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학벌, 영어시험 점수…. 취직을 결정하는 건 이런 게 아니었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공개채용에서 취업 지원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점과 출신 학교, 토익시험 점수 대신 업무에 대한 관심과 인성, 적성에 비중을 두고 합격자를 뽑았다고 16일 밝혔다.
국민은행 상반기 공채 합격자 180명의 평균 학점은 4.5점 만점에 3.71점. 반면 불합격자의 평균 학점은 3.73점으로 합격자의 평균 학점보다 높았다. 전체 지원자 7624명의 평균 학점은 3.72점이었다.
합격자의 토익 평균 점수는 865점으로 지원자 평균 859점보다 6점 높았다. 이는 한두 문제 차이에 불과하다.
학벌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합격자 상위 10%인 18명 가운데 지방대 출신 합격자는 5명. 소위 ‘명문대’로 일컬어지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 합격자는 6명이었다.
지방 국립대 출신 합격자는 “학점은 3.52점, 토익 점수는 840점으로 모두 평균에 못 미쳤지만 지원자의 학벌과 학점 등을 모두 가린 채 진행된 ‘블라인드 면접’이 당락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서류전형, 논술시험, 집단토론, 프레젠테이션, 임원 면접 등을 거쳐 행원을 뽑는데 논술시험 이후부터는 채점자가 지원자의 개인 정보를 전혀 볼 수 없다.
국민은행 인사부 채용담당 차대현 과장은 “학점과 학벌만 좋은 지원자보다 다양한 전형을 통과해 업무에 대한 열의와 인성이 검증된 지원자의 업무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05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대졸 신입사원 채용 때 면접에 52.5%의 비중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류전형은 40.3%, 필기시험은 7.2%였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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