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자들 탐욕, 99%가 막자” 미국 대도시로 시위 확산
한겨레 | 입력 2011.10.02 20:50
[한겨레] 뉴욕 경찰, 브루클린 다리서 시위대 700여명 체포
보스턴·워싱턴·시카고·LA서도 금융자본 규탄 시위
주코티공원 '해방구' 구실…하루 두차례 자유총회
금융권의 부패와 탐욕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시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시위는 다른 대도시로도 확산돼 전국적 운동으로 번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 확산되는 월가 시위
1일 뉴욕에서는 브루클린 다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700여명이 교통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지난달 24일 80여명이 체포된 이후 두번째다.
시위대는 월스트리트 인근 주코티 공원에 머물며 장기시위에 들어갈 태세를 보이고 있다. 시위 행렬은 "나치 은행가들" "달러보다 사람이 먼저다" 등의 문구가 적힌 펼침막 등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인다. 한편에선 인터넷으로 시위 상황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한다.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와 반전운동을 펼쳐온 영화배우 수전 서랜던 등도 최근 시위대를 방문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부패와 탐욕을 저지르는 '1%'의 반대 개념으로 '우리는 99%'라는 사이트를 만든 이들은 "더 이상 잠자코 있지 않겠다"며 "우린 현 정치경제 환경에 반대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시위에 나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시위를 모델로 다른 도시에서도 '00를 점령하라'는 형태로 자발적인 시위 인파가 형성돼 보스턴, 워싱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지거나 계획되고 있다. 이날 보스턴에서는 미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건물 밖에서 3000여명이 모여 금융권의 정경유착과 탐욕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고, 이 과정에서 24명이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직원 3만명의 해고를 발표한 바 있다.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각각 '디시(DC)를 점령하라', '엘에이(LA)를 점령하라'는 이름으로 정경유착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 시위대는 누구인가?
'월스트리트 시위'는 애초 온라인 잡지 < 애드버스트 > 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민주화 시위가 열린 이집트의 '타흐리르 광장'이 모델로, 특정한 지도자나 주도하는 조직없이 마치 '플래시 몹'처럼 시위대의 뜻에 동의하는 네티즌들이 자연발생적으로 모여 형성됐다. 처음에는 20대 젊은층 수백명이 모이는 정도에 그쳤으나, 시위가 2주일을 넘어서면서 이젠 중년층도 많이 참가하는 등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지고 있으며, 알래스카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도 모여 들고 있다. 이들은 "우린 공화당도, 민주당도 아니다"라며 특정 정파로 구분되는 것을 거부하면서도 부자, 금융권·기업 등의 탐욕이 미국 빈부 격차의 주요 원인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들이 장악한 뉴욕증권거래소 인근 주코티 공원은 '해방구'처럼 운용되고 있다. 이들은 그리스의 아고라처럼 누구나 발언할 수 있는 총회를 매일 두 차례 열어 시위 계획을 결정한다. 식사 때가 되면 기부받은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다.
시위대의 구호에는 금융권의 탐욕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가장 많으나, 지구 온난화, 사회 불평등 등 다양한 구호가 섞여있다. 1일 브루클린 다리에선 브루클린에서 맨해튼 쪽으로는 유전자 변형 식품 반대 단체와 지지자들이, 반대 방향인 맨해튼에서 브루클린 쪽으론 빈부 격차를 비판하는 시위대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보스턴·워싱턴·시카고·LA서도 금융자본 규탄 시위
주코티공원 '해방구' 구실…하루 두차례 자유총회
금융권의 부패와 탐욕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시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시위는 다른 대도시로도 확산돼 전국적 운동으로 번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 확산되는 월가 시위
1일 뉴욕에서는 브루클린 다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700여명이 교통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지난달 24일 80여명이 체포된 이후 두번째다.
시위대는 월스트리트 인근 주코티 공원에 머물며 장기시위에 들어갈 태세를 보이고 있다. 시위 행렬은 "나치 은행가들" "달러보다 사람이 먼저다" 등의 문구가 적힌 펼침막 등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인다. 한편에선 인터넷으로 시위 상황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한다.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와 반전운동을 펼쳐온 영화배우 수전 서랜던 등도 최근 시위대를 방문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부패와 탐욕을 저지르는 '1%'의 반대 개념으로 '우리는 99%'라는 사이트를 만든 이들은 "더 이상 잠자코 있지 않겠다"며 "우린 현 정치경제 환경에 반대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시위에 나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시위를 모델로 다른 도시에서도 '00를 점령하라'는 형태로 자발적인 시위 인파가 형성돼 보스턴, 워싱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지거나 계획되고 있다. 이날 보스턴에서는 미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건물 밖에서 3000여명이 모여 금융권의 정경유착과 탐욕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고, 이 과정에서 24명이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직원 3만명의 해고를 발표한 바 있다.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각각 '디시(DC)를 점령하라', '엘에이(LA)를 점령하라'는 이름으로 정경유착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 시위대는 누구인가?
'월스트리트 시위'는 애초 온라인 잡지 < 애드버스트 > 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민주화 시위가 열린 이집트의 '타흐리르 광장'이 모델로, 특정한 지도자나 주도하는 조직없이 마치 '플래시 몹'처럼 시위대의 뜻에 동의하는 네티즌들이 자연발생적으로 모여 형성됐다. 처음에는 20대 젊은층 수백명이 모이는 정도에 그쳤으나, 시위가 2주일을 넘어서면서 이젠 중년층도 많이 참가하는 등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지고 있으며, 알래스카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도 모여 들고 있다. 이들은 "우린 공화당도, 민주당도 아니다"라며 특정 정파로 구분되는 것을 거부하면서도 부자, 금융권·기업 등의 탐욕이 미국 빈부 격차의 주요 원인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들이 장악한 뉴욕증권거래소 인근 주코티 공원은 '해방구'처럼 운용되고 있다. 이들은 그리스의 아고라처럼 누구나 발언할 수 있는 총회를 매일 두 차례 열어 시위 계획을 결정한다. 식사 때가 되면 기부받은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다.
시위대의 구호에는 금융권의 탐욕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가장 많으나, 지구 온난화, 사회 불평등 등 다양한 구호가 섞여있다. 1일 브루클린 다리에선 브루클린에서 맨해튼 쪽으로는 유전자 변형 식품 반대 단체와 지지자들이, 반대 방향인 맨해튼에서 브루클린 쪽으론 빈부 격차를 비판하는 시위대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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