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는 식품의 '혈당지수'를 정확히 알고 먹어야 한다. 혈당지수란, 포도당 100g이 올리는 혈당치를 100으로 놓고, 다른 식품 100g이 올리는 혈당치를 이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이다. 최근 한국인이 많이 먹는 식품의 혈당지수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당지수와 식사량 함께 고려해야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송윤주 교수팀이 한국인이 많이 먹는 식품 653가지를 선정한 뒤, 각 식품의 혈당지수를 분석했다.
◇과일 달지 않다고 혈당지수 낮은 것 아냐
경희대 국제동서의학대학원 조여원 교수팀은 사과·귤·배·수박·감·포도·참외·복숭아 등 8가지 과일의 당도와 혈당지수를 비교했다. 비교 결과, 당도와 혈당지수는 비례하지 않았다. 과일 당도란, 과일 100g에 포함된 당분의 양이다. 당도는 사과(14.4Brix)→포도(13.46)→감(12.93)→참외(12.33)→귤(10.75)→복숭아(10.41)→수박(10.34)→배(10.31) 순서로 높았다. 반면, 혈당지수는 복숭아(56.5)→수박(53.5)→참외(51.2)→귤(50.4)→포도·감(48.1)→배(35.7)→사과(33.5) 순이었다. 조여원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은 달지 않은 과일은 혈당을 높이지 않을 것이라고 오해한다"며 "과일은 당도보다 혈당지수를 보고 골라 먹으라"고 말했다.
차움 푸드테라피센터 이기호 교수는 "과일은 하루에 한두 번 식후 30분이 지난 뒤에 먹되, 사과 3분의 1쪽, 귤 한개, 감 반쪽, 배·복숭아 4분의 1쪽 중 한 가지만 먹으라"고 말했다.
◇만들어 먹는 방법도 중요
같은 식품이라도 조리하는 방법과 식사법에 따라서 혈당지수가 달라진다.
영남대 영양관리학과 서정숙 교수는 "대부분의 식품은 가열·분쇄·건조 등의 과정을 거치면 혈당지수가 높아진다"며 "당뇨병 환자는 채소·과일은 날로 먹고, 쌀과 국수는 많이 익히지 말라"고 말했다. 이기호 교수는 "탄수화물은 콩 등 식물성 단백질과 함께 먹으면 혈당 상승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며 "국수, 떡, 피자 등을 먹을 때는 콩 반찬이나 두유를 곁들이라"고 말했다. 또, 음식을 천천히 먹거나 식사 전에 물 한 컵을 마시면, 포만감이 생겨서 덜 먹게 되므로 혈당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h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