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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함정

전문성의 함정인가? 기본적으로 의료인들을 사회적으로 우대하는 것은 대단히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의 신체나 정신의 가장 험한 상채기를 직접 대면하여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치유하는 작업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엄청난 중노동이다. 의사나 간호사 등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사회적 경제적으로 충분한 보상을 하는 것은 다른 이가 아닌 바로 나 자신과 내 가족을 기초로 구성된 공동체를 지키고 육성하는 강력한 버팀목이다. 건강보험의 조성과 지출 구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바 없기 때문에 기금화 논의가 얼마나 적실한 것인지는 함부로 코멘트 할 수는 없다. 다만 하나의 일반론으로 이러한 사회적으로 중요한 영역을 단지 전문가들이 논의와 결정의 주된 역할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언급할..

아직도 탄광에서 사람이 죽나요?

아직도 탄광에서 사람이 죽나요? 지난 14일 오전에 발생하여 34시간만인 15일 저녁 최종 수습되어 현장을 떠나는 태백 장성광업소 출수(出水) 사고 희생자 김ㅇㅇ씨. 수백 수천 미터 지하에서 수억 년 전의 석탄기 지질시대에 축적된 탄소 덩어리인 석탄을 채취하다가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2022년의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발생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생경한 느낌으로 받아들인다. "아니 아직도 탄광에서 사람이 죽나요?“ 그렇습니다. 아직도 탄광에서 사람이 죽거나 다칩니다. 2011년부터 2020년 6월까지 대한석탄공사 산하 장성, 도계, 화순 등 3개 탄광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모두 178건이며, 이 가운데 장성광업소 사고가 65%를 차지했다. 특히 장성광업소에서 발생한 가장 큰 재해는 77년 11월 ..

사북, 화절령을 너머

사북항쟁 40주년 기념 뮤지컬 '사북, 화절령 너머'의 대본을 이산하 시인과 함께 쓴 박희연 작가의 부친께서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받고도 직접 조문하지 못하고 있다. 굳이 엮자면 엇그제 발생한 태백 장성광업소 출수(出수) 사고로 희생된 분의 생사가 확인될 무렵의 시간에 박작가의 부친께서 돌아가셨으니 석탄채취라는 인간의 생명을 직접 담보로 하는 일과 서로 연결되는 셈인가? 사북항쟁 기념 뮤지컬 '사북, 화절령 너머'는 이산하 · 박희연 두 작가의 빼어난 대본과 이정황 · 김상진 감독과 연기자들의 열정어린 예술혼으로 만들어져 계획대로라면 그해 2020년 4월 사북에서 개막공연을 하고 광화문 광장과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며 공연하였을 것이다. 한창 공연을 준비하는 중에 예기치 못한 코로나 펜데믹으로 공연성사가 ..

화절령통신 2022.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