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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스승이 말하는 조성진.."전설적 연주자 계보 잇는 쾌거"

소한마리-화절령- 2015. 10. 21. 17:09

두 스승이 말하는 조성진.."전설적 연주자 계보 잇는 쾌거"

피아니스트 신수정·박숙련연합뉴스 | 입력 2015.10.21. 15:08 | 수정 2015.10.21. 15:31

피아니스트 신수정·박숙련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세계적 권위의 폴란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조성진은 고등학교 2학년 때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한국에서 피아노를 배운 사실상의 국내파 연주자다.

한국에서 그를 가르친 스승은 두 명이다. 피아니스트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대한민국예술원 회원)와 박숙련 순천대 교수다.

여섯 살에 우연히 친구를 따라 음악학원에 가면서 피아노를 처음 접한 조성진은 개인지도를 받는 것이 좋겠다는 선생님의 권유로 초등학교 3학년 때 예술의전당 영재아카데미에 들어간다. 여기서 박숙련 교수를 처음 만나 본격적으로 피아노 수업을 받았다.

조성진, '쇼팽 피아노 콩쿠르' 1위       (바르샤바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의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우승한 것으로 발표된 조성진(21, 왼쪽)이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 미소짓고 있다.     폴란드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프레데릭 쇼팽을 기려 1927년 시작된 쇼팽 콩쿠르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히는 최고 권위의 대회.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까지 받은 조성진은 상금 3만 유로(약 3천856만원)와 금메달,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 상금 3천 유로(약 385만원)와 함께 전세계 각지에서의 연주 기회도 얻게 된다.     bulls@yna.co.kr
조성진, '쇼팽 피아노 콩쿠르' 1위 (바르샤바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의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우승한 것으로 발표된 조성진(21, 왼쪽)이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 미소짓고 있다. 폴란드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프레데릭 쇼팽을 기려 1927년 시작된 쇼팽 콩쿠르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히는 최고 권위의 대회.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까지 받은 조성진은 상금 3만 유로(약 3천856만원)와 금메달,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 상금 3천 유로(약 385만원)와 함께 전세계 각지에서의 연주 기회도 얻게 된다. bulls@yna.co.kr

 

 

그리고 예원학교에 입학한 중학교 1학년 때 조성진의 재능을 알아본 신수정 교수가 박 교수와 함께 지도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조성진이 2012년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그와 함께 했다.

신수정 교수는 쇼팽 콩쿠르 우승 소식이 전해진 21일 연합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성진이가 음악적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연주를 해내는 것을 동영상을 통해 보면서 감명받았다"며 "하지만 콩쿠르라는 것이 수학이 아니어서 성진이의 이름이 불려질 때까지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이렇게 큰 콩쿠르에서 1위라는 쾌거를 이뤄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 교수는 "성진이가 전화 통화에서 본선 1차에서는 너무 떨었는데 2차에서는 좀 더 나아졌고 결선 연주는 마음에 든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성진이는 어릴 때부터 아주 특별한 재주를 가진 훌륭한 제자였다"며 "어린아이답지 않게 심지가 깊고, 의지력도 강했다. 그런 재주와 노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선생을 비롯한 많은 분의 보이지 않는 지원이 합쳐서 오늘이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각종 음악 콩쿠르를 휩쓸고 있는데 대해 "우리민족이 예술감각이 뛰어난 DNA를 타고났고, 서양음악이 한국에 들어온지 100년이 넘어가면서 외국에서 공부하고 들어온 음악가들이 (교수진으로) 포진해 연주자들의 실력이 성장하고, 국력이 커지는 등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박숙련 교수는 "클래식계에서 성진이의 쇼팽 콩쿠르 우승은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만큼 굉장한 일"이라며 "쇼팽 콩쿠르는 피아니스트에게는 최고의 대회로, 역대 우승자들이 살아있는 전설과 같은 피아니스트들이다. 한국의 조성진이 그 계보를 잇는다는 것은 대단한 쾌거"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성진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유학을 갔는데, 그 나이면 자기의 음악세계는 거의 다 성립이 돼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토종 한국 연주자라고 할 수 있다"며 "한국에서 교육받아서도 이 같은 성취가 가능하다는 것을 성진이가 이번에 제대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조성진은 이번에 결코 유리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 연주했다.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 등 세계 주요 콩쿠르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주변의 기대가 큰데다, 결선에서 첫번째 연주자로 나선 것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성진이는 워낙 깊이있고 틈이 없고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은 연주를 하지만 첫번째로 연주해 불안했다. 콩쿠르에서 첫번째 연주자는 모든 것의 기준이 되버려 정말 잘 치지 않으면 1등이 쉽지 않다. 심사위원 가운데 한국계는 한분도 없고 참가자 중에는 심사위원 제자도 있어 긴장했는데 잘 해줬다"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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