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와 만납시다] "시각장애인 곁 지킨 아람이..이제 우리가 돌봐줘야죠"
김동환 입력 2018.02.03. 08:02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만난 아람이와 네 가족. 김동호씨, 오영숙씨, 김지윤씨 그리고 김지우씨(왼쪽부터)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제공 |
은퇴 안내견 아람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제공 |
순하고 사람 좋아하는 아람이는 이내 가족의 구심점이 됐고,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렇게 네 가족에 중요한 존재가 됐던 아람이였으나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1년뿐이었고,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2008년 8월, 아람이가 안내견으로 떠나기 전 찍은 가족사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제공 |
한해가 가고 다음해가 오면 가족은 아람이의 생일(6월24일)을 먼저 확인했다. 누구랄 것 없이 ‘요즘 뭘 하며 지낼까’, ‘파트너(시각장애인)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닐까’, ‘아프진 않을까’, ‘혹시 사고를 당한 건 아닐까’ 등 떠나보낸 가족을 그리워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가슴 한가득인 채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해 7월의 어느 날 에버랜드가 위탁운영 중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아람이가 안내견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다고 했다. 이별 후 거의 9년 만이다. 전화를 받은 오씨는 눈물을 왈칵 흘렸다고 한다. 그토록 그리던 아람이가 안내견 역할을 잘해낸 점이 장하기도 하고, 다시 볼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워서다.
지윤씨도 “우리가 아람이를 책임져야겠다고 늘 생각했다”며 “다시 키우는 게 맞는다고 가족끼리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지우씨는 “아람이가 장하게 느껴졌다”며 “떠나 보내고 ‘데려오자’는 말을 계속 했는데 현실이 되니 정말 좋았다”고 거들며 웃어보였다.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은퇴 안내견 ‘아람이’와 돌봄 가정의 네 가족이 함께 산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호씨, 딸 지우씨, 오영숙씨, 아들 지윤씨.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제공 |
퍼피워킹 때와 마찬가지로 안내견학교는 은퇴 안내견을 돌보는 가정을 대폭 지원한다. 퍼피워킹 때와 차이라면 가족이 사료를 직접 챙겨야 하는 정도다. 여전히 근처 동물병원과 연계해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그에 따른 비용도 지원받는다. 이렇게 네 가족과 안내견학교의 합심 덕에 아람이는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은퇴 안내견 아람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제공 |
오씨는 “은퇴 안내견은 가족에게 좋은 친구가 된다”며 “한곳에 모이게 해주는 천사 같은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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