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절령에서 시작하는 폐광촌 기행

철암농협 문 닫는 날, 아이들이 편지 써서 드렸습니다.

소한마리-화절령- 2016. 12. 31. 12:58

철암농협 문 닫는 날, 아이들이 편지 써서 드렸습니다.

   

2016년 12월 30일.

철암농협 문 닫는 날입니다.


낮에 유치원 지원이, 2학년 동건이랑 도서관 세금 내러 다녀왔습니다.

해거름에 아이들이 열람실에 엎드려서 농협 직원께 드리는 편지를 썼습니다.


민아 현아랑 조순녀 할머니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타고 농협에 갔습니다.

정문 셔터가 닫혀있고 사방이 어둡습니다.

창틈으로 빛이 보입니다.

뒷문으로 돌아가서 똑.똑.똑.


농협 직원 세 분이 반겨주셨습니다.

조순녀 할머니, 민아, 현아를 안으로 맞아주셨습니다.

철암 농협 마지막 손님이 되었습니다.


철암에는 농협중앙회가 있다가 폐점하고 99년에 단위농협이 들어왔습니다.

18년간 철암주민이 이용했습니다.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달마다 용돈 찾으러 가시는 곳

아이랑 손잡고 가면 사탕을 쥐어주며 반기시던 선생님

농협 가는 길에 안씨상회 들르고

농협 가는 길에 시장에 가고

농협 가는 길에 아이들과 산책하던 추억.

우리 마을 보물인 농협이 사라져서 서운해요.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철암초등학교 2학년 오동건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나면 좋을텐데 못 만나네요.

그리고 아까도 농협에 갔을 때도 넓고 좋았는데 갑자기 오늘 닫네요.

은행에서도 기분이 안 좋겠네요.

은행 생각할게요. 그리고 사랑해요. 저는 은행보다 농협이 더 좋아요.

농협보다 은행이 넓지만 농협이 더 깨끗해요. 

저는 은행도 좋아요. 사람들한테 돈도 주고 우리한테도 잘해주잖아요. 

저는 은행이랑 농협을 믿어요. 그리고 오늘이 묻다는 날이어서 많이 안좋겠네요.

그리고 사랑하고 넓고 우리랑 사람들도 잘해주잖아요. 

저는 은행이랑 농협이 좋지만 은행이 조금 더 좋아요.

그리고 사람들한테도 잘해주고 돈도 주고 은행이랑 농협이 힘든 일 같에요.

왜냐하면 우리한테도 잘해주고 우리한테 돈을 줘서 저는 농협이랑 은행이 좋아요. 



철암초 2학년 김현아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젠 가니까 아쉬워요.

농협이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글씨가 틀리지도 몰라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철암초2 김민아


철암농협


우리들의 

추억이 듬뿍 

담긴 농협


우리들의

돈을 보관해 준 

농협


우리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준 

농협


우리들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철암 농협





유치원 김지원

이젠 헤어져서 아쉬워요.

그동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