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모욕은 유죄, 이슬람 모독은 무죄?
佛 ‘표현의 자유’ 이중잣대 논란세계일보김희원입력2015.01.15 20:28수정2015.01.16 01:43
이슬람 모독은 '표현의 자유', 유대인 모독은 '테러 찬양'인가.
알카에다 예멘지부의 프랑스 언론 테러를 둘러싸고 '표현의 자유' 논쟁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의 이중잣대가 도마에 올랐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무함마드를 풍자한 샤를리 에브도 최신판이 매진되자 "샤를리 에브도가 새로 태어났다"며 "테러리스트들은 남자도, 여자도 죽일 수 있지만 그들의 생각은 죽일 수 없다"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를 재차 지지한 것이다.
유튜브 제공같은 날 프랑스 코미디언 디외도네 음발라 음발라는 '테러 찬양' 혐의로 체포됐다. 그가 며칠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밤 나는 '샤를리 쿨리발리'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적었는데, 이 글이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틀 뒤 발생한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극의 범인 아메디 쿨리발리에 동조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그의 변호인 다비드 드 스테파노는 "정부는 오늘 아침에도 표현의 자유를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검찰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 이후 디외도네와 같은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54명이다. 인터넷 인권단체 '라 콰드라튀르 뒤 넷'의 홍보 담당인 아드리안 샤르메는 "드디어 표현의 자유의 '위선'에 대해 얘기할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붙잡힌 사람들이 철없는 10대이거나 술에 취한 상태로 글을 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들을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 프리랜서 기자인 샤리프 나샤시비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기고문에서 '표현의 자유에 제한이 없다'면서도 무슬림에 대한 법적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프랑스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를 부정하는 것은 범죄로 규정되지만 다른 학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무슬림들은 학교나 공공장소에서 전통 복장을 하거나 기도하는 것이 금지된다. 분명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는 "샤를리 에브도가 (최신호) 1면에 종교 만평을 싣는 동안 왜 디외도네는 공격을 받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의 동의어가 돼 버린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를 변형해 다른 종교를 모욕하는 자유는 허용할 수 없다는 의미의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란 구호가 등장했다"며 "표현의 자유의 한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과연 프랑스에서 표현의 자유가 모든 시민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쇄 테러 이후 프랑스 내 이슬람 주민들 사이에 소외감과 보복 우려가 확산되자 올랑드 대통령은 진화에 나섰다.
그는 15일 파리에 있는 세계아랍연구소를 찾아 "프랑스 이슬람교도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갖고 있다"며 "프랑스는 모든 종교를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알카에다 예멘지부의 프랑스 언론 테러를 둘러싸고 '표현의 자유' 논쟁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의 이중잣대가 도마에 올랐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무함마드를 풍자한 샤를리 에브도 최신판이 매진되자 "샤를리 에브도가 새로 태어났다"며 "테러리스트들은 남자도, 여자도 죽일 수 있지만 그들의 생각은 죽일 수 없다"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를 재차 지지한 것이다.
나스리 알안시 알카에다 예멘지부 사령관이 14일(현지시간) 유튜브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프랑스 파리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며 테러범인 쿠아치 형제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이틀 뒤 발생한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극에 대해서는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면서도 인질범 아메디 쿨리발리를 찬양했다.
유튜브 제공같은 날 프랑스 코미디언 디외도네 음발라 음발라는 '테러 찬양' 혐의로 체포됐다. 그가 며칠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밤 나는 '샤를리 쿨리발리'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적었는데, 이 글이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틀 뒤 발생한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극의 범인 아메디 쿨리발리에 동조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그의 변호인 다비드 드 스테파노는 "정부는 오늘 아침에도 표현의 자유를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검찰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 이후 디외도네와 같은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54명이다. 인터넷 인권단체 '라 콰드라튀르 뒤 넷'의 홍보 담당인 아드리안 샤르메는 "드디어 표현의 자유의 '위선'에 대해 얘기할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붙잡힌 사람들이 철없는 10대이거나 술에 취한 상태로 글을 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들을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 프리랜서 기자인 샤리프 나샤시비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기고문에서 '표현의 자유에 제한이 없다'면서도 무슬림에 대한 법적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프랑스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를 부정하는 것은 범죄로 규정되지만 다른 학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무슬림들은 학교나 공공장소에서 전통 복장을 하거나 기도하는 것이 금지된다. 분명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는 "샤를리 에브도가 (최신호) 1면에 종교 만평을 싣는 동안 왜 디외도네는 공격을 받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의 동의어가 돼 버린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를 변형해 다른 종교를 모욕하는 자유는 허용할 수 없다는 의미의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란 구호가 등장했다"며 "표현의 자유의 한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과연 프랑스에서 표현의 자유가 모든 시민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쇄 테러 이후 프랑스 내 이슬람 주민들 사이에 소외감과 보복 우려가 확산되자 올랑드 대통령은 진화에 나섰다.
그는 15일 파리에 있는 세계아랍연구소를 찾아 "프랑스 이슬람교도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갖고 있다"며 "프랑스는 모든 종교를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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