어찌보면 태국 빠이의 방갈로 같다는 느낌도 든다. (http://jaylife.tistory.com/190
)


 


벌써 한여울길의 끝에 도착이다.

직탕폭포는 옆길로 간다.
큰 바위 2개로 자동차의 출입을 막고 있다지만, 너무 어설프다.  제주도 올레길을 걸어보셨을 런지...


길 끝에 서서 아직 조성되지 않은 저 길을 바라본다.
어쩌면 진정한 한여울길은 바로 저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조그만 이정표만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저 길을 걸을 것이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내가 저 길에 발자욱을 남겼을텐데...

진흙길을 걸어 가는 것은 내게 용기라는 덕목이 아직 함께 필요하다. 천천히 즐기며 걷는 길이 참 좋다.  

 

한여울길 끝에 서면 차도가 나온다.
차도를 따라 내려가면 바로 직탕폭포를 만날 수 있다. 
 


한탄강 협곡의 기암절벽 사이에 자연적으로 일자형 기암으로 이루어진 폭포이며, 철원 8경 중 하나다. 폭포의 폭이 80M로 가장 크며, 유일하게 강 전체가 폭포인 곳이다.
큰 기대를 하고 이 곳에 왔다면 실망이 먼저다. 하지만, 기대없이 온 나는 좋다.
한여울길이 끝나는 지점이라서 이 곳에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흘러내리는 폭포가 잠시 나를 매료시킨다.
1박 일 폭포특집에서 철원의 삼부연 폭포가 나오면서 직탕폭포도 같이 소개되었다고 한다.



직탕폭포! 직탄폭포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현지 주민들과 여행자들이 흘러가는 세월을 잡기 보다는 물고기를 낚기 위해서 이 곳에 몰려든다.


빠가사리와 떡지라는 물고기! 고추장에 살살 풀어서 매운탕으로 먹으면 맛이 끝내준다고 낚시 아저씨가 말한다.
야행성이라 지금은 입질도 좋지 않고, 평소보다 많이 잡히지도 않지만 낚시 바늘에 다시 미끼를 껴고 강물 속으로 조용히 집어 넣는다.


직탕폭포 부근에는 폭포를 감상하면서 매운탕도 감미할 수 있는 식당들이 여러 곳 있다.
현지 주민에게 물었을 때, 이 곳 식당들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 곳
폭포에 마음이 촉촉히 젖으면 한끼를 가볍게 하는 것도 모두를 위해서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나에게 먹을거니? 라고 묻는다면... 혼자서 매운탕을 먹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니까, 물론 거부한다.   


직탕폭포를 벗어나 다시 걷는다.
오늘 내가 생각했던 길은 다 걸은 지금... 그냥 발길 닿는대로 걷고 있다.
바람과  나무 그리고 맛이 있는 길을 찾아간다. 철원에 맛집은 없다! 라는 말이 계속 마음 한켠을 찡하게 한다.  


내가 지나왔던 길이지만, 놓치는 것이 참 많구나.

직탕폭포에서 하염없이 직선으로 뻗어 있는 길을 걸어간다.
차들이 한번에 확~~~ 왔다가 한번에 휙~~~ 사라져버리는 길이다.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철원 논에는 새가 날아 다닌다. 혹시 백로인가?
이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조류에 대해 잘 알았더라면...   많은 분야에 대해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어야 여행이 더 즐겁구나.


맷돌 공장인가? 오랜 추억을 담고 있을것 같은 저 앞으로 가볼까?  
아니면, 버스타고 다른 곳으로 가볼까? 라는 오만가지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  


차 한대가 유턴을 한 후 나에게 다가온다. '동두천까지 가는데 태워 드릴까요?' 라는 행운이 나에게 온다 ! 
 
하늘에는 비가 언제든지 쏟아질 것 같고, 

5시간 남짓 걷기만 한 나 ! 

맛집이 없다며 살짝 조용히 알려주신 주민분의 무언의 귀가 요청 !

어디로 갈지 행선지를 정하지 못한 지금 '동두천' 이라는 새로운 행선지가 생긴다. 천천히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나를 태워주신 분들은 고등학교 친구라는 두 명의 여자분이었는데, 백마고지에 구경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내가 이 행운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걷기 여행을 하며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베풀고 싶었던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다시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타고 있던 차가 경기도 포천으로 들어가자 비가 두두둑 쏟아지기 시작하고 이내 땅들은 비로 젖어 버린다. 내가 지금 철원에서 걷고 있었다면 분명 땅과 함께 비에 취했을 것인다. 우산도 우비도 없으니 만취하겠지?  

망향비빔국수 본점을 지나 동두천에 들어오니, 비도 그치고 마음도 한결 좋아진다. 

이번 철원 여행의 최고의 선물은 바로 '나를 태워 준 고등학교 친구 두 분' 이 아닐까 ?
여행에서 배운 것! 도움을 받은 것! 은 언제든지 다른 여행자에게 베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내게... 또 하나의 숙제가 생긴다. 


차에서 내리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내가 현재 머물고 있는 지역으로 오게 되면 꼭 연락해달라고 부탁한다.
어느 여행지에서 만날 수 있고, 같이 걸을 수도 있고, 그리고 즐겁게 떠들 수 있을 것 같다.

꼭!!! 연락주세요 ~~~

출처 : 산과 들, 여행 그리고 음악
글쓴이 : 온리하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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