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절령통신

"1조원 시 재정, 시장 지지자들만 모아낸 돈 아니다"

소한마리-화절령- 2008. 3. 6. 22:46

"1조원 시 재정, 시장 지지자들만 모아낸 돈 아니다"

 
부천시민연합, 언론에 대한 시장의 비상식적 발언과 일련의 조치 '언론재갈 물리는 독재정권 형태 연상'

부천시민연합이 오늘(6일) 성명을 통해 홍건표 시장의 언론관에 대해 과거 독재정권때와 비교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언론의 비판에 겸허해야 할 공직자들'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홍건표 시장의 골프외유 사건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폭언을 하고, 시 산하 각급기관의 구독을 중지케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은 시민의 여론을 형성하고 권력을 견제, 감시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과거 독재정권의 행태를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또 보도자료에 이어 행정광고, 시 정보까지 차단하는 행위에 대해 "연간 1조원이 넘는 부천시 재정은 부천시장의 지지자들만이 모아낸 돈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 시민의 혈세로 이뤄진 시 재정을 행정의 최고책임자 마음대로 집행하려는 의도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한편 부천시민연합은 지역 언론사들의 대오각성도 함께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부천 관내 언론사들도 일부 언론사에 대한 공직자들의 편파적인 태도를 외면하지 말고 공동으로 대응하는 성숙하고 양식 있는 언론인의 면모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부천시장과 공직자들의 올바른 언론관 정립을 위해 시민사회와 지역 내 모든 언론사들이 이 문제에 공동대응 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부천시민연합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언론의 비판에 겸허해야 할 공직자들

관료적 권위주의체제로 한국 현대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 유신독재가 일단 종말을 고한지 30여년이 되었다. 유신정권이 정치적 반대파를 탄압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재갈을 물린 아픈 상처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중에서도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건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언론에 대한 통제가 가장 효과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는 본보기를 남긴 사건으로 역사적 의의가 깊다고 한다.  

최근 부천시장의 일부 지역 언론에 대한 비상식적 발언과 일련의 조치를 접하면서 과거 유신정권의 동아일보 광고탄압사건을 떠올리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홍건표 부천시장은 최근 불거진 해외여행 파동(2008년 2월 18일자 인터넷 부천매일, 19일 경향, 동아, 조선, SBS보도 등 참조)을 파헤친 일부 지역신문에 대해 폭언을 하며 이들 언론에 대해 시 산하 각급 기관의 구독을 중지케 하는 등의(3월 3일자 부천매일, 부천타임즈 기사 참조)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부천시장의 이러한 발언과 조치는 시민의 여론을 형성하고 권력을 견제 감시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과거 독재정권의 행태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부천시장도 공직자이기 전에 감정을 가진 사람인 이상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 호불호를 표명할 수는 있다. 따라서 특정 언론에 대해 개인적으로 접촉을 거부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일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머물러야 한다. 다양한 정치적 의견과 이해를 가진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시정을 개인적인 선호에 따라 보도자료 배포를 거부한다든지 각급기관의 특정신문 구독을 중지케 한다든지 하는 것은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다.

연간 1조원이 넘는 부천시 재정은 현 부천시장의 지지자들만 모아 낸 돈이 아니다. 현 시장을 반대하는 시민을 포함하여 전체 시민이 낸 돈이며 이를 시장의 개인 재산으로 여겨 특정언론에 대해 시정정보 제공을 제한하고 구독을 중지하거나 광고 집행을 차별하는 것은 대단히 부당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여론을 배척하기보다 다양한 여론 형성을 지원하고 비판에 겸허한 태도를 보이는 올바른 공직자의 면모를 하루속히 회복하기 바란다.

덧붙여 부천 관내 언론사들도 일부 언론사에 대한 공직자들의 편파적인 태도를 외면하지 말고 공동으로 대응하는 성숙하고 양식 있는 언론인의 면모를 보여야 할 것이다.

부천시장과 공직자들의 올바른 언론관 정립을 위해 시민사회와 지역 내 모든 언론사들이 이 문제에 공동대응 할 것을 촉구한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