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으로 돌아가다.

스탠딩 뮤지컬 1946 화순 앵코르 공연

소한마리-화절령- 2015. 10. 12. 15:39

스탠딩 뮤지컬 화순 앵코르공연

 

지난 9월 대학로에는 작은 지진이 일어났다. 경험과 상상이라는 독립된 사무실도 없는 작은 극단이 만든 스탠딩 뮤지컬 '화순'이 공연되었다. 9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하루 두번 모두 여섯번 역시 100명의 관객이 들어가면 꽉차는 비좁은 소극장 '오르다'에서 상연되었다.

 

소극장에서 열리는 뮤지컬도 뭔가 어색해 보이지만 출연진은 객석 수에 맞먹는 60여명에 이르는 대작(?)인데 사흘간, 여섯번의 공연이 모두 매진되었고 예상을 깬 배우들의 열정넘치고 수준높은 열연에 관객들은 뜨거운 감동으로 환호했다.

 

1946년 해방공간에서 전라남도 화순탄광에서 미군정에 의해 자행된 탄압사건을 발굴하여 극화한 작품이다. 미군정이 해방 1주년을 기념하려는 노동자들의 행진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학살극을 다룬 작품으로 노동문제와 민족의식이 잘 결합된 작품이다.

 

주제의 희소성에 이끌려 찾은 관객들이 많았겠지만 현장에서는 참여한 배우들의 열연에 시종일관 몰입과 감동의 연속을 경험한 것이다.

 

여섯번의 공연을 모두 채우고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낸 '화순'은 대학로 연극계에 큰 반향을 몰고왔고 114일부터 8일까지 5일간의 앵코르 무대로 이어지게 됐다. 공연장소는 지난번 소극장보다는 조금 큰 공간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 뒤에 있는 동숭동교회 엘림홀이다. 200석 규모이니 두배로 커진 공간이다. 화순 현지에서도 자신들의 묻힌 역사를 재조명한 뮤지컬을 단체관람하겠다고 예약하고 여러 사업장의 노조에서도 같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한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은 극단이 만든 뮤지컬이 불러일으키는 작은 지진이 좀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우리 이야기가 바탕이 된 토종 뮤지컬이 미스사이공, 오페라의 유령 등을 넘어서는 진도 7 이상의 대지진이 되기를 기대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쿠데타가 백주에 벌어지는 하수상한 시절에 70여년전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있던 사건을 재조명한 이 작품에 많은 관심, 관람을 바란다.

 

앵코르 공연날자는 11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장소는 한국방송통신대학 뒤 동숭동교회 엘림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