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하지 말라던 영화 수천명 힘으로 기적 이뤄"
‘또 하나의 가족’ 김태윤 감독·박철민출처 스포츠경향 작성 부산|박은경 기자 입력 2013.10.09 21:29 기사 내용
한상구(박철민)는 25년간 속초에서 택시 운전을 해온 착실한 가장이다. 고교를 졸업한 딸 윤미(박희정)가 '진성 반도체' 공장에 취직하자 "초등학교밖에 안 나온 놈의 딸이 한국에서 제일 좋은 회사에 갔다"고 기뻐한다. 한상구는 "윗사람 말 잘 듣고 노조 같은 건 가입하지 말라"고 딸에게 당부한다. 딸은 일한 지 2년 만에 백혈병을 얻는다. 회사 인사관리팀 직원은 집까지 찾아와 누워있는 딸에게 사표를 종용한다. 사표를 내면 4000만원의 위로금을 주겠다고 한다. 골수이식을 받아야 하는 윤미네 가족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영화 <또 하나의 가족>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영화는 고 황유미씨와 아버지 황상기씨를 주인공으로 한 실화다. 황유미씨는 21살이던 2003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입사한 후 2005년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2007년 세상을 떠났다.
김태윤 감독(사진 왼쪽)은 "주변에서 '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 만들게 됐다"고 했다.
박철민(오른쪽)은 부성애 연기로 관객들이 눈물을 쏙 뺀다. 대학교 2학년 딸이 "아픈 영화지만 아빠가 꼭 했으면 한다"고 권유했다고 한다.
제작비는 10억원 정도. 개인투자자들이 4억3000만원을 모으고, 제작두레로 6600여 명이 약 2억8000만원을 보탰다.
박철민은 "광주의 한 슈퍼마켓 주인은 200만원 상당의 과자와 라면을 간식으로 보냈다. 멀리서 직접 운전해 전달해준 정성에 모두 감동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가방, 갓김치, 블루베리를 보낸 분들도 있어서 팔아서 제작비에 보탰다"고 말했다. 박철민은 "촬영비가 없어 힘든 날도 많았으나 운명처럼 투자자가 돈을 보내왔다. 작은 기적이 이어져 만든 영화"라고 했다. 박성일 프로듀서는 "연말이나 연초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박철민은 "엔딩 자막에 제작두레로 참여한 사람들의 수천 명의 이름이 올라간다. 그들이 또 하나의 가족이고, 그것이 우리 영화의 힘이다. 관객들도 또 하나의 가족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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