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한국 클래식 역사에 이런 일은 없었다..슈퍼스타 조성진
아이돌처럼 음반 판매 줄서기, 콘서트 50분만에 매진 유튜브 조회수 200만 돌파뉴스1 윤수희 기자,박정환 기자,이은주 디자이너 입력 2015.11.06 16:49 수정 2015.11.06 18:03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박정환 기자,이은주 디자이너 = 국내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21세 피아니스트 조성진. '신드롬', '열풍'이란 단어는 그를 설명할때 마다 따라 붙는다. '인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클래식 음악계에서 조성진은 매일매일 전례가 없는 기록을 세워나가는 중이다.
최재혁 씨는 6일 오전 7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풍월당을 찾았다. 최 씨 외에도 200여 명이 5층 매장부터 계단을 따라 건물 바깥 도로까지 긴 줄을 만들며 기다렸다. 아이폰이나 의류 상품 한정판 판매에서만 볼 수 있었던 진풍경이 클래식 음악계에 펼쳐진 것이다. 오전 9시, 최 씨는 국내 1호 구매자가 됐다. 그는 "과제 하느라 쇼팽 콩쿠르 연주를 놓쳤다가 조성진 우승 후 유튜브에서 연주를 몰아서 들었다"며 "쇼팽을 해석하는 독창적인 관점이 돋보인 조성진 씨가 우승해서 꼭 사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풍월당 관계자는 "좋은 반응을 예상해 직원들이 밤새 준비해서 평소보다 3시간 일찍 개점했다"며 "완전 축제였다. 쇼팽음악이 풍월당 전체에 흐르고 줄선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기쁨과 흥분으로 월드컵 때 같은 분위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성진 2015 쇼팽 콩쿠르 우승 실황'음반은 지난 10월26일 인터넷 교보문고 '음반 종합베스트 차트'에서 가요나 팝 등 타 장르의 음반들을 제치고 종합 판매순위 1위에 올랐다. 교보문고 음반 매장 핫트랙스 클래식MD는 "지난 22일 예약판매 개시 이후 이날 까지 누적판매 수량 1위에 올랐다"며 "클래식 음반이 타 음악 장르를 누르고 1위에 오른 것은 집계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유니버설 관계자는 조성진 음반 추가발매를 준비하느라 회사 전체가 '비상'이라고 알렸다. 그는 "내년 초까지 5만 장이면 충분하다고 예상했는데 전국 현장판매 상황을 종합해보면 12월 초중순이면 소진될 것 같다"며 "음반 속지 등을 인쇄할 곳을 빨리 확보하지 않으면 음반 공급이 중단될 수 있어서 며칠 전부터 인쇄소를 수소문 중이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 공연에는 조성진을 비롯해 제17회 국제쇼팽 피아노콩쿠르 입상자들이 전부 출연한다. 쇼팽콩쿠르 입상자가 국내에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 공연이 처음이다. 예매는 크레디아 전용사이트인 '클럽발코니'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먼저 실시했다. 일반 예매는 이 예매의 잔여석을 대상으로 오는 30일 오후 2시부터 가능하지만, 잔여 티켓이 없는 상태로 취소표만 예매할 수 있다.
필리프 앙트르몽은 조성진과는 같은 파리음악원 출신이다. 일각에서는 '조성진의 스승인 미셸 베로프와 그의 불편한 관계가 작용해 1점을 줬다'고 추측했다. 또 '윤디 리'는 18세 때 쇼팽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로 2000년 제14회 대회에서 우승한 세계 최고 수준의 피아니스트지만 지난 10월30일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악보를 빼먹거나 건너뛰면서 연주하다가 오케스트라 공연을 멈추게 했다.
조성진이 피아노를 치기로 결심했을 때 가족회의가 열렸다.대기업 건설사 직원인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는 그와 상의해 어떤 일이 있어도 부모가 절대 앞에 나서지 않기로 정했다. 그의 부모가 조성진에게 계속 강조한 말은 "진짜 원하는 것을 하라"였다.
한국 음악사의 빛나는 순간을 장식한 이들 곁에는 헌신적인 가족이 있었다. 특히, '정 트리오' 남매는 어머니인 고 이원숙 여사의 헌신적 사랑이 유명하다. 이 여사는 아이들을 위해 한국에서 유명 음식점을 접고 미국으로 이주해 한식집을 창업하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딸들이 연주할 공연장의 객석 의자 고치는 일도 직접 도맡았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정트리오나 백건우 등을 뛰어넘는 차세대 슈퍼스타가 나올 가능성을 조성진이 보여주고 있다.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들로는 조성진 외에도 임동혁 문지영 임지영 등을 꼽을 수 있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3대 콩쿠르'라는 쇼팽·퀸 엘리자베스·차이콥스키에서 모두 입상했고, 손열음과 김선욱은 해외유학을 가지 않고 국내 교육만으로 세계 무대에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임지영과 문지영도 순수 국내파로 클래식계의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다. 피아니스트 문지영은 지난 9월4일 이탈리아 부조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앞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지난 5월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15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유니버설 관계자는 '조성진 신드롬'을 스포츠 스타 김연아에게 쏟아진 국민적 사랑에 비유했다. 그는 "국내 최다 음반 판매기록은100만 장으로 아이돌 그룹이 갖고 있지만 10~20대 연령층에 국한되고 팬클럽에서 조직적 구매해 가능했다"며 "음반 발매 첫날 매장으로 찾아온 고객들이 특정 세대에 머물지 않고 남녀노소에게 퍼져 있었다는 것이 '조성진 신드롬'의 유의미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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