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주택 방범의 모든 것
04 기획특집 - 주택 방범 월간 전원속의 내집 취재 조고은 입력 2014.04.25 16:59 수정 2014.04.25 17:10
많은 사람들이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주택의 단점으로 '방범 문제'를 손꼽는다. 소규모주택에 살고 있으면서도 늘 범죄와 낯선 자의 침입이 불안한 건축주들, 혹은 취약한 방범 때문에 집짓기를 망설이는 예비 건축주들에게 전하는 알짜배기 정보. 주택의 방범 설계부터 무인경보시스템, 각종 자가 방범 장치까지 내 가족을 더 안전하게 지켜줄 다양한 방법들을 전한다.
Chapter 01 방범설계
처음부터 '안전하게' 짓자
방범 대책, 주택 설계부터 시작한다
관리체계를 잘 갖춘 아파트를 떠나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주택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에게 방범 문제는 늘 걸림돌이 된다. 이를 설계단계부터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은 없을까?
점점 흉흉해지는 세상에 내 집에서도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늘자 정부는 작년 1월 건축물 범죄예방 설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올 연말부터는 건축법을 개정해 이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공동주택에만 집중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의무화 적용 역시 아파트, 고시원, 오피스텔 등의 다중이용시설에만 해당된다. 범죄 표적이 될 확률이 더 높은 소규모주택의 방범 문제에는 아직 구체적인 연구나 정부 차원의 대책이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택 설계 단계부터 방범 디테일을 적용하면 좀 더 안전한 집이 될 수 있다. 이때,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성향과 주택의 주변 환경 등이 미리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먼저, 가족들과 주택에 적용될 방범 기능의 정도를 논의해보는 것이 좋다. 사람에 따라 방범 의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단독주택 특유의 개방감을 중시하고, 또 다른 사람은 조금 답답하더라도 철통 보안 수준의 방범 기능을 갖추기를 원한다. 맞벌이 부부, 주말부부, 고령자만 사는 집 등의 가족 상황에 따라서도 방범의 정도와 기능을 달리할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주변 환경이다. 주택과 외부공간의 경계가 되는 담장은 주택이 밀집해 있는 곳에 있느냐, 인적이 드문 전원에 있느냐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담장이 높고 폐쇄적인 구조가 외부인의 침입을 막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주변 통행량이 많은 주택가에서는 그렇지 않다.
투시성이 있는 소재이거나 높이가 낮은 담은 안으로 들어가기는 쉬워도 범죄자가 내부에서 하는 일을 외부에 그대로 노출하기 때문에 오히려 범죄 확률을 줄여준다.
즉, 이웃 간의 자연적 감시가 범죄 예방 효과를 불러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웃 간의 거리가 멀고 주변의 통행량이 적은 전원주택에서는 낮은 담이 오히려 침입을 도울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이럴 때는 현관문의 소재, 방범창과 같은 각종 방범 장치 등 건축자재와 시공에 집중하거나 무인경비시스템 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당의 조경도 울창한 것보다는 잘 정돈된 편이 범죄 심리를 위축시키고, 주택 외벽 근처에 도둑이 밟고 올라설 디딤돌 역할을 할 짐이 놓여있지 않도록 주의하자.
또, 기본적으로 복잡한 형태의 주택이 단순한 형태의 주택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의 절도피해 확률을 가진다. 요철이 많거나 동선이 복잡한 주택은 범죄자가 몸을 숨길 수 있는 차폐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주택 디자인과 건축주 성향, 환경과의 연계까지 아우르는 방범 설계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앞으로 각 주택의 건축주와 설계자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창문
- 창 아래에는 발판이 될 만한 것을 두지 않는다.
- 방범창, 방범유리 등을 시공하거나 반드시 잠금장치가 있는 창호를 사용한다.
- 외국의 경우, 벽면을 차지하는 큰 출입창에 셔터나 덧문을 설치하기도 한다.
출입구
- 현관과 대문의 위치는 통행량이 많은 큰 도로에 면한 곳이 좋다. - 금속 절단기 등에도 잘리지 않는 강도의 견고한 소재로 된 제품을 선택한다. - 현관의 경첩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아무리 좋은 현관문이어도 경첩을 뜯어내면 누구나 쉽게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 현관문의 잠금 방식은 래칫 볼트보다는 데드 볼트(dead bolt: 열쇠로 작동하면 끝부분이 자물쇠 받이판에 끼워지면서 문이 잠기게 되는 부분. 경사진 끝부분이 문손잡이에 의해 작동되는 래칫 볼트(latch bolt)는 문틈으로 카드 등의 납작한 물건을 사용해 힘을 가하면 열릴 수 있다.) 방식이 안전하다.
외벽•설비
- 요철이 많고 복잡한 외벽은 침입을 위한 디딤돌이 된다. - 어두운 외벽이 범죄자의 보호색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밝은 색을 사용한다. - 모든 옥외설비시설은 창문과 1.5m 이상 이격한다. - 전기, 가스 등의 검침용 기기는 주택 외부에 설치하여 불필요한 사람이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최대한 막는다.
마당과 외부
- 조경은 나무와 식물의 울창한 잎이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정돈한다.
- 창문 아래 혹은 외벽을 따라 바닥에 자갈을 깔면 누군가 접근했을 때 자갈 밟는 소리가 경보음 역할을 한다.
조명
- 주출입구 근처에 일정 조도 이상의 조명을 사용한다.
- 주택의 좌•우•뒤편에 보안등을 설치한다.
- 출입문으로 가는 통로에 유도등을 설치한다.
담장•발코니 난간
- 기본적으로 밖에서 집이 잘 보이도록 해야 한다.
- 낮은 담장으로 자연적 감시(이웃 간 감시) 효과를 높이고, 범죄자가 높은 담장을 딛고 2층으로 침입할 수 없도록 한다.
- 조경으로 담을 대신하거나 격자모양, 나무 울타리 등 투시성 있는 소재와 디자인이 필요하다.
- 발코니 난간에도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소재, 디자인을 적용한다.
Chapter 02 무선 방범시스템
똑똑하고 편리한 우리 집 방범 대책
'무선'으로 한 단계 진화한 보안경비시스템
가입만 하면 알아서 방범 관리를 해주는 보안경비시스템. 최근에는 무선 인터넷망을 이용한 시스템이 주를 이룬다. 그중 소규모주택에 적합한 서비스를 만나보자.
요즘에는 상가, 빌딩,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주택은 물론, 단독주택에서도 보안서비스업체의 무인경비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설치비와 매달 일정비용을 내면 전문 업체가 알아서 범죄예방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편리하고 안심된다는 장점이 있다. 외부에 보안서비스업체의 스티커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방범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스티커는 일반적으로 집의 내외부에 각종 감지센서를 설치하여 범죄자의 침입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경비원이 출동하는 서비스에 가입하면 기본으로 제공된다. 여기에 CCTV 서비스, 조명, 가스, 콘센트 등 각종 에너지 경보 및 제어가 가능한 편의 서비스, 원격제어와 모니터링 서비스 등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인 단독주택, 다세대주택에서 보안서비스를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은 주택의 규모나 설치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침입 또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여 출동서비스를 이용하게 됐을 때, 상품에 따라 건당 5천~2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주거형태를 만족하게 할 맞춤형 상품으로, 기본료를 최소화한 저가형 서비스도 제공된다. 특히 배선할 필요가 없어 설치가 간편한 무선 보안경비시스템 중 소규모주택에는 어떤 것이 적합한지 모아 봤다.
다세대•다가구주택에 적합한 스마트 방범시스템
핵심 방범•신변안전•생활편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이 시스템은 공동주택 전용 시스템으로, 다세대주택이나 다가구 주택에 적합하다. 무선 시스템으로 집 안 어느 곳이든 편리하게 설치할 수 있고, 맞벌이 부부, 노부부 등 건축주 가족 특성에 따라 5개의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어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안심귀가서비스 '에스원 지니콜U'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제공해 아내, 아이 등의 귀가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 집 밖에서의 안전까지 책임진다.
↑ 세콤 홈블랙박스, 에스원, 베이식 패키지 3만5천원(3년 약정 기준), 출동서비스 건당 1만원
방범은 기본, 홈네트워크까지 구현하다
무선 보안시스템은 설치 방법이 단순 부착에 가깝기 때문에 시공기간이 비교적 짧고 무선 주장치의 크기가 작아 설치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ADT캡스는 이와 더불어 침입감지, 영상 모니터링 등 기본적인 보안서비스는 기본이고, 필요에 따라 가스 밸브나 조명, 콘센트를 제어하고 누수, 화재, 가스 경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종합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밖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과 관리•원격 제어가 가능한 덕분에 방범 관리가 쉽지 않은 전원주택이나 집을 자주 비우는 경우에 사용하기 좋다.
↑ ADT캄(ADT Calm), ADT캡스, 가정용 기본패키지 5만9천원, 출동서비스 건당 5천원
안전은 물론 세련된 디자인까지 잡았다
작고 슬림한 탁상형으로 2011 굿디자인어워드, 핀업디자인 어워드 등 각종 디자인 대회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는 무선 보안시스템. 위험 상황 발생 시 리모컨에 포함된 비상버튼을 눌러 출동 요청을 할 수 있으며, 리모컨에는 IP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어 상황에 따라 CCTV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주택 내•외부에 설치되는 센서라이트 IP 카메라는 밤중에 외부인이 5~10m 정도의 일정 거리로 접근했을 때 플래시를 터뜨려 범죄를 예방한다. 이 역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원격 제어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 세콤아트, 에스원
저렴한 월정액의 실속형 무인경비시스템
안심이 되긴 해도, 별일 없이 몇 년 동안 매달 많게는 10만원씩 내다보면 왠지 억울한 기분이 든다는 건축주도 많다. 월 1만원대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외부침입 실시간 감지, 침입 경보, 긴급 출동 서비스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마저도 부담스럽다면 제품만 구입해 동봉된 매뉴얼을 보고 직접 설치할 수도 있다.
무선감지기를 출입문과 창문에 부착한 후 보안모드를 설정하면, 외부 침입 발생 시 중계 장치에서 경고방송과 사이렌이 울린다. 이와 동시에 지정된 휴대폰으로 즉시 문자메시지가 발송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상벨을 누르면 긴급출동을 요청할 수 있으며, 월정액이 저렴한 대신 출동서비스 비용은 건당 2만원이다. 기본적으로 무선 리모컨, 비상벨, 자석감지기 등이 제공되는데, 1~2인 가정에 특화된 상품이므로 주택의 크기나 환경에 따라 IP 카메라, 보안감지기 등이 더해지면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 텔레캅 홈가드, KT텔레캅, 월정액 1만5천원(부가세 별도, 2년 약정 기준), 출동서비스 건당 2만원
TIP 보안경비시스템 선택•계약•설치
하나, 가격이 싸다고 혹해서 무작정 가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소규모주택 중에서도 다세대•다가구•단독 등 각 형태에 따른 특성과 가족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꼭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 측면에서 유리하다. 약관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둘, 보안업체를 선택할 때에는 각 주택의 특성을 고려하고 건축주의 요구를 적절하게 풀어내어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곳을 찾는 것이 좋다. 체계화된 출동 시스템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는지, 외진 곳에 있는 전원주택의 경우에는 전국적인 출동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이외에 관제센터 운영 노하우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셋, 무선 형태의 상품일 때는 상관없지만, 유선인 경우에는 전기선 배관할 때 미리 방범시스템 배선을 해야 미관상 깔끔하다. 따라서 전기선 배관 공사 최소 2~3일 전에는 보안업체와 상담하여 금액과 설치 일정 등을 협의해두는 편이 좋다. 일반적으로 바닥공사가 시작될 때쯤 방범시스템 상담을 시작하면 된다. 설치비용은 별도로 발생하며, 월 이용료는 입주시기부터 적용한다. 취재협조 삼성에스원 1588-3112 www.s1.co.kr ADT캡스 080-786-6400 www.adtcaps.co.krKT텔레캅 1588-0112 www.telecop.co.kr
Post-it
밖에서도 내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는
범죄 예방 애플리케이션 LIST
집 밖에서 더 걱정인 아이와 늦은 밤길에 다녀야 할 때가 많은 아내 혹은 남편을 위해 준비했다.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이 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소개한다.
↑ Safe Taxi(안전 택시) _ 안드로이드, 무료
늦은 밤 택시를 탄 아내나 아이가 걱정된다면, Safe Taxi를 통해 어디쯤 오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택시번호를 입력한 후, '탔어요' 버튼만 눌러주면 지정된 번호로 위치 정보가 전달된다. 위치정보 웹페이지가 문자메시지로 전송되어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고, 휴대폰의 고유정보를 사용하지 않고 위치를 공유한다는 점이 안심이다. 가짜 전화음 재생, 손전등, 블랙박스 기능도 갖췄으며, 비슷한 기능으로 iOS에서는 '택시안심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 민감한 전화기 : 안심 지킴이 _ iOS, 유료
주변 소리에 반응하여 사용자가 미리 등록한 전화번호로 전화 및 FaceTime(영상통화)을 걸어준다. 어두운 밤길에 누군가 따라오는 것 같을 때, 전화를 걸기 어려울 만큼 위급한 상황일 때는 물론, 아이가 자다가 깼을 때 울음을 감지하는 등 생활에 응용할 수도 있다. 10초 타이머 기능으로 실수로 전화가 걸리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으며, 반응하는 소리 세기를 직접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백그라운드 모드에서는 일시중지 상태로 바뀌므로 주의해야 한다.
↑ 스마트안전귀가 _ 안드로이드•iOS, 무료
안정행정부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상 지역이 서울•경기도에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용자가 설정한 목적지까지의 이동 경로가 지정한 상대방에게 문자와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로 실시간 전송된다. 알림 간격을 1분에서 120분까지 조정할 수 있으며, 지정된 경로를 이탈하거나 우범 지역을 지나갈 때도 벨 또는 진동으로 알려준다. 특히, 위급한 상황일 때 주변의 병원, 약국, 경찰서, 아동안전지킴이집 등 생활안전시설 정보를 제공해 유용하다.
↑ 흔들면 범죄예방 _ 안드로이드, 무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어두운 밤길에 누군가 따라왔을 때 휴대폰을 흔들면 자동으로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된다. 실행된 상태에서 위치 전송 버튼을 누르면 현재 나의 위치와 지도 이미지를 미리 지정한 보호자에게 전송하는 방식이다. 위험에 처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사이렌 기능도 있다. 하지만, GPS 기능을 켜놓아야 자신의 위치를 전송할 수 있고, 흔들기만 하면 바로 문자 전송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조금 아쉽다.
Chapter 03 자가방범
우리 집 지키는 아이디어 제품들
내가 직접 설치하는 방범 아이템
최근 일반 가정에서도 방범 수단을 갖추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직접 설치하여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아이디어 방범 제품들이 건축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미 지어진 집이라 방범 설계를 적용하기 어렵다면, 창호, 현관, 담장 등에만 방범 장치나 자재를 따로 시공할 수 있다. 무인경비시스템 대신 직접 CCTV나 열 감지기, 적외선 감지기 등을 설치하여 이용하는 건축주도 많다. 외부의 도움 없이 자체적인 방범이 가능한 아이템들을 모았다.
도둑이 들어오는 길, 창문을 사수하라
현관문뿐 아니라 뒷문, 테라스, 창문 등 사람이 드나드는 출입구는 모두 범죄자 침입의 통로가 된다. 특히 창문, 테라스 출입창 등은 몇 중으로 잠금장치가 되어 있는 현관문보다 열고 들어가기가 쉬워 범죄자들이 자주 선택하는 침입 경로다. 밖에서 창틈으로 연장을 밀어 넣어 강제로 벌리면 잠금장치가 풀려 창문이 열리는 수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방범창을 하는 사례가 많지만, 미관상 좋지 않다는 단점이 늘 지적됐다. '창살 없는 방범창'이라 불리는 예스락은 미닫이창문의 중앙 상단과 하단에 간단히 설치하기만 하면 일정 간격 이상 열리지 않도록 해준다. 시야를 답답하게 가로막는 방범용 창살 없이도 안심하고 창문을 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문이 조금이라도 열리면 자동으로 잠긴 상태가 되므로 열린 곳에 손을 넣어 제품을 조작해 침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창문을 닫았을 때도 자동으로 잠기는 이중 잠금장치가 되어 있으며, 내부에서는 얼마든지 문을 활짝 여닫을 수 있다.
↑ 예스락 상하단 세트 79,600원. 전동공구만 있으면 쉽고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다.( 예스락 02-451-8388 www.yeslock.com)
창의 유리 역시 걱정되는 부분이다. 아무리 잠금장치가 완벽하게 되었다 한들 유리를 깨거나 유리절단용 칼로 도려내고 들어오면 막을 도리가 없다. 사실 무인경비시스템을 이용하더라도 출동하는 5~10분 사이에 이미 범죄 행위가 완료되는 일이 다반사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성능이 좋은 방범 유리창을 시공하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다면 기존 유리창에 방범 필름을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방범 필름이 범죄자의 침입을 막아주는 기본적인 원리는 '비산성'이다. 유리가 파손됐을 때 조각나 흩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말한다. 즉, 창문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관통되는 것을 막아 침입을 지연시키는 원리다. 실제 범죄자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침입시간이 길어질수록 침입을 포기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일본의 설문 결과가 있다. 침입시간이 5분만 지연되어도 68%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방범 필름은 인장 강도가 강해 깨진 유리에도 찢어지지 않는다. 덕분에 유리절단용 칼을 써도 창이 관통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안전규격 및 방범 규정 인증을 받은 글라스틴트의 방범필름은 창에 필름의 접착제와 반응하는 용액을 뿌린 후 압착하는 방식으로 시공한다. 가격은 1㎡당 4만~10만원 선.
제품은 2mil부터 15mil까지 두께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데, 내 집 유리창의 종류나 두께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필름이 다르므로 두껍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필름은 유리창 안쪽에 시공하며, 밖에서 봤을 때 필름 시공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하고 가시성이 좋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면 밖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색을 넣을 수도 있다. 시공은 DIY로 할 수도 있지만, 얇은 필름이라 외부의 충격, 먼지 등에 예민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손에 맡기는 편이 좋다. 특히 창호 프레임과의 연결 부분이 들뜨지 않도록 깔끔하게 마감해야 창 전체를 강하게 잡아주어 방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글라스틴트 02-3446-4074 www.glasstint.co.kr
방음, 단열까지 해결해주는 전동 방범셔터
창문을 통한 침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범셔터도 있다. 독일 등의 외국에서는 이미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에도 1층 테라스에 방범셔터를 설치한 사례가 많다. 거실 또는 주방의 한쪽 벽면이나 테라스 등에 출입이 가능한 창을 시공했을 때, 외부에 셔터를 설치하면 방범효과는 물론 커튼과 같은 사생활 보호 기능과 방음, 단열 등 부가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특히 솜피 모터를 장착한 전동셔터는 외부인이 밖에서 힘으로 들어 올릴 수 없게 되어 있어 침입을 막아주며, 각종 방범 방재 센서와 연동하여 이용할 수도 있다. 솜피 모터는 셔터를 감는 샤프트 내부에 삽입되어 구동되고, 외부의 전원을 공급받아 리모컨이나 타이머, 태양 센서 등에 의해 작동한다. 가정 자동화 시스템과 연동하면 설정된 온도나 시간 등을 직접 설정하여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할 수 있는데, 덕분에 집을 비울 때에도 안심이다. ㈜솜피 031-600-5250 www.somfy.co.kr
↑ 외부에 방범셔터를 설치한 주택의 모습. 리모컨으로 필요에 따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뾰족한 가시로 외벽 침입 경로 차단하기
↑ 담장용 방범 덮개, 가시캡, 480㎜당 1만6천원. 소규모주택 배관용은 480㎜당 2만원.
뉴스에서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 빌라 등의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집을 털었다는 보도를 종종 보게 된다. 주택의 외벽을 따라 이어지는 배관 설비는 항상 위험요소로 지목되어 왔다.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공동주택 배관 위에 뾰족한 가시가 있는 덮개를 시공할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가시형 방범 덮개는 배관뿐 아니라 담장 위, 창턱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단독주택에서도 유용한 방범 장치가 될 수 있다.
스테인리스 재질로 된 가시형 방범 덮개는 강도가 강하며 쉽게 부식되지 않는다. 실리콘과 사다리만 있으면 누구든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 가시의 길이가 길고 날카롭지 않으면 두꺼운 장갑을 끼고 더욱 쉽게 올라설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배관, 담장 등 시공 위치에 따라 제품 모양이 달라지므로 적합한 것으로 선택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자. 가시캡 1599-6225 www.gasicap.com
간단한 설치로 어디서나 감시가 가능한 IP 카메라
최근 무선 방범시스템 상품도 많아졌지만, 기본적으로 무인경비시스템은 전화선을 이용하여 통신하거나 경비업체에서 출동하여 현장을 확인하는 방식이 주가 된다. 관제사가 고객의 집을 함부로 들여다볼 수 없는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때문에 최첨단 보안업체에서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결국 '내 집은 내가 직접 지키는 것'. 자가 방범 아이템 'IP 카메라'는 월정액 부담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가정용 CCTV다.
일반적인 CCTV는 CCTV 카메라, DVR 장비, 모니터 등을 혼용하여 사용해야 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약 60만~100만원 이상의 초기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IP 카메라는 인터넷 공유기에 직접 연결하기만 하면 되고 부수적인 장비가 필요 없어 가격 면에서도 저렴하다. 밖에서 스마트폰 원격 제어로 카메라를 회전시킬 수 있어 한 대만으로도 집 안 구석구석 들여다볼 수 있으며, 열 감지 센서, 도어 센서, 충격 센서 등을 추가로 구입해 사용할 수도 있다.
IP 카메라는 개인이 직접 구매하여 주택 내외부에 설치만 하면 원격 영상 관제, 침입 통보, 원격지 영상녹화, 스마트폰을 통한 실시간 감시 등의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정전이 되거나 카메라의 전원이 꺼졌을 때, 인터넷에 문제가 발생해 접속할 수 없을 때 중앙서버가 신호가 없음을 감지하여 사용자에게 SMS를 발송하는 등의 부가서비스도 있다. 작지만 스마트한 CCTV로 누구나 간편하게 방범효과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다.
↑ 넷큐리, NTI-300 BASIC(좌) 9만9천원, NTI-300 BEST(우) 13만9천원 <㈜넷큐리 테크놀로지 0707-500-7272 www.netcury.com>
방범카메라 선택 체크리스트
카메라 해상도
HD급이 아닌 저화질 CCTV의 촬영 영상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식별하기 어렵다. 최소 100만 화소 이상이어야 식별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저장 용량•기간
CCTV 본체의 저장 용량과 저장 기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화소수가 높을수록 본체의 저장능력이 줄어든다.
회전이 되는가?
가정에서는 일반 상업시설이나 사무실처럼 여러 대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므로,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는 회전형 카메라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사후 관리
CCTV 설치 후 AS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도 중요하다. 24시간 작동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보통 1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A/S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으니 꼭 확인하자.
꿩 대신 닭! CCTV 대용품 아이디어
CCTV 대신 차량용 블랙박스를 활용할 수 있다. 일정한 범위의 공간만 촬영되겠지만, 높은 해상도 덕분에 범인의 얼굴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쓰지 않는 스마트폰이 있다면 무선 인터넷에 연결해 CCTV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도 된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IP Webcam, BestCam, 너머해 CCTV, iOS 기반의 camWatchedog Lite 등이 있다.
자문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이경훈 교수 참고 도서 『빛, 바람, 동선이 좋은 집짓기』, 삼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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