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성범죄자의 재범율.

소한마리-화절령- 2008. 4. 4. 10:00
      다른 범죄보다 성(性)범죄의 재범율이 높다는 건 상식이다.

안양 초등생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정모(39) 씨는 이미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적이 있으며 이번에 검거된 이후 범죄 사실을 시인했다.

또 일산 초등생 성폭행 미수 사건의 피의자 이모(31) 씨 역시 상습범으로 같은 범죄로 10년 형을 살고 나온 적도 있다.

이렇게만 보면 분명 유전적으로 뒤틀린 인간들이 '제 버릇 개 못 주고 저지르는 범죄'가 성범죄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2월에 펴낸 <성폭력범죄의 연구와 재범억제방안>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자의 재범자 비율은 전체범죄에 비해 약 10% 가량 많다."

아래 그래프가 그 증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여기서 나타나는 재범자 비율은 "이미 전과가 있는 사람이 해당 범죄를 저지를 확률"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어떤 범죄로든 전과가 있는 사람이 이번에는 성범죄로 붙잡혀 올 확률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성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는 사람이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확률,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동종재범율'을 알아봐야 한다.

아래가 바로 동종재범율을 나타내는 그래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같은 책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볼 때 전체범죄가 성폭력범죄보다 동종재범율이 15~20%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거꾸로 이야기하자면 "성폭력범죄의 동종재범율은 다른 범죄에 비해 15~20% 낮다."

대검찰청 홈페이지에서 범죄분석을 확인해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278 페이지에 나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 동종재범율

5대 범죄 가운데 강간보다 재범율이 낮은 것은 살인뿐이다. 일반적으로 강간보다 살인을 저지른 경우 더 오래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

물론 성범죄자를 두둔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들은 사람이 할 수 저지를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흉악한 일을 저질렀다. 현행 법상 가능한 가장 중형에 처하는 편이 옳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한 번 잘못했으니 또 잘못할 것이라는 '낙인'은 찍지 말자는 이야기다.

재범 방지를 위해 이중처벌 논란이 되는 '전자팔찌' 도입에 무턱대고 찬성하거나 '무조건 잘라 버려야 돼' 같은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기 전에, 한번 우리가 믿고 있는 상식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여유는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